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대, 논문 표절 의혹까지…'4+1' 모두 채워?

민주 "논문 베껴 석사학위 취득 의혹"

한상대 검찰총장 후보자와 관련된 새로운 의혹이 날마다 불거지고 있다. 위장전입, 병역기피, 세금탈루, 수상한 그랜저 의혹에 이어 이번에는 논문 표절 의혹이다.

민주당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25일 "한상대 검찰총장 후보자가 다른 사람의 논문을 베껴 석사학위를 취득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밝혔다.

민주 "한상대, '권력'을 '힘'으로, '한다'를 '정의한다'로 바꿔 논문 표절"

민주당 의원들이 낸 공동 보도자료에 따르면, 한 후보자는 1986년 고려대 대학원에서 '주식회사지배론에 관한 연구'를 주제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문제는 이때 제출한 학위논문이 1984년 손모 씨의 석사학위논문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는 것. 손모 씨는 한 후보자와 같은 고려대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민주당은 "두 논문을 비교한 결과, 한 후보자의 논문과 손모 씨의 논문이 똑같거나 비슷한 문장은 전반부에서만 최소 8곳 이상"이라며 "특히 한 후보자의 논문 가운데 '3장 회사지배권의 개념 및 사회지배의 형태'는 손 씨의 논문을 옮겨다 놓은 것처럼 논리 전개방식과 문장, 구성이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손모 씨가 아직 정식 번역서가 출간되지 않은 외국논문을 인용해 기술한 문장과 거의 일치하는 문장이 한 후보자의 논문에서 다수 발견된다.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손 씨의 논문 가운데 '2장 1절 사회기본권'에 있는 "미국법상 지배권의 개념에 대한 규정은 1940년 투자회사법(Investment company Act of 1940)과 증권거래위원회(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 : SEC)의 규칙에서 찾아볼 수 있다"는 문장은 한 후보자의 논문에도 존재한다.

한 후보자는 '3장의 1. 지배권의 개념'에서 "미국법상 지배권에 관한 규정을 보면, 투자회사법(Investment company Act of 1940)과 증권거래위원회(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 : SEC)의 규칙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기술했다. '규정은'을 '규정을 보면'으로 바꾸고, '1940년'을 괄호 안에 넣었을 뿐, 나머지는 일치하는 문장이다.

또 "투자회사법은 지배권(control)을 회사의 '경영 또는 정책에 대하여 지배적인 영향력(controlling Influence)을 행사할 수 있는 권력(power)'이라고 규정하고 있다"(손 씨)는 설명과 "투자회사법은 지배권(control)을 '회사의 경영 또는 정책에 대하여 지배적인 영향력(controlling Influence)을 행사할 수 있는 힘(power)'으로 규정하고 있다"(한 후보자)는 문장은 '권력'이 '힘'으로 바뀌었고 '회사의'라는 문구가 추가됐을 뿐 완벽히 일치한다.

"증권거래위원회의 증권법규칙 및 증권거래법규칙은 지배권을 '의결권 있는 증권의 소유, 규약 기타에 의하여 특정인의 경영 및 정책의 방향(direction of management and policies of a person)을 지시하거나 유도하는 권력'이라고 정의하고 있다"는 손 씨의 설명도 한 후보자는 '권력'을 '힘'으로 바꿔 똑같이 베껴썼다.

그 밖에도 한 후보자는 손 씨의 논문에 있는 문장 가운데 '~이라고 한다'를 '~으로 정의한다'로 바꾸고, '지배권은'을 '지배권이라 함은'으로 바꿔 자신의 논문에 똑같이 기술하는 등 표절했다는 의혹을 살만한 대목이 여러 군데 있다.

"참고 목록에 있어도 이 정도면 참고 아닌 표절이다"

민주당은 "한 후보자가 손모 씨의 논문을 참고문헌 목록에 기재하기는 했지만, 이 정도로 논리전개 방식이 일치하면 참고가 아닌 표절로 보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2008년 발표한 논문표절 가이드라인 모형을 보면 △여섯 단어 이상의 연쇄 표현이 일치하거나 △생각의 단위가 되는 명제 또는 데이터가 동일하거나 본질적으로 유사할 때 △타인의 창작물을 자신의 것처럼 이용하는 경우 등은 '표절'로 분류된다.

한 후보자는 지난 1981년 3월 고려대 대학원에 진학해 1987년 2월 졸업했다. 한 후보자는 대학원에 입학한지 한 학기 뒤인 1981년 9월부터 1983년 8월까지 사법원수원에서 연수를 받았다.

이에 대해 한찬식 대검찰정 대변인은 "(표절을 주장하는 부분은) 회사 지배권 등 기본 개념에 대해 미국법령이 어떻게 규정하는지에 대해 동일한 원문을 번역한 것에 불과해 표절 대상도 아니"라고 해명했다.

논문표절 의혹까지 받게 된 한상대 후보자를 민주당은 이미 '양파 총장 후보자'라고 비판하고 있다. 의혹이 그칠 줄 모르고 계속 쏟아진다는 의미다.

특히 박지원 전 민주당 원내대표가 장관 후보자의 결격 사유로 표명한 '4+1(병역기피, 위장전입, 세금탈루, 부동산투기 + 논문표절)' 가운데 한 후보자에게 해당되지 않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여기에 덧붙여 한 후보자는 가족이 SKT의 법인차를 무상으로 빌려 타고 다녔다는, 이른바 '스폰서 차' 이용 의혹까지 받고 있다.

한 후보자에 대한 국회인사청문회는 내달 4일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