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범여권의 '윤석열 찍어내기' 움직임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의 결자해지를 촉구했다. 최근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과 관련해 접수된 진정을 어느 부서가 담당할 것이냐를 놓고 추미애 법무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의 갈등설이 불거지고, 여당 정치인들이 윤 총장 비난에 앞장서고 있는 데 대해 일침을 가한 것.
김 비대위원장은 22일 통합당 비대위 회의에서 "최근에 참 듣기 딱한 현상이 정치권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대통령이 '절대 신뢰'를 갖고 임명한 사람의 거취에 대해 '나같으면 사퇴할 것'이라느니, '4.15 총선이 윤 총장 거취를 결정하는 것'이니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는 설훈 민주당 최고위원이 최근 "내가 윤석열이라면 벌써 그만뒀다"고 하거나, 우희종 전 더불어시민당 공동대표가 SNS에 쓴 글에서 "이번 총선에서 집권당이 과반을 넘는 일방적 결과는 윤 총장에게 빨리 거취를 정하라는 국민 목소리였다"고 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참 모순적이고 딱하다"며 "대통령이 윤 총장의 재신임을 분명히 밝히든, 그렇지 않으면 어떤 조치를 취하든 둘 중 하나를 해야 국민들이 납득할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문 대통령) 본인이 신임하지 않았나? 저 사람에 대한 100% 신뢰를 갖고 임명했을 텐데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딴소리를 하니까 거기에 대해 확실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재차 촉구했다.
윤 총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제6차 공정사회반부패정책협의회(반부패협의회)에 참석한다. 추 장관도 참석할 예정이어서, 갈등관계인 두 사람의 대면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이날 최고위 발언에서 "정부·여당의 윤 총장 찍어내기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민주당이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가장 먼저 윤 총장을 끌어내리기 위해 온갖 공작과 술수를 동원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는데 지금 그대로 흘러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여당과 추 장관의 목표는 '한명숙 구하기'가 아니라 '윤석열 찍어내기'다. 공수처라는 애완견을 들이기 전에 윤석열 검찰이라는 맹견에 입마개를 씌우려는 뻔한 수순"이라며 "윤 총장은 '살아 있는 권력에도 엄중하라'는 현 대통령의 당부를 끝까지 지키는 총장이 되기 바란다. 총장의 뒤에는 총장을 응원하는 수많은 국민이 있다"고 응원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정부의 6.17 부동산 대책에 대해서도 "과거에도 여러 번 그런 시도를 했지만, 세금으로 투기를 절대 잡지 못한다"며 쓴소리를 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아파트 투기 현상이 왜 나타나느냐? 근본적으로 돈이 너무 풍부하고 금리가 너무 저렴하기 때문"이라며 "정부 당국이 냉정하게 인식하기 바란다. 경제 상황 자체가 그렇게 돼 있는데 무슨 조치로 부동산을 잡을 수 있다고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오히려 "부동산 임대업자에 대해 종부세와 재산세를 면제하고 있고, 임대업자가 자기 재산 가치를 증식시키기 위해 아파트를 구입해도 제제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 점을 시정해야 한다"고 역제안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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