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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공공부문 정규직화, 이것이 핵심이다

[좋은나라 이슈페이퍼] 표준화된 임금체계, 직무등급체계 도입과 정착 필요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대부분 무기계약직화)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개혁을 위한 공공부문에서의 유례가 없는 대담하고 야심찬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정책이 원래 의도했던 정책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내용이 지속가능하고 공공부문에서 노동시장의 공정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야 하고 세부적인 이행계획이 잘 짜여지고 착실하게 이행될 필요가 있다.

이 글에서는 이런 문제의식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무기계약직)와 연계되어 핵심적인 쟁점이 되고 있는 이들 공공부문의 무기계약직들의 임금체계와 수준, 직무등급체계를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필자)

지난 5월 문재인 정부가 취임한 뒤 일자리 정책의 첫 과제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추진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정규직 고용이 1350명가량으로 매우 적고, 용역근로 형태의 비정규직이 9534명으로 비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인천공항공사를 방문하여 ‘상시지속업무’에 사용되고 있는 공공부문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추진할 것을 천명하였다. 새 정부가 공공부문의 상시지속업무에 사용되어 온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추진하는 것은 우리 노동시장이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양분되어 있고 양자 간 격차, 차별이 크게 확대되어 이중구조화, 신분제화하고 있는 것을 개혁해야 한다는 사회적 필요성에 부응한 것이다.

2017년 7월 말 현재 공공부문에서는 약 217만 명이 일하고 있어 우리나라 전체 고용 2673만 명의 8.1%에 해당되고 사업주에게 고용된 근로자 고용 1988만 명의 10.9%를 차지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에서 공공부문이 전체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1%가 되는 것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공공부문은 고용은 여전히 OECD 회원국들의 1/2미만에 머무르고 있어서 낮은 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인천공항공사를 찾아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나라의 공공부문 고용 217만 명 가운데 비정규직 고용(직접고용 기간제 노동자 + 파견노동자 + 용역노동자)이 41.6만 명으로 공공부문 고용의 19.2%를 차지하고 있다. 민간부문의 비정규직 고용은 654.2만 명으로 민간부문 근로자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 32.9%이 되어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근로자 비중보다 훨씬 높은 편이다.

문재인 정부는 공공부문에서 그동안 상시지속업무에 활용되어 온 비정규직을 정규직화(대부분 무기계약직화)함으로써 공공부문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에 디딤돌을 놓음으로써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혁의 계기로 삼겠다는 것이다. 공공부문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모델이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격차를 줄이고 가능하면 민간부문에까지 확산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상시지속업무에 종사하고 있는)의 정규직화는 좋은 의도에서 출발한 대담하고 야심적인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선의의 정책이 꼭 처음에 기대했던 결과를 그대로 가져다주는 것은 아닐 수 있고 흔히 말하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정책을 어떻게 이행하는가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림1>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배경

이와 같이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을 이행하는 면에서 가장 중요하게 부각되는 것이 이번에 정규직화(대다수가 무기계약직화)되는 노동자들의 임금, 처우를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할 수 있다. 공공부문에서 정규직화되는 노동자들의 임금, 처우와 관련하여 그리고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개혁과 관련하여 무엇보다 중요하게 세워야 할 중요한 원칙은 '동일노동 동일임금'이 공공부문 전체에 적용되도록 하는 일이다.

공공부문 무기계약직 임금체계의 문제점

이번에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으로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노동자들의 상당수는 무기계약직화될 것이다. 이들 공공부문에서 정규직화(무기계약직화)되는 노동자들은 향후에 어떤 임금과 대우를 받게 될까?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이미 각 공공기관에 존재하는 같은 직종의 무기계약직과 같은 임금과 대우를 받게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1) 공공부문 무기계약직 간의 임금격차

우리 공공부문에는 2007년 기간제법의 시행 이후 2년 이상 근속한 공공기관의 기간제 노동자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 온 것이 축적이 되어 2017년 현재 약 21.1만 명의 무기계약직 노동자들이 있다. 그런데 이들은 같은 이름의 무기계약직이지만, 실제로 적용받고 있는 임금체계, 임금수준, 직무등급체계는 제 각각이며, 그 내부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

