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평창 참여" 언급에, 여야 온도차

민주 "긍정 평가" vs. 한국·바른 "오만방자", "저의 의심"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일 신년사를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 대표단 파견, 남북관계 개선을 언급한 데 대해 여야는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김현 대변인 논평에서 "김 위원장이 평창올림픽 성공을 언급하고, 북한 대표단 파견을 포함한 필요 조치를 위해 남북대화를 제기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은 평창올림픽을 평화 올림픽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한미합동군사훈련 연기 등 평화적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해 온 바 있다"고 강조하며 "정부는 장관급 회담 제안 등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에 필요한 제반 사항을 논의할 수 있도록 차분하게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다만 "북한은 평창올림픽 성공과 한반도 정세 안정, 남북 대화 실현을 위해 일체의 도발적 행위를 중단해 그 진정성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제1야당인 한국당은 김정은의 신년사를 "화전양면", "오만방자", "겁박"이라고 규정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화전양면식의 신년 인사로 남북 냉각관계를 해소할 수 있는 획기적 변화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면서 "김정은의 신년사는 핵보유국 지위에 걸맞는 주변국의 대우가 이뤄지지 않으면 언제든 자기 본성을 드러낼 수 있다는 발표였다"고 비판했다.

한국당이 장제원 수석대변인 명의로 내놓은 당의 공식 입장은 "전 세계를 기만하는 북한 김정은의 오만방자한 신년사를 규탄한다"였다. 한국당은 신년사에 '핵 단추'가 언급된 것을 지적하며 "또다시 새해 벽두부터 전 세계를 핵 인질로 삼고 겁박을 서슴지 않고 있다"면서 "이러한 겁박과 동시에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 개최 기원, 남북회담 제의 등 평화 제안을 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대한민국을 우롱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이런 기만적 기원과 제안의 진정성을 믿을 대한민국 국민은 결단코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역사를 돌이켜볼 때 북한의 평화 제안 뒤에는 반드시 무력 도발이 있었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대변인은 정부에 "문재인 정권은 대한민국을 우롱하는 얄팍한 위장평화 공세에 속아 5천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핵 위기에 노출시켜서는 안 될 것"이라고 주문했다.

국민의당은 이행자 대변인 논평에서 "북한 선수단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환영한다. 그러나 북한 핵은 용납할 수 없다"고 두 사안을 분리해 접근했다. 국민의당은 "경색되었던 남북관계의 터닝 포인트가 되길 바란다"며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화해 국면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우리 정부가 평창올림픽 기간 동안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연기하기로 한 것에 대한 화답으로 보인다"며 문재인 정부의 노력을 인정하는 태도도 보였다.

단 국민의당은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은 '핵단추가 항상 내 사무실 책상 위에 놓여 있고 이는 위협이 아닌 현실'임을 밝혀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지를 강조했다"고 지적하며 "우리는 어떤 이유에서도 북한의 핵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 이행 촉구와 함께 "북한의 이중 플레이를 용인해서도 안 된다"며 "올림픽 참여를 두고 '군사 긴장 완화와 한반도 평화'를 말하면서 미국을 향해 위협 메시지를 보내 한미동맹에 균열을 내려는 북한의 이중적 분리정책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바른정당은 "북의 대화 제의가 레드라인 앞에서 마지막 시간벌기여서는 안 된다"며 한국당과 유사한 입장을 냈다. 유의동 바른정당 수석대변인은 "새해 첫 아침 북한의 대화 제의는 그 저의가 의심스럽다"며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 희망과, 남북관계를 개선하자는 제의는 순도 높은 진심일 때만 의미가 있다"고 회의적 태도를 보였다. 바른정당은 "김정은은 신년사의 대부분을 미국의 압박 속에서 핵미사일 개발을 완성한 체제의 우월성을 강조했다"며 "한미동맹을 남남 갈등으로 와해시키려는 의도마저 읽힌다. 이런 말에 정부가 부화뇌동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