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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의료계에 "한방첩약 건보 적용, 공공의대 철회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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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의료계에 "한방첩약 건보 적용, 공공의대 철회 어려워"

사실상 철회 불가능 입장 전달..."의대 정원 확충이 핵심 아니냐" 공세

정부와 의료계 갈등이 여전히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사실상 의료계가 요구한 '4대 정책' 중 한방 첩약 건강보험 적용은 철회가 어렵다고 공언했다. 공공의대 설립 논의 역시 정부 손을 떠난 문제라고 강조했다.

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한방 첩약에 대한 건강보험 시범사업은 3가지(안면 신경 마비, 65세 이상 뇌혈관질환후유증, 월경통) 한방 첩약을 1년간 시범적으로 건강보험 적용 후, 그 결과를 평가해 정식 보험 적용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시험 사업"이라며 "건강보험법에서 정한 최고 의결 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8개월 이상 논의해 결정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건강보험정책심의위는 의료공급자 8명, 가입자대표 8명, 정부와 학계 등 공익대표 8명 등 24명으로 구성된 의결 기구다. 이에 관해 정부는 "의료공급자 8명 중에는 대한의사협회 2명도 소속돼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 같은 시범사업 철회 주장은 그간의 논의 경과를 무시하는 것"으로 "정부에 건강보험법 위반을 요구하는 행위"라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평가를 위한 1년 간의 시범 사업 철회 요구 이유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의료계의 요구안은 정부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공공의대 설립 논의 역시 국회가 결정 권한을 쥐고 있으므로, 정부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강조했다.

공공의대는 지방의료원 등 공공의료기관에 종사할 공공 부문 의사를 양성하는 특수 대학원이다. 관련법이 국회에 올라 있다. 앞서 전북, 서울시 등 개별 지자체가 공공의대 설립을 추진했으나 관련법이 없어 진척된 바가 없다.

정부는 "국회 논의에 의해 공공의대 설립 여부, 운영 방식 등이 결정된다"며 "국회에 계류된 법률 제정사항을 정부에 철회하라는 것은 헌법상 삼권분립을 초월하는 행정을 정부에 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료계의 요구 방향이 잘못됐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아울러 "이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1일 현재 공석, 이전에는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미 의료계와 여야정 협의기구를 약속했고, 미래통합당도 동일한 제안을 했다"며 "이 이상의 정책 철회 요구는 정부뿐만 아니라, 국회의 입법권도 관여된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는 관련 세부사항이 모두 국회 논의 과정에서 결정될 것으로 정해진 바가 없다며 "의사들 사이에서 유포되는 '음서제' 등의 루머는 모두 거짓"이라고 덧붙였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처럼 의료계가 지적한 4대 정책 중 두 가지는 정부가 받아들일 수 없음을 분명히 하고 "사실상 의사 수 확대(의대 정원 확충)가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의 핵심 요구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전공의 단체가 정부에 권한을 넘어서는 행정을 요청하는지, 의사 수 확대만 문제 삼는지에 관해 분명한 입장을 정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공을 의료계로 넘긴 셈이다. 다만 4대 정책 중 원격 의료에 관해서는 입장을 전하지 않았다. 사실상 4대 정책 중에서도 원격 의료를 제외한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한방 첩약 급여화가 가장 첨예한 문제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의료계는 원격 의료의 경우 영리 목적을 제외한다면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여러 차례 언급한 대로 관련 정책 추진을 중단했다며 "아울러 협의 과정에서 전공의 단체가 의료 전문가로서 새로운 정책 대안을 제시한다면 진정성을 갖고 논의에 참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대응 없이 현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의료계의 집단적 의료 거부는 납득할 수 없다는 논리다.

하지만 의료계는 정부의 이 같은 주장은 사실상 답을 정해놓은 대응 아니냐는 시각을 여전히 갖고 있어 타협의 여지를 확인하기는 아직 어려워 보인다.

"이미 공공의대 설립 부지를 확보하는 등 모든 준비를 해 두고 '협의가 가능하다'는 태도는 소통이 아니"라는 내용의 집단 휴진 지지 메시지가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올라와 있다. 그간 일방적으로 정책을 추진한 정부 태도를 신뢰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공공의대를 설립하더라도 실습이 핵심인 의사 인력 양성이 제대로 이뤄질 가능성이 없어 결국 정부 의도와 달리, 결국 일반의대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의료계는 지적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이 역시 일반의 증가로만 이어질 뿐이며, 의료 공공성 강화와는 연관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방 첩약 급여화의 경우 대한의사협회는 성분을 확인하기 어려운 첩약을 급여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의료계는 정부의 이른바 '4대 정책'을 반대하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정부 역시 의료계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평행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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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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