현재 공공부문 무기계약직의 임금체계는 기관에 따라 수당의 종류와 지급여부, 호봉제 적용여부, 호봉수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는 과거 역대정부가 어떠한 기준이나 원칙도 없이 무기계약직 직원들에게 보수와 수당을 지급하고 호봉체계를 적용해 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무질서한 임금체계, 호봉체계, 수당 지급으로 인해 현재 21만1000여명에 이르는 무기계약직의 동일 직무에 대한 기관별 임금 격차가 매우 크게 나타나고 있다.

<표 1> 지방자치단체 시설관리분야의 무기계약직 임금액

지자체

호봉급

수당총액(월 단위)

급여총액(월 단위)

최초

마지막

최초

마지막

최초

마지막

차이

서울

1,604,410

3,726,140

193,700

470,511

1,798,110

4,196,651

2.33

부산

1,536,560

2,134,220

559,749

896,976

2,096,309

3,031,196

1.45

인천

1,710,000

2,769,150

651,000

756,915

2,361,000

3,526,065

1.49

대구

1,565,380

2,285,880

701,344

881,470

2,266,724

3,167,350

1.40

광주

1,760,390

2,300,990

336,699

381,749

2,097,089

2,982,739

1.42

대전

1,339,250

2,081,020

1,003,822

1,462,087

2,343,072

3,543,107

1.51

울산

1,734,190

2,319,650

413,419

471,965

2,147,609

2,791,615

1.30

경기

2,075,840

2,338,210

449,480

482,276

2,525,320

2,820,486

1.17

강원

1,413,140

2,068,880

741,046

1,132,032

2,154,186

3,200,912

1.49

충북

1,414,400

-

987,199

-

2,401,599

-

충남

1,303,970

1,935,470

853,320

1,116,445

2,157,290

3,051,915

1.41

전북

1,747,330

2,391,330

594,733

659,133

2,342,063

3,050,463

1.30

전남

1,563,700

2,971,570

1,037,603

1,895,304

2,601,303

4,886,874

1.88

경북

1,819,800

-

1,008,250

-

2,828,050

-

경남

1,568,970

2,152,460

703,737

956,857

2,272,707

3,109,317

1.37

제주

1,523,500

2,258,900

342,350

604,131

1,865,850

2,863,031

1.53

세종

1,480,220

2,056,220

889,752

1,115,352

2,369,972

3,171,572

1.34

자료: 행정안전부. 2017. 내부 자료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각 지방자치단체 사이에 무기계약직 시설관리 노동자들에 대한 임금수준, 임금구성, 호봉급 적용에서 상당한 차이가 나고 있다. 동일한 직종임에도 지자체별로 호봉급과 수당, 급여총액 모두에서 차이가 크게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호봉을 적용했을 때 급여총액의 격차가 심화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 호봉제 적용의 문제점
<표 2> 17개 시도 3개 직종의 호봉테이블

분야별

최초 호봉 (1호봉 )

최종 호봉

시설분야

평균: 1,597,709, 최저: 1,303,970(충남), 최고: 2,075,840(경기도)

평균: 2,105,299, 최저: 1,935,470(충남, 30호봉), 최고: 3,726,140(서울시, 33호봉 )

청소분야

평균: 1,451,554, 최저: 1,106,580(대전시), 최고: 1,760,390(광주시)

평균: 2,098,068, 최저: 1,837,480(대전시, 31호봉), 최고: 2,769,150(인천시, 31호봉)

도로정비분야

평균: 1,661,263, 최저: 1,256,700(강원도), 최고: 2,490,100(광주시)

평균: 2,594,276, 최저: 1,836,600(강원도, 31호봉), 최고: 3,726,140(서울시, 33호봉)

