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선거 연대' 군불을 지피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유승민 공동대표의 '선거연대' 제안에 반색하는 모습이지만, 바른미래당 안에서는 내분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30일 오전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거대 권력과 독점적 6.13 선거정국을 만드는 문재인 정권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야권은 언제든지 야권 공조를 이야기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다만 그 야권공조를 위한 진정성이 국민들 앞에 담보 될 때 야권 공조는 국민적 뒷받침이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날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가 "당내 반발이나 우리 국민들의 오해나 이런 부분만 극복하면 (자유한국당과 선거 연대도) 부분적으로는 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자유한국당과 선거 연대를 열어두겠다고 한데 대한 화답으로 읽힌다.
유승민, '선거 연대론' 또 꺼내...박주선 '화들짝'
이날 오전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유승민 공동대표는 "어제 대구에서 후보 단일화 내지 선거연대에 대해 했던 제 발언에 대해 당내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많은 말씀이 있었다"며 "바른미래당 현역 도지사인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그동안 일관되게 여러 번 이번 선거에서 제주도에서 1대1 구도를 희망을 해왔기에 저도 노력을 해보겠다는 약속을 여러 번 한 적이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유 공동대표는 "제주든 서울이든 일부 지역에서 부분적인 연대에 가능성을 열어뒀다"며 "당내 비판과 다른 의견 있을 수 있으니 어떻게 하느냐 문제가 남았다"며 "국민들께서 연대에 대해 과연 문재인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타당한 연대로 봐줄 것인지, 아니면 야합으로 볼 것인지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박주선 공동대표는 선거 연대 가능성을 일축하며 "유 공동대표의 말은 당내 동의가 이뤄지고 국민이 동의하면 연대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말한 것"이라며 "여러분(기자들)이 당내의 의견, 국민적 견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한국당과의 연대나 연합으로 보도하는 것은 너무 앞선 것"이라고 했다. 곤혹스러운 심경이 감지된다.
바른미래당에서는 서울시장 후보로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의 출마가 유력시되고 있지만, 공교롭게도 자유한국당은 아직 마땅한 서울시장 후보를 찾지 못하고 있다.
관련해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이날 불교방송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 "자유한국당에서 자꾸 서울시장에 안 나올 사람을 영입했다고 발표한다. 이게 어떤 고도의 전략이지 않을까. 저는 보수대연합을 해가는 전초전이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분석했다.
박 의원은 바른정당과 합당에 동의해 바른미래당으로 간 과거 국민의당 의원들에 대해 "그분들은 지금 속았지 않나. 어제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의 단일화 발언에 대해 박주선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도 발끈했던데"라고 했다. 박 의원은 "한국당은 적폐세력으로 청산과 극복의 대상인데 어떻게 거기하고 단일화하자는 말을 하느냐"라며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도 좀 움직임이 이상하다고 하면은 그분들은 속은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결국 자유한국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내지 않는 방식의 '선거 연대'가 조금씩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안철수 위원장이 새누리당 세력(현 자유한국당)과 공조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깨지고 있다는 것이 박 의원의 주장이기도 하다.
안철수 위원장은 지난 2016년 12월 14일 "새누리당은 박근혜 게이트의 공범이기에 어떤 상황에서도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과의 연대는 없다"며 "만약 이 시간 이후에도 저 또는 국민의당과 새누리당의 연대를 말한다면 이것은 악의적 음해이고 정치공작"이라고 말한 바 있다.
현재까지 안 위원장은 '선거 연대'와 관련해 또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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