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된 이광재 도지사가 27일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아 지사직을 상실한 것과 관련해 민주당은 "보복 기획 수사에 따른 명백한 정치적 판결"이라고 반발했다. 민주당 이춘석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박연차 전 회장의 입에서 시작된 박연차 게이트가 결국 엇갈린 판결로 끝났다. 민주당은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변인은 "똑같은 정황에서 돈을 건넸는데 어떤 피고는 무죄를, 어떤 피고는 유죄를 받았다. 이번 수사는 오로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입에 매달려 진행됐다. 그러나 우려했던 바대로 선고의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법률적 판단이 달라진 정치적 판결이 나왔다"며 "차이는 오직 한나라당과 민주당이라는 당적 뿐"이라고 말했다.
이날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된 이 지사와 민주당 서갑원 의원은 각각 지사직, 의원직 상실형을 받았지만, 똑같이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벌금 80만원이 선고돼 의원직을 유지하게 됐다.
이 대변인은 이어 "애초 박연차 게이트는 전 정권에 대한 보복 기획수사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 과정에서 전직 대통령이 서거하는 참사가 빚어졌으나 국민들은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왔는데, 법원마저 이를 철저히 외면하고 정의로운 사법부의 역사에 오점을 남기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친노 인사들은 이 지사를 응원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이 전 지사와 함께 '좌희정 우광재'라는 별칭까지 얻었던 사이인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이광재 지사님, 서갑원 의원님...우리 꼭 이깁시다....넘어지고 자빠져도...다시 일어나! 당당하게 살아남자!"라고 말했다.
'100만 민란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문성근 씨도 트위터에 "이광재 지사 지사직 상실! 지금 당하는 고통으로 더욱 큰 정치인으로 성장하시길!"이라고 썼다.
한나라당은 논평을 내고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배은희 대변인은 "다만 (법원의) 판결 시기가 늦어 국민에 혼란을 끼친 것은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민주당 범법자를 공천해 국민에 피해를 준 것을 사과해도 모자라는 상황인데, '정치 판결'이라고 몰아붙이는 것은 오만한 행태고 상식 이하의 발언"이라고 말했다.
배 대변인은 "한나라당은 앞으로 다가올 (4월) 재보궐 선거에서 국민의 뜻을 잘 받들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엄기영 전 MBC 사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기도 하다.
벌금 80만원 형을 받아 의원직을 유지하게 된 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선고 직후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진실은 승리했다"며 "지난 고통의 시간이 만들어준 자기성찰을 바탕으로 투명하고 깨끗한 정치를 만드는데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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