자료: 행정안전부. 2017. 내부 자료

위의 표에서 보듯이 17개 광역자치단체에서 비교적 숙련도가 높지 않는 3개 직종에 대해 호봉제가 비교적 잘 발달된 형태로 적용되고 있는데, 이와 같은 호봉제 적용에 정당성이 있는지 혹은 이렇게 각 광역자치단체 별로 들쭉날쭉하게 적용되어도 되는지가 의심스럽다. 이처럼 불공정한 공공기관 무기계약직의 임금체계는 향후 지속가능성도 보장될지 의심스럽기도 하다.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즉 기간제, 파견·용역노동자들을 직종과 관계없이 모두 공무직(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여 광역자치단체들에서와 같이 단일한 임금체계와 호봉제를 적용하는 것이 합당한지, 합리적인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호봉제(연공주의)는 기본적으로 고도성장시대의 산물로서 당시로서는 매우 부족한 숙련, 지식, 경험을 가진 인력을 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붙잡아두기 위해서 내부노동시장을 발전시켜 초기에는 보상이 좀 낮더라도 장기근속을 하는 경우 이를 충분히 보상함으로써 생애에 걸쳐서 안정적, 누적적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만들어진 제도이다. 고도성장시대에는 순기능을 발휘한 바 있다.

또한 일반적으로 노동자들의 수행하는 직종, 직무가 요구하는 숙련도, 지식, 경험, 책임성, 난이도 등이 근속연수가 쌓일수록 높아지고 호봉제(연공주의)가 그런 정도를 반영하는 한 호봉제(연공주의)는 별 문제가 없다는 점에서 모든 호봉제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에 공공부문에서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노동자들의 주요 직종은 대체로 저숙련 직종이 다수인데, 대체로 2년~7년 정도(일부 직종은 더 길 수 있음)가 되면 숙련이 숙달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그 이상의 근속연수에 대해 호봉제를 지속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따라서 공공부문의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인력에 대해 직무의 숙련, 지식, 경험, 책임, 난이도가 상승하는 수준에서는 일정한 연공성을 인정하되 그 이상은 제한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3) 공공부문 기간제와 무기계약직 간의 차별

<표 3> A광역자치단체(2018년 적용분)

구분

공무직(연봉)

(무기계약직)

기간제

(연봉)

비 고 /차액

소계

36,982,230

22,391,610

 1,4590,622

기본급

17,366,280

18,885,240

공무직 3호봉

(경력 삽입 가정)

정기상여금

5,788,760

800,000

 

명절휴가비

1,447,190

400,000

 

정액급식비

1,200,000

1,200,000

100,000

교통보조비

600,000

600,000

50,000

생활임금

- 

1,091,810

생활임금 적용시

위생수당 (위험수당 )

600,000

- 

 50,000

초과근무수당

6,778,800

- 

35 시간기준

연차수당

1,291,200

903,600

공무직 16 ,

기간제 15 일기준

복지포인트

1,430,000

300,000

 

가족수당

(자녀학비보조수당 )

480,000

- 

40,000

(배우자만 적용시)

자료: A지방자치단체. 2017. 내부자료

위 표는 같은 직종에서 같은 일을 하는 기간제와 과거 기간제로 일하다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 노동자들이 같은 공공기관에서 받는 연봉과 그 구성내역을 나타내고 있다. 같은 일을 하는 노동자들이 기간제로 일할 때는 연봉으로 2239만 원을 받다가 무기계약직(공무직)으로 전환하게 되는 경우에는 연봉이 돌연 3698만 원으로 약 1459만 원이 오르게 된다. 정기상여금과 각종 수당, 초과근루수당, 복지포인트, 가족수당 등에서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2018년을 기준으로 기간제 노동자들에 지급하는 임금이 2018년 최저임금 수준보다 약간 높게 지급하고 있는데 비해, 같은 노동을 하는 무기계약직 노동자들에게 별다른 근거도 없이 너무 높은 임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것은 같은 일을 하는 무기계약직과 기간제 노동자 사이에 심각한 차별 외에도 기존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화(무기계약직화)하면서 연봉을 1459만 원이나 올려주는 경우 정부가 정규직화에 따른 인건비 상승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의 문제가 제기된다.

