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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18개 상임위원장 모두 민주당 몫으로 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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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18개 상임위원장 모두 민주당 몫으로 선출"

박병석 국회의장 "추경안 반드시 통과"…민주당 요청 수용?

더불어민주당이 3차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명분 삼아 21대 국회 원구성과 관련한 '강공' 입장을 정했다. 미래통합당이 비협조적으로 나온다면 18개 국회 상임위·상설특위 위원장을 모두 여당 의원으로 채워서라도 추경 처리를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다. 다만 실제로 이같은 방안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박병석 국회의장의 결단이 필요한 상황이어서, 시선은 박 의장의 선택에 모인다.

민주당은 25일 오후 원내대표단과 상임위 간사단 간 연석회의를 열고 이같은 입장을 정했다. 홍정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저희 원내대표단은 박 의장을 찾아가서 '추경 처리와 산적한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해 18개 상임위원장을 내일 모두 다 선출해 달라'고 요청드렸다"면서 "(의석 수 비율에 따른) '11대7' 합의안을 존중하지만, 방법이 없다면 민주당 몫으로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선출해 달라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홍 원내대변인은 "국회를 정상 가동해야하는 이유가 분명하기 때문에 (박 의장에게) 이런 요청을 강력하게 드렸다"며 "추경 처리가 지연된다면 박 의장의 결단이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압박했다. 홍 원내대변인은 '추경안을 처리한 후 야당 몫으로 제안한 7개 위원장직은 야당에 돌려주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그렇게 가정적인 요청을 하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홍 원내대변인은 통합당에 대해서는 "국민 기대를 저버리고 국회가 돌아가지 않게 하는 점을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규탄하고, 사과를 요구한다"며 "'내일까지 원구성에 협조하지 않으면 18개 상임위원장이 모두 선출될 것'이라고 전달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도 박 의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그는 연석회의 모두발언에서 "참을만큼 참았고, (야당을) 설득했다"면서 "더 이상 야당을 기다리는 것은 무의미하다. 국회 정상화가 늦어지면서 국민 고통만 커져 간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오전 박 의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조속한 국회 정상화와 추경 처리의 시급성에 대해 의장께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추경 처리를 위해서는 국회법 절차에 따라 소관 상임위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통합당이 상임위원 배정 명단을 제출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상임위 심사를 위해서는 우선 박 의장이 야당 의원들의 상임위를 강제 배정하고 이어 상임위원장 선거를 해서 위원장을 뽑아야 한다. 지난 15일 법제사법위원회 등 6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한 절차와 동일하다.

또 예결위 심사를 위해서는, 앞서 민주당이 '법사위는 여당이, 예결위는 야당이 맡자'고 제안했던 것을 뒤엎고 일시적으로라도 여당 의원으로 예결위원장을 선출해야 한다. 예결위는 상설특위로, 특위 위원 간의 호선이 아니라 본회의에서 위원장을 선출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부한 대로 이달 안에 추경안을 처리하기 위해 국회법 84조 6항 절차에 따라 상임위 심사를 생략하고 추경안을 바로 예결위에 회부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 역시 각 상임위 구성 및 예결위원장 선출이 선행돼야 한다.

이 모든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 국회의장이다. △본회의 소집, △상임위원장 및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선거, △추경안의 상임위 예비심사 회부와 예결위 회부 (또는 상임위 예비심사 기한 지정 및 해당 기간 경과 후 예결위 회부), △추경안 본회의 부의 등은 모두 국회법상 의장의 권한이다.

박 의장은 이날 김 원내대표에 이어, 오후에는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와도 연쇄 회동을 가졌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주 원내대표는 박 의장을 만난 후 기자들에게 "의장께서 '원활한 원구성을 위해서 여야가 더 진지하게 협의하고 노력해달라' 말씀이 있었고, '3차 추경은 이번 임시국회 내에 반드시 처리했으면 한다'는 말씀을 했다"며 "저희는 원활한 원구성에 있어 의장이 좀더 적극적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통합당은 이날 주호영 원내지도부 재신임을 의결했고, 상임위원 배정 명단 제출을 거부하는 등 '비협조 투쟁'을 펴고 있다. "우리보고 상임위 명단을 내라는 것은 (우리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 아니냐? 그러면 우리 얘기도 들어줘야지, 들어주지 않고 협력만 하라는 것에 따를 야당이 어디 있겠느냐"(주 원내대표)라는 것이다.

박 의장 측 한민수 공보수석은 박 의장이 주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서 "3차 추경안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면서 "국회를 원만하게 운영하기 위해 여야가 진지하게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 의장은 오전 김태년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서는 "추경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추경의 절박성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 수석이 전한 바 있다.

26일 본회의 개의 여부와 상임위·상설특위 위원장 선거 실시 여부에 대한 박 의장의 입장을 묻자 한 수석은 "더 드릴 말씀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박 의장의 "고민"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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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박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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