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부산에서 '원팀(One Team)'이라는 새로운 선거의 패러다임을 만들면서 대승을 거둬냈다. 그 중심에는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오거돈 부산시장이 있었고 현직 의원 중에서는 박재호 의원이 원팀 구성 당시부터 전면에 나서서 선대위와 인수위에 깊숙이 관여하며 존재감을 과시해왔다. 그는 부산 남구을에서만 3전4기 끝에 당선된 인물로 자신의 전화번호가 적힌 명함을 주민들에게 나눠주며 직접 민원을 듣고 해결하는 등 밑바닥 생활정치의 달인으로 불리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조금씩 지지율을 올려온 그는 보수텃밭이라는 부산에서도 미래통합당이 남구을에 이언주 의원을 전략공천하게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인구수 감소에 따른 선거구 조정으로 변수가 발생했다. 공들여 왔던 우암, 감만, 용당이 남구갑으로 이동하고 대연 1, 3동이 남구을로 이동했다. 대연 1, 3동은 젊은층이 많은 곳으로 청년 인구가 증가한 만큼 전국적인 인지도가 높은 이언주 의원이 유리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어 쉽지 않은 대결이 예상되며 부산의 또 다른 격전지로 부상하게 됐다. 그러나 <프레시안>과 만난 박재호 후보는 오히려 이언주 의원의 전략 공천을 두고 "누구나 출마하면 당선될 수 있다는 분위기로 판단하는 미래통합당이 옛날 생각에 젖어있는 듯하다"며 남구 발전의 적임자는 본인이라는 자신감을 나타냈다.
아래는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부산 남구을 후보와의 인터뷰 내용.
프레시안 : 다가오는 총선에서 재선에 도전한다. 어떤 마음으로 선거를 준비하고 있나?
박재호 : 3번을 낙선하고 맞이한 4년이라는 시간은 너무 길었다. 하지만 국회의원으로 맡은 일을 열심히 하다 보니 시간이 너무 빠르게 지나갔다. 지역을 위해서 일하고 쉼 없이 달려왔다. 그동안 남구를 위해 일했던 저의 첫 번째 성적표를 받는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 재선에 도전하는 만큼 초심을 잃어버리지 않고 반드시 승리해서 부산 남구의 좋은 변화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프레시안 : 4년간 국회와 지역에서 바쁘게 다녀왔다. 주요 성과가 있다면?
박재호 : 제일 가슴 뿌듯한 일은 남구 주민들에게 국회의원이 머슴이자 일꾼이라는 사실을 뚜렷하게 알려드렸다는 점이다. 4년간 직통 전화번호가 적혀 있는 명함만 10만 장을 드렸더니 이제는 하루에 전화가 100여 통이 온다. 과거에는 국회의원이 바쁘고 해서 주민이 하는 전화는 받지 않는다고 생각하셨지만 제가 직접 전화도 받고 상담도 해드리니 이제 어르신들은 심심하면 전화를 하시기도 한다. 이런저런 민원에 관련된 전화 통화를 하면서 저도 많이 배웠다.
한번은 부경대 용당캠퍼스에 계셨던 한 교수께서 연락하시더니 국토위에서 산업단지를 만드는 데 왜 지방 변두리에 만들려고 하느냐며 요즘 대학교에 학생도 줄어드니 이런 빈 공간을 활용하면 만들기도 쉽고 첨단 기업 유치나 인력 충원도 쉽다라는 말을 하셨다. 그래서 제가 국토위에서 이를 바탕으로 첨단산업단지법을 만들기도 했다. 이번에 마스크 문제에서도 많은 분들이 대안을 제시해주셨고 제가 청와대나 중앙정부, 구청에 전달했고 하나하나씩 실천되는 모습을 보면서 주민들의 생활에 들어가는 것이 진정한 국회의원이라는 마음을 가지게 됐다.
특히 부산에서 가장 척박하고 발전이 지체된 지역이었던 남구을에 희망을 드릴 수 있는 사업도 시작했다. 한국 최초 무가선 저상트램인 오륙도선의 유치는 남구의 운명을 바꿀 성과다. 교통 혁신이라는 기본적인 이득에 더불어 도심재생과 관광, 트램, 기업 유치 등 남구가 한국과 세계에 이름을 알릴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이외에도 이기대공원의 공원일몰제 위기 대응을 비롯한 부동산 조정대상지역 해제 등의 성과를 빼놓을 수 없다.
프레시안 : 인구 감소 따른 선거구에 변화가 있었다. 이번 선거에 미칠 영향은 있어 보이는가?
박재호 : 많은 선거를 해왔지만 예상이라는 것은 항상 어렵다. 제가 지난 4년 동안 우암, 감만, 용당 지역에 많은 일을 했었다. 최근에는 제 의정 성적을 좋게 평가해 주는 곳으로 바뀌는 중이었다. 실제로 선거구가 바뀌고 나니 조정된 지역에 사시고 정이 들었던 분들이 저를 위해서 선거를 돕기 위해 준비했는데 헤어지니 아쉽다는 말까지 해주셔서 아쉬운 감정이 더 많았다.
대연 1, 3동은 그동안 민주당을 응원했던 곳이기에 유리한 지역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박재호가 누군지 아직은 잘 모르는 분들이 많고 마스크 수급 문제로 회초리를 들지도 모른다. 코로나19로 인해 선거 운동을 하지 못해 애로사항이 있으나 최선을 다해 박재호를 알리고 캠페인을 통해 믿음을 드리는 방법이 최선으로 보인다. 우스갯소리로 학생들이 공부를 안 하고 싶었는데 이제 학교를 가고 싶다는 듯이 선거 운동을 마음껏 했으면 좋겠다.
