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7일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부 장관을 접견한 자리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비준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를 예방한 클린턴 장관에게 "한미 FTA 발효가 3년 이상 지체돼 협정이 가져올 막대한 경제, 안보적 이익을 양국 국민이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이에 클린턴 장관도 "한미 FTA에 대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의지가 강력하다"며 "협정의 조기 비준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클린턴 장관은 16일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과의 회담에서도 "한미 FTA 비준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와 있으며 양국 대통령의 성과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 의회는 공화당의 반발로 한미 FTA 비준에 난항을 겪고 있다. 공화당은 한미 FTA 외에도 콜롬비아, 파나마와의 FTA까지 3개의 협정을 일괄 비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최근 미-콜롬비아 FTA는 사실상 타결됐고, 파나마와 미국의 FTA도 돌파구를 찾고 있다. 클린턴 장관의 자신감은 이런 배경 덕이다.
국내 상황은 오히려 복잡하다. 정부 여당은 한-EU FTA 비준동의안을 우선 통과시켜 한미 FTA 국회 통과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한-EU FTA는 홍정욱 한나라당 의원의 '기권'으로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의 법안심사소위에서 15일 부결됐다.
여기에는 한-EU FTA 협정문의 한글본 번역 오류가 발견된 것이 작용했다. 한미 FTA 한글본에서도 번역 오류가 발견되면서 비준동의안 통과는 더 쉽지 않아졌다.
李 "한미 전략동맹, 한 차원 높은 단계로 발전"
클린턴 장관과의 접견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지역과 전 세계의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과 대북 정책 공조 등을 통해 한미 전략동맹이 한 차원 더 높은 단계로 발전돼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과 클린턴 장관은 그밖에도 일본의 지진 피해에 대한 복구와 재건 지원에 긴밀히 협력하고 일본 원전사태와 관련된 정보 교환에도 협력하는 데 의견을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접견에는 우리 측에서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미국 측에서는 캐슬린 스티븐슨 주한 미국대사와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태차관보가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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