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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대선의 상수, 박근혜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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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2012년 대선의 상수, 박근혜의 '힘'

[고성국의 '박근혜論']<1>박근혜 '독주'구도 유지될까?

사실상 본선으로 여겨졌던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석패한지 3년여의 시간이 지났지만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여전히 30%대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가장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다. 혹자는 1997년과 2002년 대선에서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후보의 사례를 언급하면서 "대세론은 없다"고 얘기하고, 또다른 이들은 이명박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에 들어 "현직 대통령은 특정인을 대통령으로 만들 수는 없지만 특정인을 대통령이 될 수 없게 할 수는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실제 결과가 어찌될지는 모르지만 박근혜는 2012년 대선을 향해 달리고 있는 현 정치판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다. 이명박 정부의 중간 평가라 할 수 있는 6월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정치권이 빠르게 '대권모드'로 정비되고 있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한국 정치사에서 가장 복잡한 평가를 받을 수 밖에 없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면서 4선 국회의원이자 이미 한번 대권에 도전했던 정치인임에도 불구하고 '정치인 박근혜'에 대한 분석은 의외로 찾아보기 힘들다. '박정희의 딸'이라는 배경에 기반한 열광이 아니면 비난이라는 극단의 논설만 존재한다.

이명박 정부의 탄생으로 정권교체라는 사건을 두번 경험한 한국정치 현실에서 다시 주목받는 논의가 새로운 리더십과 리더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바람직한 리더와 리더십을 논함에 있어 이론적이고 원론적인 차원의 논의도 중요하지만, 개별 정치인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필요하고, 이는 언론이 할 수 밖에 없다고 보여진다. 이런 문제의식에 기반해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의 '박근혜論'을 연재한다. 이후 야권의 대선주자들에 대한 분석도 준비할 계획이다. 고 박사의 '박근혜論'은 주 2회, 총 10회에 걸쳐 실린다. 편집자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직후 한나라당에 역풍이 몰아닥쳤을 때부터 박근혜는 한국정치의 상수가 됐다. 그 후로 박근혜는 가장 응집력 높은 대중 정치인의 길을 걸어왔다. 탄핵역풍에 떠내려갈 위기에 처한 한나라당을 지켜냈고 천막당사를 감행해 '차떼기당'의 이미지를 날려버렸다. 재보궐 선거에서 40:0이라는 굴욕적인 참패를 참여정부에게 안겨준 사람도 박근혜였고 2006년 지방선거를 한나라당의 대승으로 이끈 사람도 박근혜였다.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전은 박근혜를 위한 경선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근혜는 경선을 예측불허의 초접전으로 끌고 가 경선흥행 효과와 예방백신 효과를 극대화시켰고, '아름다운 승복'을 연출해 전당대회를 한나라당의 축제로 마무리했다. 박근혜는 압도적으로 앞서가던 이명박 후보로부터 국정동반자 선언과 함께 도와달라는 간곡한 요청을 받은 유일한 사람이었고 'BBK사건'으로 이명박 후보가 낙마할지도 모른다면서 출마를 강행한 이회창의 손을 끝내 들어주지 않음으로써 '이회창의 반란'을 찻잔 속의 태풍으로 가두고 이명박 압승 구도를 최종적으로 확정지어주었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고 이명박 대통령이라는 현존권력이 군림하는 상황에서도 박근혜의 파워와 영향력은 줄지 않았다. 정부출범 두 달 만에 치러진 선거에서 친이 직계의 거칠 것 없는 '공천학살'에 맞서 친박진영을 구축해 진지를 고수하고, '공천탈락자들의 옹색한 자구책'이라는 세간의 혹평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이름을 당명으로 내건 친박연대와 친박 무소속연대 출마자들을 30여명 가까이 당선시켜 '공천학살'을 무력화시킨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재보궐 선거와 미디어법 파동을 거치면서 박근혜는 비껴서 있되,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만 움직여 꼭 필요한 만큼의 결과를 얻어내는 '절제의 미학'을 보였다. 그런 박근혜가 세종시 국면에서는 그간의 행보와는 전혀 다른 터프한 인파이터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였다.

제대로 된 연설이나 대국민담화 한 번 없이, 그 흔한 인터뷰 한 번 하지 않으면서도 만들어내는 박근혜의 위력적인 파워와 계측하기 어려운 영향력의 비밀은 어디에 있는가?

