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김부겸, 윤석열 발언에 "이런 것까지 뭐라 말씀드리나"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김부겸, 윤석열 발언에 "이런 것까지 뭐라 말씀드리나"

이낙연과 차별화…"尹 해임건의하자" 말까지 나온 중 '독야청청'

더불어민주당 8.29 전당대회에 출마한 당권주자 김부겸 전 의원이 최근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독재와 전체주의' 발언에 대해 선을 긋고 나섰다.

김 전 의원은 6일자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윤 총장의 발언을 어떻게 보았나'라는 질문에 "글쎄"라며 "이런 것까지 뭐라고 말씀드리기는 그렇다"고 굳이 논평할 필요가 있느냐는 태도를 보였다.

김 전 의원은 대신 원론적 차원에서 "이 문제는 대통령께서 지난번에 지시하신 것처럼,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 어떻게든 잘 수습해야 한다"고 추미애 법무장관과 윤 총장이 공동으로 사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김 전 의원은 이와 관련해 "검찰이 과거에 누리던 독점적 권력행사 자체를 정상화로 돌려놓는 그런 것으로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 전 의원의 말은 당권 경쟁자인 이낙연 의원과 대비됐다. 이 의원은 전날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윤 총장과 최재형 감사원장을 싸잡아 "좀더 직분에 충실했으면 좋겠다"며 "왜 저렇게 직분을 마음대로 넘나들까 마뜩잖다"고 비판했다. 반면 추 장관을 향해서는 "개성이 강한 분"이라며 "5선 의원, 당 대표까지 한 분이어서 의회를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은 갖고 계시리라 믿는다"고 했다.

이 의원뿐 아니라 전당대회 출마자들 다수는 윤 총장에 대한 높은 수위의 비난을 하고 있다. 이낙연·김부겸 두 주자와 함께 당 대표 경선에 나선 박주민 의원이나, 최고위원으로 출마한 이원욱·김종민·신동근 의원은 SNS나 라디오 방송 인터뷰 등을 통해 윤 총장을 공격하고 나섰다. 이른바 '친문' 표심을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왔다.

또 전날 오전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는 설훈 최고위원이 공개적으로 "윤 총장이 '(헌법의 핵심가치는) 민주주의의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 라는 주장을 했다. 문재인 정부가 민주주의가 아닌 독재, 전체주의라는 주장으로 해석된다"며 "이제 윤 총장은 물러나야 한다. 물러나서 본격적인 정치의 길로 들어서는 게 현명할 것"이라고 했다.

설 최고위원의 자진사퇴 촉구 주장에 이어, 같은날 밤에는 김두관 의원이 "검찰총장 해임안 제출을 제안한다"는 글을 SNS에 쓰기도 했다. 김 의원은 "검찰총장이 대통령을 향해 '독재와 전체주의'라고 공격했다. 더 이상 망설일 필요가 없다. 대권 후보로 키워주는 격이라는 걱정도 사치에 불과하다"며 "민주당은 윤 총장 해임안을 제출해야 한다. 국가의 기강과 헌정질서를 바로잡고 검찰을 바로세우기 위해 결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우리 헌법 체계에서 '독재'나 '전체주의'라고 비판할 수 있는 대상은 대통령밖에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다. 검찰총장이 국가원수인 대통령을 독재와 전체주의라고 비판한 것은 결코 묵과해서는 안 될 헌정질서 유린이자 주권자인 국민에 대한 도전으로 해임해야 마땅하다"고 했다. "군부독재의 충복으로 사건조작과 인권유린을 일삼았던 검찰의 최고 책임자가, 국민이 목숨과 피눈물로 몰아낸 독재와 전체주의를 내세워 대통령을 공격하다니 어처구니가 없다"고도 했다.

김 의원은 "검찰개혁에 반기를 들고, 정부·여당 인사에게는 가차 없이 칼을 휘두르면서도 야당 인사와 부하직원 범죄는 감싸주기에 급급한 사람. 이런 위인을 더 이상 검찰총장이라 할 수 없다"며 "해임하면 '박해자' 이미지를 만들어 정치적으로 키워주고 야당에게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검찰의 이익을 위해 국가의 기본질서를 흔드는 행위는 묵과할 수 없다는 큰 원칙을 지키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의 검찰총장 해임건의 주장에 대해서는 일부 비판이 나왔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기어이 나라가 두 쪽 나는 꼴을 보고 싶은 모양"이라며 "요즘 심심하신가? 뭔가 파국적인 상황이 보고 싶으신가 보다. 어이가 없다"고 꼬집었다. "이 분 대선 나오시려나 보다"라고도 했다.

진 전 교수는 또 김 의원이 "한동훈 검사장의 검언유착 의혹사건 조사도 검찰총장의 방해로 사실상 실패로 귀결되는 것 같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실성을 하셨나"라며 "그 수사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정진웅 부장이 한 것이다. 윤 총장은 추 장관이 수사지휘권 발동해서 손을 뗀 상태였고 심지어 총장이 수사결과 보고도 못 받았다고 한다. 신문도 안 보고 사시나?"라고 논박했다.

이낙연·박주민·이원욱·김종민·신동근 의원 등 이번 전당대회 출마자들과, '차차기'로 거론되는 설훈·김두관 의원 등이 모두 '윤석열 때리기'에 가세한 가운데라 김부겸 전 의원의 대응은 상대적으로 더 차별화돼 보인다.

현재도 당 '투톱'인 이해찬 대표, 김태년 원내대표는 공식 석상에서 윤 총장 연설 관련 발언을 하지 않고 있다. 홍정민 원내대변인도 지난 4일 "검사들이라면 당연히 간직해야 될 자세에 대해서 원론적으로 언급한 내용이라고 충분히 볼 수 있다"고 했다. 한 당 핵심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원론적인 이야기인데 대응을 하는 것이 더 웃기는 상황"이라고 했다.

윤 총장의 연설이 어쨌든 형식적으로는 '검사는 헌법 정신을 가슴깊이 새겨야 한다'는 원론적인 내용이고, 열성 지지층의 마음을 사기 위한 당내 득표 경쟁이 아니라 유권자 전체 여론 지형이나 집권 여당의 격조 등을 생각하면 굳이 윤 총장을 비난하는 등의 대응을 하는 것은 민주당에 이로울 게 없다는 판단을 당 지도부가 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