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사이버사는 신임 군무원들에게 '종북 좌익 세력'의 실체를 교육하겠다며 우파 인사들을 강사로 초빙하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을 종북세력의 하나로 규정한 교육을 하기도 했다. "대북심리전이 아니라 대남 심리전"이라는 정황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이철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은 26일 '사이버사 신규 임용 군무원 교육', 'C사령부 신규 임용 군무원 교육계획' 등 3건의 문건을 입수·공개했다. 이 가운데 '사이버사 신규 임용 공무원 교육' 문건과 2012년 5월 작성된 '사이버사 신임 군무원 대상 기무학교 교육 가능성 검토' 문건에는, 신임 군무원들을 기무학교에 입소시켜 교육하라는 것이 '장관 지시사항'이었다고 명시돼 있다.
이들 신규 군무원들의 임용은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지시에 의해 이뤄졌다는 것이 앞서 이 의원이 공개한 다른 문건에서 밝혀지기도 했다. 이 의원이 전날 공개한 '사이버사령부 관련 BH(청와대) 협조 회의 결과' 문건을 보면, 댓글요원 등 군무원 증편에 대해 "대통령께서 두 차례 지시하신 사항", "기재부 검토 사항이 아니라 대통령 지시"라고 돼 있다. 이 문건에는 김관진 당시 장관의 친필 서명이 돼 있다. 이 회의 자체가 "BH 대외전략기획관 요청으로 실시한 사이버사령부 전력 증강 및 작전임무 관련 회의"였다. 당시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은 이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핵심 실세였던 김태효 기획관이었다.
이 의원은 "김관진 장관은 신임 군무원들의 4주차 교육이 끝나가던 2012년 7월 27일, 예정에 없이 직접 정신교육을 하기 위해 기무학교를 방문하기도 했다"며 "청와대 지시를 받아 대거 임용한 심리전단 신임 군무원들의 오리엔테이션을 김관진이 직접 기획하고 관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육 내용 보니…'종북좌익勢' 실태 교육한다면서 웬 '전교조'?
대통령이 증편을 지시하고, 이에 따라 장관이 교육 장소를 친히 지정했다는 '신규 임용 군무원'들의 '교육' 내용 또한 비정상적이었다.
이 의원이 공개한 '사이버사 신규 임용 군무원 교육' 문건을 보면, 국방부는 "임용 전 전교조 교육 및 사회 현상에 노출된 점과 임무의 중요성 등을 고려, 안보관, 종북勢 실세, 보안교육 등에 중점을 두고 교육"하라고 지시했다.
2012년 6월 작성된 'C(사이버)사령부 신규 임용 군무원 교육계획' 문건을 보면, 좀더 상세한 교육 프로그램이 나온다. 국방부는 이들 군무원들에게 '종북좌익세(력)' 실체에 대해 교육한다면서, 간첩단이나 북한 정권의 지령을 받은 종북단체가 아니라 엉뚱하게도 전교조를 사례로 들었다.
국방부는 '종북좌익세 실체'라는 12일 간의 교육 과정(2012년 7월 12일~23일)에서 '전교조·한총련 활동 실태', '좌익세에 의한 국가위기 사례' 등을 가르쳤다. 이 교육과정에는 군 외부 인사의 초청 강연도 2차례 포함됐는데, 강사는 국정원 '알파팀' 팀장이었던 한국자유연합 대표 김성욱 기자와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 등 대표적인 보수 인사들이었다.
또 이에 앞서 7월 12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된 '안보관' 교육에서는 '안보 불감증 오염 실상' 과목 내용으로 '북한에 이용당한 햇볕정책', 사회 전 분야에 침투한 종북좌파', 6.15, 10.4 선언의 영향' 등을 편성해 놓았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대북정책이었던 햇볕정책이 북한에 이용됐고, 안보 불감증의 원인 또는 결과라는 논리를 교육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 의원은 "구체적인 프로그램 내용을 보면 이들이 '대북심리전'이 아니라 '대남 심리전'을 위해 선발·교육·훈련됐음을 알 수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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