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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리비아는 다르다"...북미 '비핵화 간극' 좁혀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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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리비아는 다르다"...북미 '비핵화 간극' 좁혀지나?

폼페이오 "완전한 비핵화 위한 진짜 기회가 있다"

남북 정상이 4.27 판문점 선언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하면서 관심은 이제 '비핵화의 방법론'을 다룰 북미 정상회담으로 쏠린다.

북한이 '단계적, 동시적 해법'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단계별 비핵화와 단계별 보상을 주고받는 방식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이 방식을 제시했다.

반면, 미국은 '선(先) 핵 폐기, 후(後) 보상'을 의미하는 '리비아 모델'을 강조한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9일(현지시간) <폭스뉴스>, CBS 방송에 출연해 "외교를 통해 핵을 포기한 리비아의 결정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하는 노력의 본보기"라고 확인했다.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방법에 서로 만족할만한 타협을 이룰 수 있느냐가 북미 정상회담의 성패를 좌우한다. 이런 가운데 대북 강경파인 볼턴 보좌관이 '리비아식 모델'을 재언급하면서도, 고도화된 북한 핵 프로그램 해체는 리비아와는 경로를 달리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수긍한 쪽으로 유연해진 대목이 주목된다.

우선 볼턴 보좌관은 북한과 리비아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며 "리비아 핵 프로그램은 북한보다 훨씬 작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회담에 드라이버를 가지고 가서 다음날부터 분해할 것으란 생각을 할 수는 없다"며 "핵 포기의 전략적 결정을 드러내는 방식이 리비아와 똑같을 필요는 없다"고 했다.

실제로 리비아는 핵물질 생산 전인 초기단계에서 핵 프로그램을 포기한 반면, 북한은 25년간 핵 개발을 추진해 '국가 핵무력 완성' 선언에 이를 만큼 기술력 차이가 크다. 따라서 볼턴 보좌관의 발언은 리비아 모델을 원칙으로 삼되, 규모 면에서 북한의 비핵화는 단계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현실론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볼턴 보좌관은 이어 "핵무기 프로그램과 관련된 모든 것을 국제적으로 완벽하게 검증받고 공개하는 것"을 강조하며 "리비아처럼 미국과 다른 조사관들이 검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또한 "우리가 북한으로부터 보고자 하는 것은 단지 수사(말)가 아니라 (비핵화가) 실제라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1992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언급하며 "당시 북한은 모든 측면의 핵 무기는 물론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재처리도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고 했다.

북한과 리비아의 차이를 인정한 볼턴 보좌관의 발언을 종합하면, 북한이 완전한 핵 포기 결정의 진정성을 담보하는 첫 번째 조치로 국제적 핵 사찰을 수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안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가 들어봐야 한다"고도 했다. 북한이 제시하는 비핵화 방법이 합리적이라면 수용할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이날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김 위원장을 만났을 때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의 방법론에 대해 깊이 있게 논의했으며,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진짜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좋은 대화를 나눴다. 심각한 주제들, 두 나라가 직면한 가장 어려운 이슈들에 대해 폭넓게 대화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내게 맡긴 분명한 임무가 있었고, 내가 (북한을) 떠날 때 김 위원장은 이 임무를 정확하게 이해했다"고 했다.

이는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기간 김정은 위원장과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졌으며, 이행을 위한 로드맵에 대해서도 공감대를 형성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해야 할 일들이 많이 남아 있고 최종적 논의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누가 알겠는가"라면서도 "적어도 엄청나게 중요한 일을 해낼 기회를 얻고 있다. 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조성한 여건들이 이러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데 대해 매우 희망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우리는 그들의 약속과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는 않을 것"이라며 "단순한 말을 넘어서 실질적인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고 북한에 실질적 조치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위원장은 지속적인 압박 작전으로 지금과 같은 상황에 계속 처할지 아니면 그 이전에는 일어나지 않았던 뭔가 크고 대담한 다른 것을 찾을지에 대해 중대 결단을 해야 할 것"이라며 "어떤 길로 가게 될지는 모른다. 오직 시간만이 말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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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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