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잠자던' 박원순, 'MB 심판' 내세우며 공세로 대전환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잠자던' 박원순, 'MB 심판' 내세우며 공세로 대전환

한나라는 '네거티브' 강화…'칼-방패' 싸움에서 '칼-칼' 싸움으로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진영이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열흘 앞두고 'MB 심판'을 전면에 내걸었다. 그간 시달려왔던 한나라당의 '네거티브 총력전'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심판론'을 부각시켜 승부를 걸겠다는 의미다. "네거티브 공세는 무시한다"는 기존 방침을 뒤집은 것이어서 일종의 '전략 수정'이라는 해석도 있다.

반면, 박원순 검증 공세의 효과가 나타난다고 판단하고 있는 한나라당은 '네거티브' 공세를 더욱 강화했다. 한나라당을 지원하고 있는 무소속 강용석 의원은 이날 박 후보를 허위사실유포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칼(나경원)과 방패(박원순)'의 싸움에서 '칼과 칼'의 싸움으로 선거전 양상이 변하고 있는 것이다.

박원순 "한나라당이 대한민국 망친다…MB·오세훈 심판해야"

박원순 후보는 16일 밤 11시 50분 <MBC> 전파를 탈 후보 방송 연설에서 "한나라당은 대한민국을, 정치를 망치고 있다"며 "역사상 가장 추악하다는 네거티브, 참을 만큼 참았다.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는 내용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는 이날 연설을 통해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 심판론을 적극 제기할 전망이다.

▲ 박원순 후보 ⓒ뉴시스
박 후보는 방송 연설분에 "국정원을 동원해 시민운동가 박원순을 사찰하고 촛불 시민을 뒷조사했던 사람들이 다시 나섰다"며 "한나라당이 이렇게까지 나오는 이유는 새로운 변화, 새로운 정치를 상징하는 저 박원순을 진흙탕으로 끌어들여 '다 똑같다. 새로운 정치는 없다'는 주장을 하고 싶은 것이다. 한나라당 사람들, 정신 차리려면 정말 멀었다"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는 이어 "한나라당 시장 10년 동안 서울은 빚더미에 올라 앉았다. 시민 한분 한분마다 250만원 가까운 빚을 떠안게 됐다. 무분별한 개발 사업, 전시성 사업에 함부로 예산을 쏟아 부은 결과"라고 주장하며 "시민의 꿈은 외면하고, 자신의 대권 꿈만을 쫒은 이명박, 오세훈 두 전임 시장이 만들어놓은 빚이 고스란히 시민 차지가 됐는데, 또 뽑아달라고 한다. 반성도 사과도 없이 그저 잘해보겠다고만 한다. 너무 뻔뻔한 것 아니냐"고 이명박-오세훈 10년 시정을 집중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박원순 후보 선대위 이해찬 위원장도 이날 박 후보의 안국동 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측면 지원에 나섰다.

이해찬 위원장은 특히 "이명박 대통령, 한나라당의 홍준표 대표는 본인들이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 자격을 박탈됐던 분들이다. 그분들이 대통령, 당 대표로 있으니 이런 무자비한 선거를 치르는 것"이라며 "이 정부를 심판하는 선거인만큼 이렇게 추악한 더러운 선거에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이 선거는 이명박 정부와 오세훈 전 시장이 저질러 놓은 시정 난맥상을 바로잡는 선거"라고 말했다. 이번 선거가 'MB 심판', '한나라당 심판'의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그간 야권 진영 내부에서는 박 후보의 '깨끗한 선거' 방침에 적잖은 불만이 제기돼 왔었다. '변화'를 강조하면서 '심판'을 제대로 내세우지 못해 네거티브 공세에 속수무책으로 당해왔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나경원 후보의 추격전이 만만치 않다. 앞으로 '모멘텀'을 만들지 않으면 한나라당에 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준표 "김대업 동원해 정권 빼앗아 놓고 우리더러 '네거티브'라니"

이에 맞서 한나라당은 '네거티브 전략'을 더 강화하고 있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장충체육관 열린 '108산사 순례기도회 창립 5주년 기념 대법회'에 참석한 뒤 즉석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오늘 박원순 후보 측의 많은 분들이 나와 기자회견을 했기 때문에 반론 기자회견을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한나라당이 기왕에 제기해 왔던 박 후보의 병역 기피 의혹, 천안함 관련 이념 공세 등을 이어갔다.

▲ 나경원 후보 ⓒ뉴시스
다분히 야권의 전략 수정을 의식한 행동으로 풀이된다. 즉, 한나라당에 '흔들리지 말고 공세를 이어가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홍 대표는 "여태 야당이 인사청문회 때나 대통령 후보에 대해서 검증이라는 명목으로 얼마나 많은 폭로를 해왔는가. 2002년도 대통령 선거 같은 경우에는 김대업이라는 전과자를 동원해 1년 동안 허위 폭로로 정권을 빼앗아가지 않았는가"라며 "그렇 해놓고 이제 와서 자신들의 후보의 병역 문제를 이야기하니까 징용갔다 왔다는 거짓말 논리로 회피하고, 13살 짜리가 무엇을 알았겠느냐 하면서 회피하는데, 검증을 하는 것을 네거티브로 매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대표는 또 "(박 후보는) 최근 천안함 폭침 사태를 이명박 정부가 자초해서 46명의 우리 병사들이 수장되었다고 표현했다. '수장'이라는 표현은 을지문덕 장군이 수나라 군사를 청천강에서 10만 대군을 수장했다는 그 표현"이라며 "마치 성폭력을 당한 피해 여성한테 왜 미니스커트를 입고 다니느냐고 뒤집어 씌우는 억지 논리"라고 언사의 수위를 높였다.

천안함 사태를 이명박 정부의 '무능'이 빚어낸 것이라는 박 후보의 논리에 의구심을 제기한 것이다. 한나라당은 향후 박 후보의 '이념' 문제에도 집중할 전망이다.

고소·고발도 이어졌다. '여대생 성희롱' 발언으로 한나라당에서 출당된 후 이번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저격수'로 한나라당을 지원하고 있는 강용석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박원순 후보가 '스탠포드 대학교 방문교수(Standford University Visiting Professor)'라고 밝혔지만 박 후보는 스탠포드 대학교 내 연구소인 FSI(Freeman Spogli Institute)의 '방문 연구원(Visiting Scholar)"이라고 주장하며 박 후보를 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방문 연구원(visiting scholar)은 그가 방문한 기관에서 강의를 할 경우 방문 교수(visiting professor)가 되고, 연구를 할 경우는 방문 연구자(visiting researcher)가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방문 교수는 방문 연구원에 포함되는 하위 개념으로, 둘은 상대적인 개념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