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 강원도지사는 이날 대법원 판결 이후 강원도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원도를 지켜내지 못해 참으로 슬프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광재 지사는 "도지사직을 잃어서가 아니"라며 "강원도와 도민을 생각하니 강원도를 지켜 드리지 못해 거듭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어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당당하고 의연하게 살아가겠다"며 "모진 바람에 가지가 꺾여도 살아가는 태백산의 주목처럼 의연하게 살아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어려웠던 시간에 중국의 덩샤오핑에 관한 책을 많이 읽었다"며 "하늘이 참 넓다지만 새가 날아가는 길이 있고, 바다도 넓다지만 배가 가는 길이 있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천천히 내 길 개척해 나가겠다"
▲ 이광재 강원도지사가 27일 대법원 판결 직후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
그는 강원도민들을 향해 "강원도의 가난한 집 아들로 태어나 열심히 살았고 젊은 나이에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하고 도민들이 30대 국회의원을 비롯해 상처입은 이광재를 최연소 도지사로 만들어 주기도 했다"며 "도민 여러분과 함께한 시간이 행복하고 즐거웠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는 또 "도민의 은혜는 평생 갚도록 노력하겠다"며 "도민 여러분은 희망을 잃지 않고 힘을 내달라. 힘 없고 변방에 있는 강원도는 반드시 희망의 중심으로 올라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청 공직자들을 향해서도 그는 "공직자들은 흔들리지 말고 도민을 위해 더 열심히 일해달라"고 당부했다.
"앞으로 정치인의 길을 가겠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는 고개를 떨어뜨린 채 침묵하다 그대로 자리를 떠났다. 이 전 지사 측근도 "일단 좀 쉬면서 몸과 마음을 추스른 다음 천천히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이날 타운홀 미팅 도중 이 지사 소식을 듣고 "여당 의원이 의원직을 유지해 잘못됐다는 게 아니라, 같은 사건으로 기소됐는데 야당 인사만 그렇게 나온 것은 공평하지 않고, 정의롭지 않은 것"이라며 "특권과 차별의 사회 아니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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