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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野 의혹 제기에 "소설 쓰시네"...법사위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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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추미애, 野 의혹 제기에 "소설 쓰시네"...법사위 '발칵'

여야 고성·정회…檢 수사심의위에 "민주적 통제 필요" 불편함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국회 상임위 회의석상에서 야당 의원을 향해 "소설을 쓴다"고 비아냥대는 발언을 해 여야 간 고성 설전이 벌어졌다. 추 장관은 이후 해당 발언에 대한 사과·유감 표명 요구를 받고도 끝내 유감 표명을 하지 않았다.

추 장관은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자리에서, 미래통합당 윤한홍 의원이 '고기영 법무차관 인사가 추 장관 아들 병역 문제와 관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자 "소설을 쓰시네"라고 윤 의원의 질의 내용을 비판했다.

야당은 추 장관의 아들이 군 복무 중 정당한 절차 없이 건강 문제를 이유로 예정된 휴가 복귀 시간에 복귀하지 않았다며 이를 '탈영'이라고 규정, 공세를 펴 왔다. 여기에 이어 윤 의원은 고 차관이 해당 사건을 담당했던 서울동부지검장에서 법무차관으로 영전된 것을 두고 연관성을 제기하며 의혹 몰이에 나선 셈이다.

그러나 각 부처 차관 인사는 대통령 결재 사항인 만큼, 추 장관이 개인적인 의혹 무마를 위해 특정 인사를 차관으로 앉혔다는 주장은 설사 야당의 의혹 제기 차원이라 해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야당 의원의 주장이 무리하다 해도, 추 장관이 연일 지나치게 공격적인 언행으로 야당 의원들을 오히려 도발하고 있다는 점도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추 장관은 7월 임시국회 들어 지난 22·24일 대정부질문 답변자로 나선 자리에서도 "그래서 어쩌라는 거냐", "지금 저한테 시비 걸려고 질문하시는 건 아니지 않느냐"는 등의 공격적 발언으로 답변 태도 논란을 빚었었다.

추 장관은 이날 '소설' 발언에 대해 윤 의원이 "국회의원이 무슨 소설가냐"며 항의하자 "질문 같은 질문을 해야지"라고 다시 맞받기도 했다.

추 장관의 발언에 대해 야당 의원들이 고성으로 항의하고 여당 의원들도 맞대응하면서 법사위 회의는 난장판이 됐고, 민주당 소속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정회를 선포했다.

정회 후 윤 위원장은 의사진행이 원만하지 못했던 점에 유감을 표하고 회의를 계속 진행하려 했으나, 통합당 법사위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추 장관의 정중한 사과가 있어야 한다"며 이를 재차 문제 삼았다.

윤 위원장은 김 간사의 사과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정회 전 진행 중이던 질의를 재개하도록 했다. 김 간사가 재차 '그럼 추 장관 입장이라도 들어보자'고 요구했으나, 윤 위원장은 추 장관에게 "법무장관, 발언하실 생각이 있느냐"고 물어 "없습니다"라는 답변을 듣고는 다시 질의 재개만을 지시했다.

그러나 야당 의원들이 거듭해서 추 장관의 사과 내지 입장 표명을 요구하자, 윤 위원장은 결국 "질문에 답하는 자세를 좀더 바르고 신중하게 해달라는 요청이 있었기 때문에, 추 장관이 다소 억울한 점이 있더라도 그 부분에 대해 유감의 말씀이 있었으면 한다"며 "앞으로 위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그런 일이 재발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추 장관에게 간단한 소회의 말씀을 청한다"고 추 장관에게 발언을 요구했다.

이로써 사태가 일단락되는가 했으나, 추 장관은 유감 표명은 하지 않고 "합리적 의심이라고 했지만 합리적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면서 "질문 형식을 빌려 모욕을 주는 것은…. 헌법기관으로서 국민을 대표해 질문하는 자리인데 면책특권이 모욕주기 특권이 아닌 것을 고려해 달라"고만 말했다.

추 장관은 이후 주어진 또 한 번의 발언 기회에서는 자신과 가족에 대해 엄중한 잣대를 요구하는 야당의 주장은 "받아들인다"면서도 "확신이 있다면 면책특권 뒤에 숨어서 얘기하지 말고, 면책특권을 걷어내고 얘기하고 결과가 나온 후에 책임도 져 주기 바란다"고 다시 야당을 겨냥했다.