그런데 위의 표와 같이 비정규직(기간제)에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될 때 임금이 오르는 공공기관은 주로 광역자치단체나 기초자치단체에 국한되는 편이고 기재부 통제를 받고 있는 다른 800여개 공공기관들의 경우에는 무기계약직에 대해 이런 식의 높은 임금을 주고 있지 않고 있다.

공공부문에서 정규직화되는 인력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에 따라 2017년부터 2019년 정도까지 대략적으로 정규직화되는 인력은 공공기관 비정규직 전체 인력 41.6만 명 가운데 일시간헐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을 제외하고 상시지속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20.5만 명(49.3%) 정도이다. 상시지속업무를 하고 있는 인력 31.6만명 가운데 60세 이상 고령자(청소와 경비직종은 65세로 정년이 연장되므로 제외) 2.2만명, 기간제교사와 강사 3.4만명, 산업수요의 변화에 다른 인력 1.3만명, 전산업무나 콜센터 등 민간전문성을 활용하는 인력 1.1만명 등 총 11만명을 제외하고 있다.

이번에 공공부문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인력 20.5만명 가운데 63.3%가 아래 표와 같이 주로 10개 직종에 속하는 비교적 미숙련, 저임금 인력이다. 이들 비정규직 인력은 기간제, 용역노동자들로 활용되어 왔기 때문에 현재까지 받고 있는 임금은 소위 ‘시장임금’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표준화되어 있다. 이들 공공부문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을 계기로 하여 동일 직종의 동일직무 노동에 대해서는 임금과 처우를 일정하게 높여주면서 동일임금을 지급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표 4> 공공부문에서 정규직화되는 주요 10개 직종과 인원수

공공부문에서 동일노동 동일임금

(1) 공공기관 간의 동일노동 간 임금격차

우리나라에서 현재 동일노동 동일임금은 기업의 울타리 안에서만 적용되고 있는 허울좋은 원칙에 머물고 있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기업이나 공장, 공공기관의 울타리를 넘어서도록 하기 위한 노력을 제대로 기울인 적이 거의 없다. 공공부문의 노동조합들이 같은 소속이나 유형의 공공기관들에서 개별 공공기관을 넘어서서 임금과 근로조건 향상을 위해서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을 주장해 왔고 부분적으로 성과를 거두어 왔다. 그러나 공공부문 노동조합들의 관심도 임금의 표준화를 통한 동일노동 동일임금보다는 기존 임금과 근로조건을 높이는 실리적인데 있었을 뿐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공공부문에서 동일한 노동을 하는 노동자들 간에도 공공기관 별로 상당한 임금격차와 차별이 널리 퍼져 있다. 공공기관 가운데 돈을 잘 버는 시장형 대형공기업의 직원들은 비교적 높은 임금을 받는 반면, 사실상 같거나 유사한 일을 하고 있는, 정부로부터 재정을 받아서 쓸 뿐 돈을 벌지 못하는 다른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을 받고 있다. 또한 지방자치단체에서 공무원이 아닌 무기계약직(공무직) 직원들은 지방자치단체장의 주기적 선거를 이용하여 노조를 통해서 교섭력을 높임으로써 다른 기관의 같은 직종의 무기계약직들 보다 훨씬 많은 각종 수당과 호봉제의 적용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공기관 사이에 동일노동을 하는 노동자들이 동일임금을 받도록 하기 위한 노력은 정부에 의해서도, 학자들에 의해서도, 노동조합에 의해서도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2) 노사관계 악화와 인건비 증가

이번에 공공부문에서 정규직화(무기계약직화)되는 20.5만명 노동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노조에 가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기관에서 노조로 조직화된 정규직화된 인력들은 동일노동에 대해 각 기관 간에 상당한 차이와 차별적인 임금과 대우가 있는 경우 상향평준화를 요구할 것이므로 공공부문에서 지속적인 노사분쟁이 발생할 개연성이 있다. 또한 공공부문에서 강하게 조직화된 노조가 임금과 처우의 상향평준화를 요구하고 정부가 이를 일정하게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번에 공공부문에서 정규직화되는 저숙련 인력들에 대해 기존 공공부문 무기계약직의 수당과 임금체계, 호봉체계 등을 그대로 인정하는 경우 공공부문의 인건비가 해가 갈수록 크게 늘어나 지속가능성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3) 공공부문의 동일노동 동일임금과 임금과 직무등급의 표준화

공공부문에서 내부적인 공정성은 무엇보다도 개별 기관을 넘어 공공기관 전체에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을 적용할 때 확보될 수 있다. 공공부문에서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의 구현은 동일 직무등급체계, 임금체계 아래에서 동일임금수준을 보상받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가능할 것이다.