손학규의 부상…박근혜 '일인독주체제'에 변화 바람 부나?


▲ 지난 9월 8일 열린 '과학대통령 박정희와 리더십' 출판기념회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박수를 치고 있다. ⓒ뉴시스

다음 대통령 선거는 2012년 12월이다. 아직은 2년이나 남은 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2012년이 밝아옴과 동시에 대통령 선거가 시작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2011년부터 모든 정치역학은 2012 대선구도를 중심으로 다시 짜여질 것이 분명하다. 아니 정치역학의 재편은 이미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이명박-박근혜의 8.21 비밀회동 후 범여권 내에서 계파 완화의 움직임이 두드러지면서 박근혜 대세론이 탄력을 받고 있는 양상도 그렇고, 민주당이 손학규를 내세우면서 한나라당의 김문수, 오세훈과 중원 쟁탈전을 벌이기 시작한 양상도 그렇다. 이명박을 중심으로 움직이던 정국이 어느 사이엔가 박근혜, 손학규, 김문수, 유시민, 오세훈 등 차기 주자들을 중심으로 움직이게 된 것이다.

최근 수직 상승하고 있는 손학규의 지지율이 일시적인 '전당대회 효과'에 그칠지 "잃어버린 600만 표"를 되찾아 올 블루칩에 대한 '지속적인 표 쏠림'으로 연결될지 아직은 알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손학규의 부상으로 박근혜 일인독주 체제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손학규와 유시민, 김문수와 오세훈은 수도권과 중간층의 지지를 놓고 밀고 당기는 길항관계에 있다. 박근혜는 이 중원대결로부터 한 걸음 떨어져 있지만 그렇다고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은 아니다. 수도권과 중간층을 둘러싼 경쟁, 이른바 중원쟁탈전이 격화될수록 박근혜의 행보도 빨라질 수밖에 없다. 비록 차이가 많이 나는 2위 싸움이지만 싸움이 있는 한 그 싸움터로부터 너무 주변화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수도권 유권자들과 중간층은 이념지향성보다는 이슈지향성이 강하고 고정성보다는 변동성이 크다. 2007년 대선에서 530여만 표라는 압도적 차이로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만든 사람들도 이들이고 그 불과 몇 달 뒤 광장에서 촛불을 든 사람들도 이들이다. 6.2 지방선거 때 투표장에 '몰려가' 이변을 만들어 낸 사람들도 이들이며 손학규가 틈만 나면 외치는 "잃어버린 600만 표" 또한 이들이다.

바야흐로 중원싸움이 막 시작되었다. 깃발을 먼저 올린 쪽은 민주당이다. 당연하다. 언제든 도전자가 먼저 링에 오르는 법이니까.

2012년 대선은 박근혜와 '반박근혜'의 쟁투

박근혜는 지금의 구도를 잘 유지, 관리해가려 할 것이다. 10.1 청와대 만찬에서 이명박 대통령 정부의 성공과 18대 국회의 성공을 위해 건배한 것은 그런 의지의 표현이다. 반면 여당 내 반박근혜 진영과 야당에게 2011년은 '박근혜 절대 우위 구도'를 흔들어야만 할 절대절명의 승부의 시기가 될 것이다.

만약 2012년 상반기까지도 '박근혜 절대 우위 구도'가 유지된다면 2012 대선의 승부는 사실상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근혜 지지율이 보여주고 있는 높은 응집력이 '마지막 승부'를 앞두고 갑자기 이완될 것도 아니고 2002년의 노무현처럼 들불과 같이 번져갈 휘발성과 확산성을 갖춘 새로운 후보를 또 다시 기대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과연 지키려는 박근혜와 흔들려는 반박근혜 세력 간 쟁투는 우리 정치를 어디로 데려갈 것인가. 다소 이른 느낌이 없지 않은 2010년 말에 2012 대선을 전망하는 평론을 시작하게 된 이유도 이렇듯 예상 밖으로 빨리 움직이기 시작한 대권 주자들의 움직임과 그로 인해 만들어지고 있는 새로운 정치지형을 제대로 읽기 위한 새로운 프레임이 필요하다는 <프레시안>의 문제의식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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