야당으로부터는 "법무장관이 오늘 사과나 유감 표명을 못 한다고 하면 회의를 이대로 마쳐 달라"(장제원 의원)라는 압박성 의사진행 발언까지 나왔고, 친여 성향 야당인 열린민주당 소속 김진애 의원조차, 통합당 의원들의 질의가 정치공세 성격이 짙다고 비판하면서도 추 장관의 '소설' 발언에 대해서는 "그 말씀을 하신 것에 대해서는 사과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추 장관은 '소설' 발언이 처음으로 나온 지 1시간 30분이 지나도록 유감이나 사과 표명을 하지 않았고, 오후 5시 47분께 재차 발언 기회를 얻었을 때에도 아들 관련 의혹을 조목조목 해명하고는 "(휴가 연장이) 절차대로 다 이뤄진 것임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 자리에 앉아 있다는 이유로 터무니없는 비방 속에 있어야 하는지 유감스럽다"고만 하고 "말씀 마치겠다"고 발언을 마무리했다.

추 장관이 끝내 유감 표명을 하지 않은 데 대해 야당 의원들의 항의가 계속되면서 법사위는 6시 2분에 다시 정회됐다. '소설' 발언 직후인 오후 4시 18분 한 차례 정회됐던 회의가 4시 54분에 속개된 지 1시간여 만이었다. 통합당 의원들은 2번째 정회가 진행 중이던 이날 저녁 국회 기자회견장을 찾아 추 장관의 사과가 없었기 때문에 이후 회의 자체를 거부하겠다며 불참을 선언했고, 결국 회의는 파행됐다.

여야, 추미애 아들 휴가 미복귀 의혹 공방 계속

윤 의원의 고 차관 인사 관련 의혹 제기는 앞서 통합당 의원들이 추 의원 아들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등 공세를 펴던 와중에 나왔다. 전주혜 의원 등 통합당 법사위원들은 추 장관 아들의 휴가 미복귀 의혹과 관련해, 국방부에 추 장관 아들의 휴가 기록과 부대 출입기록을 요구했다.

통합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군형법 위반 여부를 판가름하려면 요구 자료가 모두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같은 당 조수진 의원도 "추 장관 아들 의혹은 국민의 알 권리(에 해당한다)"고 거들었다.

여당에서는 추 장관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수사 중인 사건"이라며 "소관 업무에 충실하게 질의해야 한다"고 야당 의원들의 자료 요구가 부당하다고 비판했다. 신동근 의원은 "릴레이식 인신공격"이라고 반발했다.

김남국 의원은 "국방부 장관은 군사법원 관련 현안질의를 위해 나온 것인데, (법무장관) 인사청문회도 아닌데 이런 자료를 요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윤 의원의 의혹 제기에 대해서도 "의원이라고 마음대로 질문하느냐"며 "장관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했다.

통합당 장제원 의원은 이에 "상대 의원 자료 요구에 '하라, 말아라'고 하는 무례한 경우가 어디 있느냐"며 "(다른) 의원의 발언과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해서는 서로 존중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수사심의위 깜깜이란 지적 있어…민주적 통제 필요"

한편 이날 추 장관은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에 대해 "민주적 통제가 시민의 손에서 보다 공개적으로 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추 장관은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수사심의위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라고 물은 데 대해 "수사심의위는 검찰총장이 풀(pool)을 구성하고, 무작위 추첨을 통해 (위원을) 선정하기 때문에 지나치게 깜깜이 방식이라는 지적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수사심의위는 지난 24일 밤,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채널A 기자와 공모했다는 의혹을 두고 있는 한동훈 검사장에 대해 수사 중단 및 불기소 의견을 제시했다. 추 장관은 이 사건을 "채널A 기자와 검사장이 유착한 사건"(24일 국회 대정부질문)으로 규정하고, 이른바 부산 녹취록에 대해서도 "유착의 증거", "유착 그 이상"(22일 대정부질문)이라고 주장해 왔다.

추 장관은 중앙지검이 수사심의위 권고에 따라야 한다고 보는지 묻는 통합당 유상범 장관의 질의에는 "수사팀에서 심의위 결과 등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되 오로지 증거와 법리에 따라 수사의 결대로 독립해 사건을 처리할 것"이라고 답변해 눈길을 끌었다.

추 장관은 여당이 '부동산 3법'으로 추잔하고 있는 계약갱신청구권제에 대해서는 "계약 기간을 2+2년(1회 연장)으로 하고, 갱신 시 인상률은 5% 이내에서 지방자치단체가 결정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신규 계약자에 대해서도 적용할지는 중장기적 검토를 하기로 했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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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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