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이철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은 18일 국방위 전체회의에 출석한 송영무 국방장관을 상대로 한 질의에서 '2012년 사이버심리전 작전지침'이라는 문건 내용을 일부 공개하며, 이 문건에 "김관진 당시 장관의 사인이 돼 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2012년 총·대선 때 군이 정치, 선거에 개입한 것의 정점에 김관진 당시 장관이 있었다"며 이 문건이 "그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이 문건의 "장관 지시사항" 항목에는 "C사령부(사이버사령부)는 군 통수권자(대통령) 및 군 지휘부에 대한 음해를 저지한다"는 내용이 있고, 또한 "C심리전은 국가 주요행사에 대비해 한다"고 돼 있다. 이 의원은 "'국가 주요행사'는 2012년 예정된 핵안보정상회의, 총선, 여수 엑스포, 대선 등으로 구체적으로 적시했다"며 "총·대선을 겨냥한 사이버 심리전이라는 것이 적시돼 있다"고 지적했다.
또 문건에는 사이버 심리전 활동과 관련해 "작전 협조는 국방부, 합참, 청와대, 국정원, 기무사, 경찰과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협조한다"는 내용도 있다면서 이 의원은 "사이버 심리전에 청와대와 국정원을 다 동원한다고 적시한 문건이다. 이것이 실체이고, 저번에(국방부 조사 및 검찰 수사)는 축소·은폐 수사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014년 1월 박근혜 정부 당시 군 검찰은 사이버사의 대선 개입 행위에 대한 수사 결과 연제욱·옥도경 전 사령관과 이모 전 심리전단장을 정치관여 혐의로 기소했지만, 김 전 장관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했었고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은 "연제욱·옥도경 사령관만이 아닌 김 장관의 개입과 지시, 청와대 보고와 지휘 여부까지 철저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던 바 있다. (☞관련 기사 : [공소장 전문] 연제욱 靑비서관, 대선개입 보고 받아)
특히 '작전 지침' 문건 외에 이 의원은 '사이버심리전 작전 결과 보고'라는 제목의 다른 문건도 공개했는데, 여기에는 김 장관이 지시한 '심리전'이 국내정치에 깊게 개입돼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도 있다.
이 의원은 "2012년 11월 12일자 '작전결과 보고' 문건에는 '종북 의원이 (국회 예결특위) 계수조정소위에 배정된 것에 대해 여론이 찬성 30%, 반대 70%였으나, '작업' 결과 찬성 2%, 반대 98%로 바뀌었다'고 돼 있다"며 "이게 북한의 위협에 대비한 사이버 심리전 내용일 수 있느냐. 이것은 명백한 증거"라고 강조했다.
당시 구 통합진보당 소속 의원을 계수소위(현 예산조정소위)에 배치해야 하는지에 대해 구 새누리당과 일부 언론에서 문제를 제기했던 일이 있었는데, 여기에 사이버사가 개입해 "작업"을 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또 이 '작전 결과 보고' 문건에 대해 "매일 보고됐고, (수신처 부분에) '장관'이라고 돼 있다. 어느 토요일에(작성된 문건에)는 '오늘 장관 수행은 해군 소령 아무개다'하고 소령 전화번호까지 적어 놨다. 이게 장관에게 보고된 게 아니냐? 삼척동자가 봐도 장관이 지시하고 보고받고 지휘한 게 분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 장관은 이에 대해 지난 8일 '댓글사건 재조사 TF'가 발족된 것을 언급하며 "제가 전체 수사 요원을 30분 동안 국방부 회의실에 모아 놓고 '사명감을 갖고 하라'고 얘기했다"며 "그런 각오로 수사를 시키고 있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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