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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는 이인제·정몽준의 길을 걷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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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는 이인제·정몽준의 길을 걷고 있나?

[이충렬의 정권+교체] 안철수 대표의 생문(生門)과 사문(死門)

1. 왜 복귀했을까?

9월 11일 국회에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찬성 145표, 반대 145표로 부결되자 안철수 대표는 '20대 국회의 결정권은 국민의당에 있다'라고 발언했다고 한다. 국민의당은 당론을 정하지 않고 의원 개인의 자유투표에 맡겼다. 그런데도 안철수 대표는 국민의당이 부결의 주체라고 공공연히 주장했다. 그가 진정하고 싶은 말은 '20대 국회는 내가 결정권을 쥐고 있다'였을 것이다.

그는 대선패배와 문준용씨 입사 관련한 증거조작사건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지고 은둔상태였다. 그런데 명분없이 당 대표 선거에 출마를 강행하여 지난 달에 대표직에 복귀하였다. 왜 이렇게 서둘렀을까?

그를 움직이는 첫 번째 동력이 차기 대통령직에 대한 도전의지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지금 국회 내 세력분포로 보면 국민의당 소속 40명의 의원이 캐스팅보트를 완벽하게 장악하는 구도로 되어있다. 그리고 내년 지방선거에 (권력구조까지 포함된) 개헌이 예정되어 있다.

만약 정동영 의원이나 천정배 의원이 대표가 되어 민주당과 더불어 새로운 개헌안을 주도하여 7공화국을 여는 주인공이 된다면 정치인 안철수의 신세는 어떻게 될까? 정당을 자신이 창업한 벤처기업으로 여기는 것으로 보이는 안철수 대표로서는 바지사장들이 창업자의 무덤을 파는 것을 좌시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가 대표가 되었지만, 국민의당 패싱현상은 지속되었다. 지지율 4-5%를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존재감을 상실한 상태였다. 그런데 취임 2주도 안되어 그는 '안철수의 힘'을 내외에 과시했다. 이것이 차기 대통령이 되고자하는 그에게 약이 될까? 독이 될까?

2. 반문연대 VS 새정치

그는 이번에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과 연대하여 문재인 정부에 일격을 가했다. 반문연대의 서막이라 부를만하다. 정치적으로 고립되었던 자유한국당은 쾌재를 부르고 있다.

그가 새누리당계열의 보수세력과 손잡고 반문연대로 나아갈수록 호남민심의 압력을 받는 호남계 의원들과 안철수 대표 직계세력과의 격돌은 불가피해 질 것이다.

그런데 반문연대의 구축이 안철수 대표에게 장기적으로 독이 될 가능성이 많다. 안철수 대표를 전국적인 정치인으로 떠올린 '안철수현상'의 핵심은 새정치(정치개혁)였다. 반문연대를 강화할수록 그는 점점 더 구정치의 일원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반문연대라는 정치적 전선을 통해 세력을 재편하는냐 아니면 새정치라는 가치를 창출하는 정치인이 될 것인가 중에서 그는 선택해야 한다.

3. DJ의 13일 단식투쟁

1990년 10월 제1야당 총재 김대중은 지방자치 전면실시라는 정치적 요구를 걸고 목숨을 건 단식투쟁을 감행하였다. 그의 투쟁으로 5.16쿠데타 이후 중단되었던 지방자치제가 마침내 부활하였다. 민주주의가 제도화되는 결정적 계기중의 하나였다.

지방자치의 실시는 나중에 정권교체의 밑거름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김대중 대통령이 집권하는 데 결정적 업적의 하나로 작용하였다.
지도자의 집요한 개혁의지가 실질적 변화를 이루어낸 중요한 사례의 하나로 기억할만하다. 그리고 후대의 정치인들이 모범적 교훈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4. 정치개혁의 대도(大道)가 생문(生門)이다.

안철수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항하는 야당의 지도자로 우뚝서야 겠다는 강박관념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은 더 이상 안철수 대표의 정치적 경쟁자가 아니다.

차기 집권을 꿈꾸는 안철수 대표는 국민들에게 집권비전을 보이고, 대통령 급에 걸맞는 능력을 입증해 보이고 업적과 성과를 쌓아야 한다.

앞에서도 지적했지만, 정치구조를 완전히 혁신하라는 거대한 민심이 존재하고 있고, 선거구제와 개헌이라는 국가 100년대계의 기틀을 짜야하는 과제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필자가 굳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단식투쟁을 예로 든 것도 안철수 대표가 벤치마킹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안철수현상이 사그러드는 결정적인 계기는 '국회의원을 100명으로 줄이자'는 비현실적인 주장이었다.
새정치가 안되는 핵심원인에는 '승자독식의 소선거구제'가 놓여있다. 지역주의와 색깔론이라는 한국적 현상에 결합된 소선거구제는 한국정치를 병들게 한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안 대표는 여기에 포커스를 맞출 필요가 있다.

개헌으로 가는 길목에 반문연대가 아니라 선거구제 개편을 내건 안철수 대표의 목숨을 건 투쟁을 보고 싶다. 단식투쟁이 필요하다면 그것도 마다하지않길 바란다. 안철수 대표가 가지고 있는 캐스팅보트가 진정 쓰여져야 할 곳이 바로 여기다.

안철수 대표의 선택에 따라 향후 정치구도는 4:1이 될 수도 있고,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다. 선거구제개혁을 주창하는 (국민의당+바른정당+정의당+민주당) : (자유한국당)의 구도로 갈 것인가? 아니면 반문연대 구도로 갈 것인가?

지난 정치사를 보면, 한때 혜성처럼 등장했다가 사라진 많은 정치인들이 있다. 이철승, 박찬종, 이인제, 정몽준 의원 등이 그들이다. 안철수 의원은 다를 것인가? 무엇이 생문(生門)이고 어느 것이 사문(死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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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렬

『박정희 김대중 김일성의 한반도 삼국지』(2015년, 레디앙) 저자. 1957년 출생. 유신시절 민주주의 운동에 평생 헌신할 것을 맹세, 민주화운동·노동운동·정당활동에 참여하고, 김대중·노무현정부에서 미관말직을 지냈다. 2012년 대선이후 당대에 대한 기대를 접고 강화도에 귀촌, 언젠가 이 땅에 사필귀정(事必歸正)의 역사가 꽃피는 날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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