서유럽이나 미국의 경우, 직종, 직업에 따른 노동시장이 형성되어 있어 회사나 조직을 달리하더라도 직종, 직무별로 임금수준이나 체계가 매우 유사하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에는 공무원들의 임금체계를 제외하고는 직종, 직업에 따른 노동시장 형성도 되지 않아서 개별 기관별 고용시스템이 별다른 기준이나 원칙이 없어 형성되어 변화되어 오면서 공공부문 내 각 기관 별로 제 각기 다른 임금, 직무등급체계, 승진과 승급체계가 형성되어 왔다.

공공부문에서 진정한 동일노동 동일임금은 개별 공공기관이 아닌 공공부문 전체에서 직종내의 직무별로 동일한 노동을 하는 경우에는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는 시스템을 확립할 때 실현될 수 있다. 동일한 직무를 수행하는 공공부문 노동자들에게 동일임금을 지급하는 것은 직종별로 직무등급체계, 임금체계, 임금수준을 표준화함으로써 가능하게 된다.

공공부문에서 임금체계와 직무등급의 표준화

(1) 정규직화되는 주요 5개 직종의 임금체계와 직무등급체계 표준화

공공부문에서의 불공정, 차별 등을 없애고 공공부문 전체에 걸쳐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실현하기 위해서 우선 이번에 공공부문에서 정규직화되는 주요 5개 직종(청소, 경비, 시설관리, 사무보조, 조리)에 대해 임금체계와 직무등급체계의 표준화를 시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계기로 하여 정부에서 마련한 표준화된 임금체계와 직무등급체계를 적용하되 한꺼번에 임금체계, 임금수준, 직무등급체계를 표준화하는 것이 대단히 어렵다. 따라서 임금체계와 직무등급체계는 표준화하되 향후 5~7년에 걸쳐 해당 직종의 임금수준을 표준화해 나가야 한다.

공공부문에서 정규직화되는 주요 5개 직종에 대해 임금체계와 직무등급체계의 표준화를 시도하더라도 만약 일부 노동자들이 표준화된 임금수준보다 높은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었다면, 현재 수준을 저하시키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다만 향후 그동안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은 평균 임금인상률보다 낮은 비율로 인상될 것이고, 낮은 수준의 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은 평균 인상률보다 높은 비율로 인상될 것이다.

(2) 임금체계와 직무등급체계 표준화 방식

2017년 공공부문 비정규직에서 정규직화되는 주요 5개 직종(청소, 경비, 시설관리, 사무보조, 조리보조)에는 세부적으로 여러 개 직무가 있는데, 이들 직종의 각 직무의 직무내용과 요건을 분석하고 이들을 평가하여 통일되고 표준화된 임금체계와 직무등급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주요 직종에서 업무수행을 위해 요구되는 여러 가지 요건 – 숙련, 자격, 경험과 지식, 책임성, 난이도와 위험도, 작업조건 및 직종의 업무수행내용 등 – 을 고려하여 직무등급체계와 임금체계를 설계하고 있다.

각 직종의 모든 직무급에 따라 직무등급체계와 임금체계를 달리하거내 개별적으로 규정한 세부적인 직무급체계가 아니라 범위(broadband) 직무별로 기본틀을 구축하되, 직종 내부의 보다 여러 세부적인 직무에 대해서는 여러 개 직무를 범위로 묶어서 설계하고 있다. 다른 직종이나 직무의 임금체계와 직무등급체계는 이들 5개 주요 직종과 비교한 숙련, 자격, 경험과 지식, 책임성, 난이도와 위험도, 작업조건 등을 감안하여 정하는 것으로 권고하고 있다. 이와 같이 주요 5개 직종의 직무등급체계, 임금체계를 마련함에 있어서 독일, 미국, 영국 등 외국의 공공부문에서 기능직 직무등급체계와 임금체계를 충분히 참조하였다. 또한 각 직종별 직무등급체계, 임금체계, 임금수준을 결정함에 있어서는 기존 각종 통계를 통해서 현재 주요 5개 직종 노동자들이 받고 있는 임금수준을 고려하고 있다.