프레시안 : 조국, 유재수 사태로 돌아선 민심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침체까지 더해지면서 현 정부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해결해 나갈 방안이 있다면?
박재호 : 조국, 유재수 문제는 법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 인사에 있어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해 실망을 준 것은 저도 인정한다. 향후 그 부분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서 국민들에게 설명해드려야 할 문제다. 코로나 사태는 불가항력적인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분열과 정치의 도구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 지금은 국민의 힘을 하나로 마야 국난을 극복하고 다음에도 유사한 사태가 발생했을 때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여야 정치권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 지나간 일을 거론하면서 진보와 보수를 따지는 것은 옳지 않다.
저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번 사태를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재난기본소득도 그런 차원에서 나온 고육지책이다. 야당도 선거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국민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대승적으로 동의해야 한다고 본다. 대안이 없는 비판을 하게 되면 누가 감당할 수 있겠는가. 저는 오히려 더 나아가 부산시가 지방채라도 발행해서 더 과감하게 우리 부산 경제에 주는 충격을 줄여 시민들의 고통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미래통합당은 이언주 의원 전략 공천을 혁신이라고 평가하는 듯하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박재호 : 이 의원은 나름대로 소신을 가지고 정치 활동을 하고 있지만 당의 공천 과정을 보면 안타깝다. 1990년부터 2010년까지 누구나 출마하면 당선될 수 있다는 분위기로 판단하는 중앙당이 아직도 옛날 생각에 젖어있는 듯하다. 아무런 연고가 없어도 된다는 오만한 생각이다. 도전했던 후보자들은 안타깝지만 아직 내리꽂는 방식의 공천에 대해서는 지역 주민들이 투표로 바른 판단을 해 줄 것이다.
프레시안 : 이번에는 부산에서 민주당이 절반 이상의 의석을 가져간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 총선에서 5석을 가져간 뒤 약속했던 동남권 관문공항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
박재호 : 우리가 얼마나 많은 의석을 가져오냐 아니냐를 떠나서 이를 다시 공약으로 내세우는 것은 주민들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다. 동남권 관문공항이 필요하다는 것은 여야를 떠나서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이 과반을 얻든 적은 의석수를 얻더라도 부·울·경이 합심해서 새로운 형태의 제안을 할 수 있다. 이것은 국가백년대계 미래를 결정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지역을 잘 아는 대통령이어서 부산이 얼마나 힘들고 피폐되고 중앙집권이 얼마나 심한지 잘 알고 있었다. 이번 선거 결과를 떠나서 반드시 추진될 수 있도록 지역 정치인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
프레시안 :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다면 이후에 추진하고 싶은 공약이 있는가?
박재호 : 남구를 세계 최고의 스마트 트램 도시로 만들 것이다. 실증사업으로 추진되는 트램을 이기대공원 입구에서 오륙도까지 연장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관광의 활성화와 함께 용호동에 젊은 인구를 유입할 수 있다. 또한 트램을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닌 도시재생, 일자리, 관광, 교육 등까지 연계해 남구를 완전히 다른 도시로 바꿔 가려 한다. 인근에 해양클러스트와 지식산업센터까지 합치면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산업도 유치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 최초에 만족하지 않고 향후 100년의 먹거리로 만들어가는 단초를 박재호가 했다는 말을 듣고 싶다.
또한 대연동 인근을 보면 초·중·고의 학생 포화상태가 심각하다. 삶의 질도 좋지 않은 데 저는 이곳에 육아보육센터를 만들려 한다. 이미 유치는 확정됐고 이와 함께 IT를 연계한 최첨단 어린이 놀이터를 설치해 젊은 엄마들이 안심하고 육아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아이 키우기 좋고, 문화관광이 발전한 남구를 만들겠다.
프레시안 : 남구의 경우 이기대공원에 추진되는 케이블카에 대한 비판이 많다. 공공제를 무시한 난개발이라는 지적이 많은데 어떻게 바라보는가?
박재호 : 찬성하는 분들도 있고 반대하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케이블카 문제 자체는 부산시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 국회의원 몇몇이 결정지을 수 없다. 만약 개발을 한다면 부산이 관광도시가 됐으니 오거돈 시장이 주민들의 동의를 먼저 받아서 추진해야 한다. 난개발의 문제도 있고 과정 자체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주민들이 반대하는 개발은 진행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프레시안 : 끝으로 주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박재호 : 유권자의 상당수가 새로 모셔야 하는 분들인 만큼 이번 총선은 남구에 처음 온 그날의 마음으로 돌아가라는 하늘의 뜻인 것 같다. 처음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새로운 유권자들과 새로운 지역구를 탐구하고 연구해 더 좋은 도시로 만들어가는 설계를 하겠다. 우리 지역이 20여 년 동안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는 점에 가슴이 아팠고 저는 중앙정치보다는 지역의 문제를 우선시해왔다. 4년 동안 성과는 많이 올렸다고 생각한다. 이번 선거에서도 최선을 다하겠지만 주민들께서 보시고 이 박재호가 잘했다고 생각하신다면 저는 도와주시면 감사하겠다. 정당이 아닌 사람으로 평가해서 일할 수 있는 사람, 지역 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봐주시길 바란다.
취재 : 김진흥, 박호경, 홍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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