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만약 박근혜정권이 지속되었더라면?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지않고 지금도 청와대에 앉아 있었다면 한반도는 어떻게 되었을까?
① 통일대박과 흡수통일을 강조해온 그간의 대북입장을 감안하면, 미국과 북한의 말폭탄 와중에 평화적 해결은 커녕 오히려 긴장을 더 고조시키는 역할을 했을 것이다.
② 극심한 전쟁분위기 조성은 물론 군사충돌까지도 예상해야 되지 않을까? 그 결과 계엄령선포와 같은 비상조치와 대통령선거 연기같은 불상사는 없었을까?
③ 올해 대법원장을 필두로 내년까지 대법관 6명에 대한 인사권을 행사하여 사법부를 더욱 보수적으로 구성했을 것이다.
한마디로 대한민국과 남북관계는 파탄직전의 공포스런 상황에 직면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2. 앙상레짐에서 새로운 질서로의 이행기: 행정부·사법부·지방정부·입법부
그러나 촛불혁명은 대한민국의 진로를 극적으로 바꾸었다. 앞으로 2020년까지 촛불혁명을 제도적으로 완성하는 이행기(Transition Period)가 우리 앞에 펼쳐졌다.
우선 2017년 5월 행정부가 새로 선출되었다. 9월에는 변화를 상징하는 새로운 대법원장이 취임하였다.
내년에는 지방정부에 대한 선거가, 2020년에는 국회총선이 예정되어 있다.
폭력이 수반되는 혁명적 변화가 아니라 민주공화주의에 입각한 평화적 방식으로 권력교체가 이루어지고 있는 중이다. 그 과정이 어찌 순조롭겠는가? 구체제는 무너졌지만, 구체제를 떠받친 세력은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다.
정치권을 포함한 각계각층에 포진한 구세력들은 새로운 변화에 저항하고 좌절시키려 한다. 그 대표적인 세력이 새누리당을 계승한 제1야당 자유한국당이다.
3. 자유한국당을 어찌할 것인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한 세력이 중심이 된 자유한국당은 한국에서 가장 극우적인 정치집단이다. 그들은 종북몰이와 지역주의 조장을 통해 연명해온 퇴행적 정치집단이다.
작년 12월 국회의원 3분의 2 이상이 탄핵에 찬성함으로써 우리 정치권에서 합리적인 보수세력과 극우정치세력이 분화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이 바로 그들이다.
홍준표 당 대표와 정우택 원내대표가 이끄는 자유한국당은 최근 안보위기와 내정개혁 과정에서 자신들의 본질을 자랑스럽게(?) 드러내고 있다.
나라의 안위가 걸린 북핵미사일 정국에서도 국론분열에 앞장서고 대안없는 전쟁분위기 조성에 혈안이 되어있다. 엄청난 국비를 들였지만, 밑 빠진 항아리처럼 오늘의 방위산업 실체는 온갖 비리로 악취가 진동하고 있다. 자신들의 책임아닌가?
국내정치에서 그들은 일체의 변화를 저지하기 위한 책동에 골몰하고 있다. 지난 정권이 망가뜨린 국가기능을 정상화하려는 노력을 정치보복으로 폄하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끌여들여 저급한 진흙탕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최근에는 ‘보수재통합’이라는 구호로 보수세력 내부의 주도권을 다시 복원하려는 시도를 공공연히 추진하고 있다. 바른정당을 흡수합병하겠다는 것이다.
역사의 흐름에 역행하는 시도가 아닐 수 없다. 최근 독일 총선에서 극우정당이 15%의 득표를 얻은 것이 화제가 되었다. 나치를 청산한 독일에서 극우정당이 그 정도의 표를 얻었다니! 이런 와중에 만약 우리나라에서 자유한국당이 다시 보수의 중심이 된다면 나라의 미래를 위해 암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은 과연 국민의 선택을 통해 성장한 세력인가? 아니다! 그들은 군사독재정권이 양육한 세력으로서 불합리한 선거제도에 편승하여 지금까지 과도한 정치적 지분을 행사해왔다.
한국정치를 정상화는 첫 단추는 극우세력을 과대표하는 불합리한 선거제도의 개혁에서 출발하지 않을 수 없다.
4. 청와대 5자회동: 선거구제 개혁 합작으로 발전해야
촛불혁명은 박근혜 탄핵을 가능케했고, 국회의원 다수가 촛불민심을 수용함으로서 이 대변혁은 시작되었다. 탄핵에 찬성한 세력들은 촛불혁명으로 시작된 대변화를 입법부 차원에서 여하히 완성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9월 27일 청와대에서는 5자 영수회담이 있었다. 자유한국당을 뺀 원내 4당 대표와 대통령의 만남이었다. 이 회동 자체는 안보문제와 북핵위기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긴급 모임의 성격이었다.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를 조속히 구성하자는 합의도 있었다.
그런데 이 모임을 심층적으로 들여다 보면 탄핵에 찬성한 세력들이 모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유한국당의 불참이 사안별 반대 차원이 아니라 한국정치가 탄핵찬성과 탄핵반대라는 대치전선으로 여전히 움직인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극우세력을 퇴출시켜 보수와 진보가 경쟁하는 선진국형 정치지형을 만들려면 5자의 미래지향적 합작이 필요하다. 민심도 선거구제에 대한 손질을 요구하고 있다. 역사적 전환기에 정치지도자들의 통찰력과 헌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치지형의 지각변동이라는 대과업에 선두에 서야 할 세력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다. 국민의당은 독일식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주장해왔고, 바른정당 역시 중대선거구제등 변화를 역설해왔다.
국민의당은 최근 당 대표 선거를 통해 안철수 대표가 취임하였다. 안철수 대표는 다당제를 관철하는 것이 자신의 소신이라는 점을 역설해왔다. 자유한국당의 흡수 타겟이 된 바른정당은 11월초 대표 선거가 예정되어 있는데, ‘개혁보수’를 내건 유승민 의원이 출마의사를 밝혔다.
국민의당의 안철수 대표와 새로 선출될 바른정당의 대표가 정치개혁의 마중물이 되기를 바란다. 국민의당은 국민의 지지와 정치기반을 얻게 될 것이며, 바른정당은 보수를 대표하는 주인공이 될 것이다. 얻을 것은 진보, 중도와 보수의 합리적인 경쟁이며, 잃을 것은 냉전극우세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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