(3) 직종별로 표준화된 직무등급체계와 임금체계의 단계적 확대

이번에는 5개 직종의 공공부문의 기능직이나 하급사무직에서 출발하지만, 향후 10년 정도의 기간 동안 공공부문의 모든 기능직과 사무직, 전문직 등으로 직무 중심의 인사관리, 직무급을 확대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정부 내에 직종별로 직무등급체계, 임금체계의 표준화를 수행하기 위한 범정부적인 기구가 만들어져 각 직종별 여러 직무에 대한 분석, 직무기술서 작성, 직무평가 등을 지속적으로 체계적으로 해야만 한다.

또한 이미 각 기관별로 서로 다른 직무등급체계, 임금체계, 임금수준의 적용을 받고 있는 공공부문 노동자들에게 표준화에 따른 각종 손익을 조정하기 위한 노사협상, 중기에 걸친 지속적이고 점진적인 임금, 직무등급의 미세조정 등을 공공부문 전 기관에 걸쳐서 일관되게 수행해야 한다.

우리 정부는 아직 이런 식으로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접근하고 있지 못하며, 정부 내에서의 인식도 아직은 부족하다. 정부의 일각에서는 오히려 이런 노력이 야기할 수 있는 사회적 갈등이나 비용을 우려하여 소극적인 부처들도 있다. 그런 점에서 정부 내에서 향후 기능직, 사무일반직을 통틀어 적용될 수 있는 직종 별로 표준화된 직무등급체계와 임금체계의 구축을 위한 컨트롤타워의 구축이 시급하다. 이런 노력은 결국 공공부문에서 공정한 노동시장의 구축, 인사관리의 체계화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작업이고 향후에도 정권이 바뀌어도 지속되어야 할 사업이다.

공공부문에서 이와 같은 직종별 직무급의 기초를 닦는 것은 향후 민간부문에서 직종별 직무급의 확대를 위한 하나의 좋은 기준과 선례를 만드는 것으로,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간의 임금격차가 크지 않다면 민간부문으로 확장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4) 정규직화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임금상승과 표준화의 기회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최저임금의 큰 폭 인상이 임금체계와 직무등급체계 표준화를 위한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래 상자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정규직화로 인한 임금인상과 최저임금 인상 효과가 상당히 크다.
동일노동 차등 임금:
공공부문 기관별 직종별 기간제 조사(2016년) – 시설관리 직종

· 총원: 6,674명(단시간 근로자 제외)
· 월평균 급여: 166만원, 월평균 상여: 9만원
· 월평균 총임금: 176만원 (최소 103만원, 최대 826만원)
<분포>
103만원 – 150만원 2158명 (32%),
151만원 – 199만원 2634명 (39%),
200만원 – 250만원 1415명 (21%),
251만원 – 299만원 256명 (4%),
300만원 – 350만원 55명 (1%),
351만원 – 399만원 146명 (2%)
400만원 이상 10명 (0.1%)

