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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자가 되지 않으려 노력해보진 않았니?"

[LGBT 차별을 넘어] 동성애는 후천적 원인으로 발현하지 않는다

9. 동성애가 후천적 원인으로 생긴다는 인식 근거 없어

게이나 레즈비언, 이성애와 같은 성적 지향(Sexual orientation)은 이성이나 동성, 또는 양성 대상에게 성적 매력을 느끼는 지속적인 행동방식을 말한다. 최근에는 타인에게 성적 욕망을 느끼지 못하는 무(無)성욕(asexuality)을 성적 지향에 넣기도 한다.

성적 지향이 사람마다 달리 발생하는 확실한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지만, 생물학적 요인으로 거론되는 유전자, 호르몬, 뇌 구조와 사회문화적 환경 요인 등이 단독 또는 혼합 형식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과거에는 동성애가 후천적 원인으로 생기는 것으로 인식되었으나, 이제는 근거가 없는 잘못된 믿음으로 밝혀졌다. 좀 더 과학이 발달해야 하겠지만, 지금까지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 성적 지향 결정에는 유전과 호르몬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성적 지향을 유전자가 주로 결정한다는 논리가 일반화되고 그 성과가 주목을 받으면서, 사람들의 성적 지향성이 바뀔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동성애 결혼이나 성적 소수자 배려 정책의 사회적 수용성이 커지고 있다. 동성애가 유전적 결과일 뿐, 개인적 선택이나 사회적 환경과 무관하며 후천적으로 변경이 불가능하다는 과학적 연구 결과가 제시되면서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뿌리 깊은 고정관념도 그 강도가 약해지고 있다.

성적 소수자는 대부분 사회에서 부정적으로 인식되었다. 당사자는 불이익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동성애가 후천적으로 좌우할 수 없는 선천적 원인의 결과임이 과학적으로 밝혀지면서, 동성애자도 이성애자 등과 동등한 인권과 권리를 누려야 할 존재로 인식되고 관련법도 이를 반영하는 추세다.

미국 캔자스 대학의 마크 조실린 교수 등은 지난 10년간 성적 소수자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 변화 등을 조사한 결과, 유전자 결정론적인 인식이 동성애 행위 등의 당위성이나 도덕성을 양성애자 사회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었다는 사실을 2016년 4월 과학전문지에 아래와 같이 발표했다.

조슬린 교수 등은 △미국인 성인 1000여 명을 대상으로 2014년, 2003년, 1993년에 각각 실시한 성적 지향성의 후천적 변경 불가능성 여부의 조사 데이터를 이용해 동성애 원인에 대한 개개인의 신념을 분석해 △게이나 레즈비언과 같은 성적 지향성을 유전자가 결정한다는 연구결과가 개개인의 성적 지향성에 대한 인식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피조사자 가운데 2003년 이후 유전자 결정론을 신뢰하는 비율이 12% 증가했으며, 비슷한 비율의 피조사자가 성적 지향성은 후천적으로 변경할 수 없다고 응답했다. 이는 유전자 결정론이라는 과학적 연구 결과가, 성적 지향성이 후천적으로 변경될 수 없다는 인식을 확산시키면서 성적 소수자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고정관념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됐다.

피조사자들은 유전적 결정론이 자신들의 견해를 형성하는데 유의미한 역할을 했다고 응답했다. 즉, 유전적 결정론을 신뢰하는 피조사자들은 성적 소수자의 성적 지향성이 변경될 수 없으며 환경 영향이나 개인 자제력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피조사자들의 성적 소수자 인식 수준은 유전적 결정론을 신뢰할 경우 결정론을 인식하기 이전과 비교해 매우 달라졌다. 성적 소수자를 비난하지 않게 되면서 그들을 향한 태도가 변화했다. 유전적 결정론이 동성애의 부정적 고정관념을 바꿔, 이성애자들이 성적 소수자 집단을 좀 더 호의적으로 생각하게 했다.

수십 년 전 미국 사회는 유전자 결정론을 동성애 단체를 지지하는 논리에 결부하지 않았지만, 생물학 인식 수준의 발전과 정치권의 성적 소수자를 향한 긍정적 조치가 이성애자 사회의 인식체계를 바꿨다. 유전적 결정론이 대 성적 소수자 인식 변화의 주요인이었으며, 동성애 권리를 증진하는데도 기여했다고 연구자들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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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우

전 한겨레 부국장, 전 한성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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