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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칭찬한 괘씸죄?… <동아> "정병국,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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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박지원' 칭찬한 괘씸죄?… <동아> "정병국, 안돼!"

"그렇게 장관하고 싶나"…<한겨레> "최중경 부적격"

솔직히 그렇다. 17-18일 양일간 있었던 정병국 문화관광체육부 장관 후보자와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보면서 청문회도 거치기 전에 낙마한 정동기 전 감사원장 후보자의 속이 쓰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정 후보자와 최 후보자의 도덕성과 능력을 둘러싼 의혹이 많았고, 후보자들은 뚜렷한 해명을 하지 못했다.

특히 최중경 후보자의 부인을 둘러싼 각종 투기 의혹을 보면 요즘 유행하는 말로 '투기 종결자'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은 듯 하다. 최 후보자는 "투기 목적이 아니었다", "재산 관리를 부인에게 맡겨 (본인은) 몰랐다"고 항변했지만 설득력은 떨어졌다. 오죽하면 이번 청문회를 통해 '까도남'(까도 까도 의혹이 계속 나오는 남자)이라는 별칭을 얻었을까.

▲ 정병국 문화관광체육부 장관 후보자(좌)와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 ⓒ프레시안

<한겨레>는 19일 사설을 통해 최 후보자에 대한 인준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 신문은 "최 후보자를 둘러싼 부동산 투기 의혹은 두 건이다. 대전 유성구의 밭과 충북 청원군에 있는 임야다. 두 건 모두 후보자 처가 식구들과 부인 명의로 취득했다가 공단이나 도로용지 등으로 수용돼 취득가보다 훨씬 높은 가격으로 보상을 받았다. 연고가 없는 지역의 개발예정지를 싼값에 사들인 뒤 고가의 보상을 받는 전형적인 투기수법"이라면서 부동산 투기를 문제 삼았다.

또 부인이 소유한 강남 오피스텔에 대한 탈세, 재경부 관료로서 두 번이나 환율정책 실패 때문에 물러났던 전력 등을 언급하면서 "도덕성과 전문성이 모두 부족한 최 후보자는 지경부 장관으로 부적격하다는 판단을 내리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야당들도 최 후보자에 대해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 민주당 전현희 원내대변인은 18일 오후 "최 후보자는 정책능력은 무능하지만 부동산 투기 능력은 매우 유능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최 후보자는 자질과 도덕성에 있어 장관으로서의 업무를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심각한 하자가 있는 분으로 자진사퇴하기 바란다"고 사퇴를 촉구했다.

진보신당 강상구 대변인도 이날 "청와대의 든든한 지원 덕분에 최 후보자는 고환율 정책으로 인한 키코사태 등 중소기업의 피해는 '리먼브러더스 사태 때문'이라며 정책입안자로서 최소한의 책임도 지지 않는 자세를 그대로 내보이는 등 사상 초유의 뻔뻔하고 공격적인 청문회 대상자가 되기까지 했다"면서 부적격 입장을 밝혔다.

반면 청와대와 여당은 정동기 전 감사원장 후보자가 낙마한 만큼 더 이상의 낙마는 없다는 입장이다. 최 후보자의 투기와 탈세 의혹이 청문회 과정에서 상당 부분 사실로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결정적 하자는 없다"는 게 청와대에서 나온 반응이다. 이에 따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에서 최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보고서 채택을 놓고 여야간 대립이 예상된다.

<동아> "정병국, 장관하고 싶다고 그렇게까지 할 수 있나"

상대적으로 정병국 후보자는 관심에 벗어나 있다. 정 후보자 역시 청문회에서 투기 의혹, 박사학위 논문 표절, 정치자금법 위반 등 만만치 않은 문제들이 불거졌지만 최 후보자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죄질'이 가볍기 때문. 야당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정 후보자에 대해서도 부적격 판정을 내렸지만 상대적으로 낙마할 가능성 낮아 보인다.

그런데 이례적으로 보수언론인 <동아일보>가 19일 사설을 통해 정 후보자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동아>는 이날 "대통령은 10개월짜리 장관을 임명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내년 4월 11일 치러지는 총선에 공직자가 출마하려면 '선거일 90일 전 사퇴' 규정에 따라 늦어도 내년 1월 12일까지는 공직을 사퇴해야 한다. 정 후보자가 출마한다면 길어야 1년짜리, 선거 운동을 위해 좀 더 일찍 그만둔다면 10개월짜리 장관이 될 수도 있다"며 "재임 기간의 길고 짧음을 떠나 총선에 출마하려 한다면 마음이 콩밭(선거 판)에 가 있어 장관직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아>는 "정 후보자는 야당 시절이던 2006년 3월 김명곤 문화관광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자로 나서 '장관 한번 해보겠다는 명예욕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쏘아붙였다"며 "바로 그 질문을 정 후보자에게 돌려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신문은 "정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업무 성과 면에서) 가장 인상 깊은 문화부 장관은 박지원 전 장관'이라고 대답했다"며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10여 년 사이 '가장 힘센 문화부 장관'이었을지는 몰라도 그가 가장 인상 깊은 문화부 장관이었다는 견해에 동의할 사람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 본보 1면에 실렸던 정 후보자와 박 원내대표의 악수하는 사진을 보면 '장관을 하고 싶다고 저렇게까지 할 수 있나'라는 생각이 든다. 정 후보자가 90도 가까이 허리를 숙이자 박 원내대표의 얼굴에는 '좋아 죽겠다'는 표정이 역력했다"고 불편함을 숨기지 않았다.

여권 입장에서 보자면 박지원 원내대표는 천성관 전 검찰총장 후보자부터 이번 정동기 감사원장까지 인사청문 후보자 5명을 낙마시킨 '주범'이다. 현 정부의 국정운영을 훼방놓은 가장 '미운 털' 정치인 중 한명인 박 원내대표에게 머리를 숙인 '괘씸죄'로 <동아일보>가 이례적으로 정 후보자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힌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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