· 기관별 임금의 차이
① 기관의 지불능력 (혹은 정책이나 관행),
② 상여금 지급 여부 (①번과 연관성)
③ 수행 직무 내용의 차이

2017년 최저기본임금은 1,352,230원(6,470원 * 209시간)이나, 2018년 최저임금 인상(16.4%)으로 최저시급이 7,530원으로 올라 월 최저임금은 1,573,770원(7,530원 * 209시간)이 됨. 따라서 2018년 공공부문의 가장 낮은 수준의 임금은 월 1,573,770원에 식대 13만원 + 명절상여금 월할분 83,333원(100만원/12개월)이 더해져 초과근로수당을 제외하고 월 임금이 1,787,103원이 된다. 임금은 아니지만 여기에 복지포인트 월 33,333원(년 40만원 /12개월)이 부가된다. 현재 최저임금을 받고 있는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노동자라면, 2018년 정규직화(무기계약직화)되고 최저임금이 올라서 2018년에는 월 434,873원(32.2% 인상)을 더 받게 되나 아직은 현실화되지 않아서 실감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물론 현재 기간제나 용역근로자로 있으면서 최저임금 이상을 받는 경우도 적지 않고, 더구나 여기에 초과근로수당 등이 더해지면 위의 1,352,230원보다 임금이 높아질 것이고 2018년 공공부문의 임금에서도 초과근로수당이 동시에 인상되게 되므로 역시 위 금액보다 더 커지게 된다.


이와 같이 공공부문의 비정규직에서 정규직화되는 노동자들은 적지 않은 임금인상의 혜택을 보게 될 것이므로 이런 기회를 이용하여 직무등급체계와 임금체계를 표준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할 수 있다.

공공부문에서 단체교섭 제도의 개편

공공부문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계기로 하여 공공부문에서 노사관계에서 중요한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이번에 정규직화(무기계약직화)되는 노동자들의 대다수는 곧 노조에 가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존재하는 무기계약직 21.1만명과 새롭게 정규직화되는 20.5만명을 합쳐서 41.6만명의 과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조에 대거 가입함에 따라 노동운동의 변화는 물론 공공부문 노사관계에서도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공공부문에서 노조 가입률이 비교적 빠르게 상승하면서 공공부문 노동운동이 무기계약직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공공부문에서 비정규직에서 정규직화(무기계약직화)되는 인력은 비교적 저임금, 저숙련 직종이 많으나 이들에 대한 합리적 인사제도, 임금제도가 구축되지 않고 있고, 각 기관 간의 격차가 큰다. 더구나 정규직화(무기계약직화)되는 인력들은 기대와 요구가 높은데다 기존 정규직들의 연공주의 임금과 좋은 복지혜택과 비교하여 지속적으로 임금인상, 복지개선을 요구할 것이기 때문에 이로 인한 노사갈등이 상당하리라 예상된다. 2017년 학교회계직(과거 학교비정규직에서 무기계약직화한 여러 개 직종)노동자들이 조직화되어 근속수당의 인상 요구와 각종 처우개선 요구를 한 것은 향후 공공부문의 41.6만명의 무기계약직들이 노사관계의 태풍이 눈이 될 가능성을 예고한 것이기도 하다.

그러면 공공부문에서는 이들 무기계약직들의 임금과 직무등급 등을 결정하고 조정하는 단체교섭을 어떻게 할 것인가? 전국 수준 혹은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교육부, 공공기관 등으로 나누어서 공동교섭구조로 할 것인지, 보다 세분화된 교섭구조로 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그와 연계된 임금과 직무등급체계의 표준화를 어떻게 할 것인지도 향후 공공부문에서 정규직화되는 인력의 노사관계를 가름할 큰 과제이자 쟁점이 될 것이다.

기존의 각 기관별 임금과 근로조건의 결정구조와 체계를 유지하는 경우 공공부문 내에서 임금체계와 직무등급체계의 표준화는 어려울 것이다. 또한 각 기관별 단체교섭을 유지하는 것은 공공부문에서 그동안의 무질서하고 불공정한 공공부문의 인사제도, 임금체계와 임금수준 등을 방치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따라서 공공부문 전체에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리가 적용되도록 임금과 직무등급체계의 표준화를 하기 위해서는, 그리고 표준화된 임금체계, 임금수준와 직무등급체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공공기관별 단체교섭 제도를 개혁하여 산업업종별, 소속기관별, 특성별 혹은 전국 수준에서 단체교섭을 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하나의 방안은 공공부문 전체에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리가 적용되도록 임금과 직무등급체계의 표준화를 기반으로 하여 단체교섭은 특성이나 소속이 같은 기관들을 묶어서 하고 일부 필요한 경우에는 전국수준으로 하는 방안을 결합한 형태가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가령 지방자치단체를 하나의 교섭단위로 하고, 중앙행정기관을 별도의 교섭단위로 하며, 교육부 산하의 교사, 교육행정직, 기능직 노동자들을 별도의 단위로 교섭을 하며, 기재부 산하의 공공기관들도 시장형, 준시장형을 하나의 교섭단위로 묶는 것이다. 준정부기관(기금관리형, 위탁집행형), 기타 공공기관들도 특성에 따라 교섭단위로 묶을 수 있는 방안을 찾아봐야 할 것이다.

