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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한마디에…이낙연·김종인까지 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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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한마디에…이낙연·김종인까지 출동

"직분 충실해야" vs. "평범한 말인데 왜?"…與 최고위원 "尹 물러나야"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3일 신임 검사 임관식에서 한 연설이 정치권에서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연설 이튿날 여야 원내대변인과 일부 여당 의원들이 방송 인터뷰, SNS 등을 통해 갑론을박을 주고받은 데 이어, 5일에는 현직 여당 지도부와 유력 당권주자, 제1야당 당수까지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8.29 전당대회에 출마한 이낙연 의원(전 국무총리)은 이날자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윤 총장과 최재형 감사원장을 싸잡아 "좀더 직분에 충실했으면 좋겠다"며 "제가 자기 직분에 벗어나는 것엔 극도로 말을 아끼고, 직분에 충실하게 살아온 사람이라 그런지 몰라도 (그들이) 왜 저렇게 직분을 마음대로 넘나들까 마뜩잖게 느껴진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특히 윤 총장보다도 최 원장을 겨냥해 "직분을 벗어난 정도가 아니라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라며 "'41% 지지율' 발언을 듣고 대단히 놀랐다"고 했다.

이 의원은 반면 윤 총장과 대립각을 빚고 있는 추미애 법무장관에 대해서는 "개성이 강한 분"이라며 "5선 의원을 거치고 당 대표까지 한 분이어서 의회를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은 갖고 계시리라 믿는다"고 했다. 다만 그는 추 장관에 대해서도 "의회를 경험한 사람끼리 존중하면서 아름다운 자세로 돌아갔으면 한다"고 간접적으로 자제를 당부했다.

이날 오전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도,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등 '투톱'은 관련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설훈 최고위원이 공개적으로 "이제 윤 총장은 물러나야 한다"고 발언해 눈길을 끌었다. 여당 현직·차기 지도부 인사들이 모두 사정기관장과 각을 세우는 모양새가 됐다.

설 최고위원은 앞서 '내가 윤 총장이면 물러났다'는 등의 발언을 한 데 이어 이날도 "윤 총장이야말로 엄정한 법 집행이나 진짜 민주주의를 언급할 자격이 없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설 최고위원은 "윤 총장이 '(헌법의 핵심가치는) 민주주의의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 라는 주장을 했다. 문재인 정부가 민주주의가 아닌 독재, 전체주의라는 주장으로 해석된다"며 "'문재인 정부'라는 '주어'만 뺀 교묘한 주장"이라고 주장했다.

설 최고위원은 "문재인 정부를 독재·전체주의라고 하면서 검찰총장직에 있는 것이 독재·전체주의 대열에 함께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나"라며 "차라리 문재인 정부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나서 본격적인 정치의 길로 들어서는 게 현명할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설 최고위원의 주장처럼, 윤 총장은 '독재는 나쁘다'는 수준의 연설을 했을 뿐 '누가 독재를 한다'고 주어를 말하지는 않았었다. 그러나 설 최고위원 등 민주당 의원들이 먼저 나서서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극언"(신동근 의원, 전날)이라고 규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 김종민 의원도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양반이 '문재인 정부가 독재했다' 이렇게 얘기를 안 해서 이걸 비판을 하자니 뭐가 요건이 안 된다"면서도 "정직하지 않은 거다. '문재인 정부는 독재다' 이러고 논쟁을 시작하면 국민들이나 문재인 대통령이 거기에 대해 판단하는 게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김 의원은 "통합당에 어시스트한 것"이라며 "공무원이 이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 정말로 할 말 있고 소신이 있다면 '지금 문재인 정부, 또는 추미애 장관은 독재다. 전체주의다. 이렇게 가면 안 된다'고 얘기해서 논쟁을 해야 된다"고 했다.

통합당, 윤석열 엄호하며 민주당에 '찔리는 것 있나' 역공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자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윤 총장의 연설 내용에 대해 "최근 벌어지는 여러 상황을 함축적으로 말한 것"이라며 "민주당이 민주주의에 반하는 말만 하니까 윤 총장 입장에선 법치주의에 대해 회의를 가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현 상황에 대해 "윤 총장이 문재인 정부를 수사하니까 민주당이 역공을 취하는 것으로 본다"며 "지금 보면 문재인 정부가 추구하는 검찰개혁의 목표라는 게 이해하기가 참 어렵다. '내 편을 위한 검찰'을 만들어야겠다는 것(아니냐)"이라고 규정했다.

김 위원장은 또 윤 총장이 보수진영 차기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데 대해서는 "검찰총장 자리에 있는 사람에게 그런 것을 말하는 것은 실례"라면서도 "(총장에서 퇴임한 이후 문제는) 본인 의사에 달렸다"고 했다.

이낙연 의원과 마찬가지로, 김 위원장 역시 최재형 감사원장 관련 이슈를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최 원장과 여권의 갈등에 대해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불편하면 제도고 뭐고 무시하는 게 민주당"이라며 "죽어도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맡으려 했던 이유도 이제 알겠다"고 꼬집었다.

검사 출신인 김재원 전 의원은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맥을 그냥 읽어보면 평소에 검찰총장이 신임 검사에게 충분히 헌법 정신을 이야기하고, 헌법 정신에 따른 형사소송법과 형법의 집행을 담당하는 검사가 민주주의 정신 아래 검찰권을 행사하라는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본다"며 "지금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그것을 정치적 발언으로 들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의원은 "사실 검찰총장이 정치적 발언을 한다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고 특수한 상황이고, 검찰총장이 그런 발언을 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에 대해서 반론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런데 지금 그런 발언을 하게 만든 것이 누구이며 또 그런 평범한 검찰총장 발언도 현 정권을 빗대어서 한 발언이라고 느끼게 만든 것이 누구인가를 생각해봐야 된다"고 꼬집었다.

통합당 윤희석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사실 윤 총장 발언에는 별 게 없다. 교과서에서나 보던 뻔한 얘기이고 상식 수준의 말"이라며 "상식적인 말에도 상처받고 발끈한다면 그 자체로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여당 반응을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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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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