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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 강의 중 박정희 작사·작곡 '새마을노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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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 강의 중 박정희 작사·작곡 '새마을노래'를?

[언론 네트워크] 학생들 "시대 역행"…해당 교수 "시대상 수업 자료"

"새벽종이 울렸네~새아침이 밝았네~너도 나도 일어나 새마을을 가꾸세~"

영남대학교 한 강의에서 학생들에게 박정희 정권 당시 만들어진 '새마을노래'와 '국민체조'를 한 달간 들려줘 일부 학생들이 "시대역행"이라고 반발했다. 해당 교수는 "시대상 수업자료였다"고 설명했다.

▲ 영남대학교 새마을국제개발학과 A교수가 지난 9월 한 달 동안 NGO 강의 시간에 학생들에게 틀어준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2년 작사.작곡한 '새마을노래' 관련 편집 영상화면.

21일 오전 경북 경산시 북부동 대학로 280 영남대학교 캠퍼스 입구 천마로. 재학생 5명이 피켓팅을 벌였다. 한 학생은 다른 학생들에게 8장짜리 전단지를 나눠줬다. 피켓에는 "나는 불만이 있다. 학생이 학교 안에서 자유로운 발언을 금지 당하면 어디가서 말을 하겠는가" 등의 내용이 적혔다. 전단지에는 "지금 영남대는 대학이 아니다. 말 그대로 노답(답이 없다)"이라는 비판이 담겼다.

또 다른 전단지에는 "강의 시작 전 새마을 운동 노래를 듣고 시작한다. 지금은 21세기 대한민국이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강의를 수강해야 하는데 2017년 영남대학교에서 이러한 행태가 벌어지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러면서 "우리 학교는 어느곳으로 가고 있나. 대체 우리는 왜 과거시대로 역행하는가. 더 좋은 학문을 배우고 더 나은 학교를 다니고 싶다"는 호소로 전단지는 마무리된다.

이들은 페이스북 페이지 '영남대 공론장@ourfreespeaking'을 운영하는 영남대 학생모임(김성식 정치외교학과 3학년, 김태혁 영문학과 4학년, 이윤채령 언론정보학과 4학년, 이재영 산림자원학과 졸업생, 조여진 사회학과 3학년)으로 "총장직선제, 학교 재정 파탄 문제 공개, 자유로운 대자보 게시권, 페이스북 영남대 대나무숲 검열과 규제 철회" 등을 촉구하며 캠퍼스에서 10시간 넘게 피켓시위를 했다.

▲ '영남대 공론장'을 운영하는 학생 모임의 피켓팅(2017.11.21) ⓒ평화뉴스(김영화)

특히 이들은 보수적 학내 분위기를 전하며 특정 학과 강의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2년 작사·작곡한 새마을노래, 박정희 정권 당시 만들어진 국민체조 노래를 학생들에게 들려준 사실을 언급했다.


문제 학과는 2015년 지역및복지행정학과에서 명칭을 바꾼 '새마을국제개발학과'다. 이 강의를 수강한 해당과 4학년 이미영(가명) 학생은 "주민참여와 NGO 강의 9월 한 달간 수업 시작과 함께 10분씩 새마을노래, 국민체조를 번갈아 들었다"면서 "박 대통령 영상을 배경으로 노래 2곡을 일방적으로 들었다. 개인적으로 괴로웠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피켓팅에 나선 이윤채령 학생은 "새마을노래나 국민체조는 박정희 정권 개발독재 상징"이라며 "대학 수업에서 이런 노래를 허용해선 안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해당 강의를 한 새마을국제개발학과 A교수는 "새마을학과에서 새마을노래를 들려주는 것은 당연한 것 같다"며 "새마을노래 가사말을 통해 1970년대 빈곤한 시대상을 자세히 알수 있어 수업자료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또 "새마을운동을 국제사회에서도 배우는데 요즘 학생들은 잘 모르는 것 같아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역사자료로 노래를 틀어줬다"면서 "현재는 틀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남대와 박정희 정권의 인연은 매우 깊다. 1967년 박정희 전 대통령은 구(舊) 대구대학-청구대학을 강제 합병해 영남종합대학을 발족시켜 '영남학원' 법인을 만들었다. 1981~2011년까지 정관1조에는 박정희가 '교주'(현재 설립자)로 명시돼 있었다. 1979년 박정희 사망 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전두환은 교주 박정희 유족이라는 이유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이사장에 임명하기도 했다.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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