공공부문에서 단체교섭 단위를 결정한 뒤에도 교섭단위 별로 임금과 근로조건의 결정구조(교섭구조)를 책임지는 부서나 조직, 정부나 공공기관의 집단교섭 대표의 선임, 단체교섭의 준비, 분쟁해결절차 등의 마련이 필요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공공기관을 대변할 연합단체(가령, 중앙행정기관연합, 지방자치단체연합, 전국교육청연합, 공기업연합 등)를 만들고 그 연합단체로 하여금 교섭을 준비하고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어떻게 이행하나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대부분 무기계약직화)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개혁을 위한 공공부문에서의 유례가 없는 대담하고 야심찬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정책이 원래 의도했던 정책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내용이 지속가능하고 공공부문에서 노동시장의 공정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야 하고 세부적인 이행계획이 잘 짜여지고 착실하게 이행될 필요가 있다.

이 글에서는 이런 문제의식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무기계약직)와 연계되어 핵심적인 쟁점이 되고 있는 이들 공공부문의 무기계약직들의 임금체계와 수준, 직무등급체계를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그 내용은 우선 공공부문에서 정규직화되는 주요 5개 직종(청소, 경비, 시설관리, 사무보조, 조리)에 대해 표준화된 직무등급체계와 임금체계, 임금수준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미 정부 내에서는 5개 직종의 직무등급체계와 임금체계의 표준화된 모델이 만들어져 있다. 각 직종별로 2개~4개 정도의 직무등급(가령 청소의 경우 일반청소와 전문청소로 구분)을 갖고 있다. 저숙련 노동자들이라고 하더라도 경력이 쌓이면 노하우, 지식, 경험이 축적되어 업무를 더욱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점을 감안하여 각 직무등급에는 5~6단계로 구분되어 일정한 연한(2~4년)이 지나면 한 단계씩 상승하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각 단계마다 약하기는 하지만 약간의 연공성을 부여하고 있다.

문제를 이를 어떻게 현장에서 이행하는가 하는데 달려 있다. 초기에 일정한 노사갈등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으나 공공부문에서라도 먼저 공정한 노동시장을 구축하고, 노동이동성을 높일 수 있는 인프라를 놓아서 민간부문에 대해서도 노동시장의 공정성을 높이는 좋은 예를 제공하기 위해서도 공공부문에서 정규직화되는 주요 5개 직종에 대해 표준화된 직무등급체계, 임금체계를 적용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점진적으로 다른 기능직, 일반직, 정규직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정부 내의 기구를 만들고 또한 표준화된 직무등급체계와 임금체계의 확산과 유지를 할 수 있도록 단체교섭체계도 개혁할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서 민간부문과 비교하여 공공부문의 지나친 연공주의적 임금체계, 수많은 각종 수당체계를 개혁하고 일부 공공기관에서 정년까지 받을 수 있는 너무 높은 수준의 임금도 억제해야 한다.

이런 정책적 노력은 한 정권 내에서 완성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7~10년 이상 지속적인 작업이 필요한 내용이다. 현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추진하는 것을 계기로 하여 이런 과제를 착수하여 향후 다음 정부에 이어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실행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 작업은 당장 성과가 나는 것도 아니고 또 일정한 갈등도 수반할 수 있으나 공공부문에서부터 공정한 노동시장의 기반을 닦는 일이니 만큼 정부가 주저하지 말고 과감하게 계획하고 착실히 점진적으로 이행하는 정책을 세우고 집행해 나갈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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