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6일 법제사법·외교통일·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등 3개 상임위 전체회의를 열고 간사 선출, 현안보고 등 일정을 소화했다. 3개 위원회 모두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불참한 가운데 열렸다.
통합당은 전날 민주당이 법사위 등 6개 상임위원장직을 야당과의 협의 없이 일방 선출한 데 대해 반발하며, 강제배정된 상임위원들이 모두 사임계를 제출하는 등 강력 항의하고 있다. (☞관련 기사 : 상임위 강제배정 의원들, 국회의장에 항의하고 사임계 제출)
민주당 단독 법사위에서…"검찰개혁", "법안 발목잡기 안돼"
국회 법사위는 이날 오후 윤호중 신임 위원장 주재로 전체회의를 열고 민주당 간사로 백혜련 의원을 선출했다. 윤 위원장은 개의 인사말에서 "첫 회의를 일부 위원들께서 불참하신 가운데 열게 돼서 국민께 송구하다"면서도 "그러나 국회법 정신에 따라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오늘 회의가 불가피했다는 점을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21대 국회 법사위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과 함께 검찰개혁, 사법부 개혁과 관련해 그 어느때보다 국민들로부터 지대한 관심과 높은 기대를 받고 있다"며 법사위 소관 개혁 과제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며 생산적·효율적으로 위원회를 운영하겠다"고 말해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권 개편을 시사했다.
이어진 민주당 법사위원들의 인사말에서도 검찰개혁 및 체계자구심사권 개편 관련 기조가 강조됐다. 이날 간사로 선출된 백혜련 의원은 "법사위가 국회를 공전시키고 갈등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해왔다"며 "이 모든 것이 관행이라는 이유로, 본회의에 가는 마지막 관문이라는 이유로 용인됐다. 21대 국회 법사위는 그렇게 운영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김남국 의원은 "20대 국회 법사위를 보면서 이게 과연 법사위인지 국방위인지 외통위인지 (타) 상임위 여러 현안을 법사위에서 권한을 넘어 얘기한 것이 많았다"며 "갈등을 증폭시키고, 통과돼야 하는 개혁 법안을 발목잡았다"고 비판했다.
김용민 의원은 "선거 과정에서 검찰개혁을 많이 말씀드렸다"며 "국민들이 검찰개혁을 강하게 지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국민 요구를 잘 받들어 중단 없는 검찰개혁이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박주민 의원도 "법원개혁, 검찰개혁은 반드시 이뤄져야 된다"며 "법원 개혁은 20대 법사위의 핵심 과제였는데도 성과를 못 냈다. (21대에서는) 빠짐없이 챙겨 좋은 사법 시스템을 만들어 국민에게 돌려드리겠다"고 했다.
윤 위원장은 위원들의 인사말을 듣고 간사 선임 안건을 처리한 후 "야당 법사위원들께 한 말씀 드린다. 국회의 협치는 자리를 사이좋게 나눠 갖는 것이 아니라, 국회를 운영하는 데 있어서 서로 협력하고 존중하고 타협해서 안건을 처리하자는 것"이라며 "코로나 위기 국면에서 새 국회가 출범하는 마당에 야당 의원들도 '일하는 국회'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고민해 달라"고 촉구하고는 산회를 선포했다.
산자위·외통위, 장관 현안보고 받아…행안·농해수위 간담회 진행
법사위와 같은 시각, 국회 외통위와 산자위도 전체회의를 열었다. 이들 상임위에서는 여당 몫 간사 선임은 일단 미룬 채, 소관 부처 장관이 출석해 현안보고를 진행했다.
외통위에서는 송영길 신임 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일부 위원들이 빠진 채 회의를 진행하게 돼 안타깝다"면서 "조속한 시일 내에 야당 위원들이 합류해 전체회의가 (개최)됐을 때 여야 간사를 선임하겠다"고 말했다.
외통위원으로 배정된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어제 여당에 의해 일방적으로 6개 상임위원장이 선출되고 오늘 급작스럽게 상임위가 추진됐다"며 "여당의 일방적·독선적 행위는 의회민주주의 정신에 반하고, 야권을 지지한 절반의 민의를 배제하는 행위라는 점을 비판한다"고 항의했다.
이 의원은 "제1야당 의원은 한 명도 참석을 안 했다. 일방적 상임위 배정과 소집은 명분이 없다"고 지적하면서 "지금 여당이 1987년 이전 권위주의 정권처럼 강압적 힘의 정치를 펼치고 있다. 1987년 이후 민주화 성과로 성립된 국회 운영의 관례와 정신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스스로 민주항쟁 주역을 자처하는 여당이 민주적 관행을 부정하며 오욕의 국회사를 쓰고 있다"면서 "힘으로 밀어붙이는 시대는 지났다. 오늘 회의는 산회하고 원만한 소집·운영이 이뤄지도록 정치력을 발휘해 달라"고 송 위원장에게 요청했다.
그러나 송 위원장은 "이 의원 발언을 잘 참작하겠다"면서도 "야당이 참여하게 되면 정식으로 각부 장관을 모시고 업무보고와 현안질의 시간을 갖겠다고 약속드린다. 그러나 (남북관계) 현안이 너무 어렵고 국민이 걱정하고 있기에 일종의 예비 업무보고로 듣고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겠다"고 말하고 회의를 진행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출석해 현안보고를 했고, 외교부에서는 강경화 장관이 청와대 공관장 임명식 행사로 불참하고 차관이 대신 참석했다.
이학영 신임 산자위원장 주관으로 열린 산자위 회의에서도 간사 선임은 불발됐다. 이 위원장은 "교섭단체의 간사 추천이 완료되지 않아 현안 보고만 받겠다"며 야당 교섭단체가 조속히 간사 추천을 완료해 달라고 당부했다. 산자위 회의에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출석해 현안보고를 했다.
아직 위원장이 선출되지 않은 국회 행안위와 농해수위는 이날 '추경 사업 설명회' 형식의 의원 간담회를 열고 정부 부처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았다. 의원회관에서 열린 행안위 간담회는 서영교 행안위원장 내정자(민주당)가 주관했다. 농해수위 간담회는 민주당 간사로 내정된 서삼석 의원이 주재했으며,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참석해 업무보고를 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