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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미세하게나마 국민의당 지지율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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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미세하게나마 국민의당 지지율 오르고 있다"

당권경쟁 막판 기세싸움…비대위, 대선평가보고서 공개는 다음 지도부로

국민의당 8.27 전당대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당권 주자들 간 막바지 기세 싸움이 치열하다. 안철수 전 대표는 국회 기자회견을 열었고, 이언주·정동영·천정배 의원(이상 기호순)은 각자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안 전 대표를 비판했다.

안 전 대표는 25일 오전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당원 한 분 한 분의 관심과 열기 속에 국민의당 지지율이 아주 미세하게나마 오르고 있다"며 "지금 지지 의사 표명을 유보하며 지켜보고 있는 잠재 지지자들도, 전당대회가 끝나면 아주 빠르게 결집할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 자신의 출마로 국민의당 전당대회가 활기를 띠고 관심을 받고 있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안 전 대표는 "저는 강력한 당의 혁신과 변화를 통해 더욱 빠르게 당의 지지세를 확산시켜, 국민의 사랑을 회복하겠다"고 자신의 승리를 전제로 비전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두렵다고, 겁이 난다고 주저앉아 있으면 아무것도 변화시킬 수 없다. 두렵지 않기 때문에 나서는 것이 아니라, 두렵지만 나서야 하기 때문에 나서는 것이다. 그것이 참된 용기"라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말은 인용해 자신의 출마 적절성 논란을 우회적으로 반박하기도 했다.

DJ의 말을 인용한 것은 이른바 '호남 홀대론'에 대한 항변성이기도 하다. 안 전 대표는 회견에서 "9월 정기국회에서 5.18 특별법 등 관련법이 최우선으로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다당제 정착을 위한 선거제도 개편부터 이뤄내겠다"며 "제왕적 대통령제 폐단을 없애고 국민 기본권과 지방분권을 강화하는 개헌으로 국민이 중심되는 정치의 길을 기필코 열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회견 후 질의응답에서 구체적인 선거제도 개편 복안이 뭔지 묻자 "크게 두 가지 방향이 있다. 중대선거구제와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라며 "그 둘을 어떻게 조화롭게 만들 수 있을지 국회에서 치열하게 논의하겠다"고 원론적 답변을 했다.

다른 당권 주자들은 일제히 안 전 대표에 대해 비판을 제기했다. 이언주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전 대표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참 근면성실하고 아주 신선한 분이셨는데, 그 사이에 많이 좋은 부분들이 퇴색됐다"며 "대선 TV 토론 과정 등에서 보여준 좀 애매모호하고 우유부단한 면 때문에 많은 지지자들이 실망한 상태"라고 꼬집었다.

정동영 의원은 불교방송(BBS) 라디오에 나와 안 전 대표의 단점으로 "현장을 잘 모른다는 점"을 지적하며 "안 전 대표가 말하는 '극중주의'는 5당 체제 속에서 그때 그때 최선을 선택을 한다는 것인데 이것을 다른 말로 하면 기회주의"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안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설에 대해서도 "책임 있는 태도는 아닌 것 같다"며 "본인이 대표가 되면 서울시장 나갈 때 사퇴하겠다(고 했는데) 그러면 4개월 또는 6개월짜리 당 대표를 뽑고 또 비대위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자기 모순이다. 정말 무책임한 정치"라고 비판했다.

천정배 의원도 평화방송(CPBC) 인터뷰에서 "안철수 후보는 서울시장 나가기 위해서 당 대표 나왔다는 것이냐? 그것은 전혀 차원이 다르다"고 비판했다. 천 의원은 안 전 대표가 '1차 투표에서 과반으로 이길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낸 데 대해 "자기 멋대로 해석하는 것"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국민의당 임시 지도부인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사실상 마지막 회의에 이어 박주선 비대위원장의 고별 간담회를 열었다. 박 위원장은 "27일 전당대회 개표 결과에 따라서는 오늘이 마지막 비대위가 될 수도 있고 두 번 정도 비대위를 더 개최할 가능성도 있지만 비대위 의결은 오늘이 마지막"이라며 "며칠 후면 탄생할 새 지도부의 성공을 기원하며 석과불식의 지혜를 발휘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이날 의결을 통해 지난 5.9 대선에 대한 당 자체 평가 보고서의 수용과 공개 여부는 차기 지도부가 결정하도록 넘기기로 결정했다. 대선 평가 보고서는 성격상 대선 후보였던 안철수 전 대표에 대한 비판적 내용이 기술될 수밖에 없고, 그래서 안 전 대표가 당권 후보로 나선 상황에서 보고서를 공개하는 것이 "후보자 간 이해 득실이 있는 경선 운동의 자료로 활용되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박주선 위원장)이라는 이유였다. 박 위원장은 "보고서를 지난 23일 이준한 평가위원장으로부터 밀봉해서 받았다"며 "밀봉한 채로 새로운 지도부에 인계하고 새 지도부가 이 보고서를 공개해줄 것을 비대위 만장일치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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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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