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동성애자가 내 결혼 생활을 망친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동성애자가 내 결혼 생활을 망친다'?

[LGBT 차별을 넘어] 동성결혼 합법화 반대하는 사람들의 진짜 이유는?

11. 동성애 결혼 합법화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진짜 이유는?

지난 십여 년 간 많은 나라가 동성애 결혼을 합법화하는 움직임을 취하고 있는데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동성애 결혼을 반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으며 미국 심리학자들은 다음과 같은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 '많은 사람들은 동성애자들이 이성애자들보다 성적으로 문란하다고 믿고, 성적 문란은 자신들의 결혼 등 일상적인 사회생활을 위협하리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두려워하고 있다.'

미국 LA의 캘리포니아 대학 심리학과 마티 하셀톤 교수 등은 미국 아마존의 전산망에서 추출한 남성 386명과 여성 476명을 대상으로 동성애에 관한 생각을 조사한 결과, 27%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하셀톤 교수 등은 특히 이성애 남녀의 결혼과 가족이 사회의 기반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동성애 결혼에 반대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결국 개인의 경험보다 사회에 널리 유포되어 있는 고정관념의 영향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2016년 3월 과학전문지에 발표했다.

이들 심리학자들은 '일부일처제를 중시하는 사람들은, 동성애자들이 결혼을 이성애자만큼 중요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성적으로 문란하다고 근거가 없이 추정하면서 동성애에 반대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21세기 들어 동성애 결혼을 합법화하는 나라가 늘어나는 등 동성애 결혼이 확산하는 현상에의 우려로 이어져 동성애자를 향한 고정관념의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고 해석했다.

연구팀의 조사대상이 된 남녀 862명의 상황은 18~96세, 미혼 27.6%, 교제중이거나 약혼한 경우 22.6%, 기혼 43.6%, 이혼 6.1%이었다. 전체의 91.6%는 이성애자이고 4.5%는 양성애자, 3.8는 동성애자라고 자신을 밝혔다. 이들에게 개개인의 이해관계와 직결된 형태로 만들어진, 게이와 레즈비언 등에 대해 '이성애자보다 더 쉬운 성적 상대인가?', '파트너와 평생 지내는 데 관심이 적은가?'와 같은 질문에 답하도록 했다. 또한 성과 관련한 무의식 세계의 가치관 등을 체크하기 위해 동성애의 성적 문란함 여부, 어쩌다 만난 사람과의 성행위 가능성, 동성애 결혼에 대한 태도 등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조사 결과 하룻밤 풋사랑 식 성관계를 싫어하는 사람은 동성애 결혼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묵시적으로나 노골적으로 동성애와 성적 문란이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는 견해에서 파생된 태도로 추정됐다. 즉 일부 사람들은 결혼의 개념을 동성애 결혼까지 확장하는 것은 성적으로 문란한 관계도 포함함을 의미하고, 이는 결국 일부일처제를 약화시킨다고 두려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그런 상황이 초래되면 결혼이 부부간 정절을 보장하지 못해, 결국 사회적 제도로써 가치를 상실할 것으로 우려했다. 이런 부류의 사람은 주로 젊은 나이에 결혼해 많은 자녀를 두고 있거나, 남편이 밖에 나가 돈을 벌고 아내는 주부 역할을 담당하는 전통적인 성 역할을 신뢰하고 있어, 성적 문란함이 배우자에 대한 유혹이 커지는 결과로 이어짐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적 문란으로 가장 큰 위협을 느끼는 사람은 보수적이거나 보수적인 성 역할을 강하게 신뢰하는 경우였고, 이들 가운데 여성은 가족을 자신의 직장 경력보다 더 우선시하고 결혼 서약을 신성하게 여기고 있었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독립한 여성의 경우 결혼을 늦게 하거나 좀 더 많은 성적 파트너를 갖거나 성적 문란행위를 추구하는 것을 큰 위협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동성애 결혼 반대는 자신의 가정을 보호하면서 혼인 관계를 유지하려는 사람들이 취한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됐다. 이런 사람들은 동성애자들이 성적으로 문란하니, 동성애 결혼 합법화는 결혼 제도를 파괴한다고 여기고 있었다. 즉, 결혼의 개념을 바꾸는 것을 자신 삶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였다.

연구팀은 '동성애 결혼에 반대하는 태도는 자신의 경험과 공포, 그리고 편견이 복잡하게 결합된 결과로 나타났지만, 동성애 결혼이 이성애자들의 결혼을 파괴하리라는 우려는 실제 검증된 바 없고, 현실도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역사적으로 부정적 인식의 대상이었던 동성애와 거기에서 파생된 비과학적 고정관념이 현대인의 두뇌를 여전히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동성애 결혼이 2015년 대법원에 의해 전국적으로 합법화 되었지만, 동성애와 관련한 잘못된 주장이나 표현 등이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성애 혐오와 연결되는 고정관념으로 일컬어지면서 그 근절이 시급하다고 미국에서 2016년 강조된,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10가지 주장, 표현은 아래와 같다.

△게이는 다른 파트너와 뜨거운 사이인데도 성적으로 문란하다.
△동성애 커플이 키운 자녀는 동성애자가 되기 마련이다.
△어린이에 대한 이상 성애자 대부분은 동성애 남성이다.
△동성애 남자는 모든 동성애 남자에게 매력을 느낀다.
△동성애 남자의 생활 스타일은 독특하다.
△동성 커플에 의해 양육된 어린이는 성장 과정에서 겪은 부정적 경험의 영향을 받는다.
△레즈비언은 남성과 나쁜 경험을 한 뒤 동성 관계를 추구한다.
△게이와 레즈비언 부모는 이성애 부부와 다른 방식으로 자녀를 양육한다.
△동성 커플은 이성애 커플과 다른 생활 방식으로 산다.
△이성애 커플은 동성 커플보다 양호한 방식으로 생활한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고승우

전 한겨레 부국장, 전 한성대 겸임교수.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