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동의서에 작성된 교수가 아닌 다른 교수가 수술을 진행한 부산대병원 의사들의 의료법 위반 혐의가 밝혀져 경찰에 입건됐다.
부산 서부경찰서는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A모(46) 교수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017년 9월 뇌출혈 증세로 부산대병원에 입원한 환자 B모(70) 씨는 10월 5일 갑작스럽게 상태가 악화되면서 긴급 수술을 받았다.
박 씨는 수술 후 잠시 호전됐으나 이후 한 달 동안 의식불명 상태를 이어오다 지난 2017년 11월 6일 끝내 숨졌다.
그러나 당시 박 씨의 담당 의사는 A 교수였지만 수술은 추석 연휴로 자리를 비운 A 씨의 부탁을 받은 같은 과 C모(40) 교수가 집도했다.
B 씨의 유족이 서명한 수술동의서에도 A 교수가 집도하는 것으로 돼 있었고 수술 현황 안내판에도 A 교수의 이름이 올라와 있었지만 병원 측은 집도의가 바뀐 사실을 유족에게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았다.
이에 B 씨의 유족은 대리수술 의혹에 대해 경찰과 보건당국에 수사를 의뢰했다. 부산 서구보건소는 "집도의가 변경되었음에도 환자의 수술 서면 동의를 받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며 부산대병원 의료진들이 의료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또한 서구보건소는 수술기록과 경과기록 등에 실제 수술한 C 교수가 아닌 A 교수의 이름을 적은 전공의와 간호사들도 의료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서구보건소의 조사 자료와 출입자 기록 등의 증거를 확보하고 A 교수와 C 교수에 대해서는 과태료 부과 사안으로 보건소에 통보하고 진료기록을 허위기재한 전공의와 간호사들에 대해서는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한편 부산대병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전공의 폭행 사건'과 '대리수술' 등의 문제점들이 밝혀지면서 경찰에 압수수색까지 당하는 등 한차례 진통을 겪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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