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8.27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데 대해, 당권 도전을 선언했거나 출마를 고려 중인 다른 주자들이 한목소리로 그의 출마를 부적절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3일 국민의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각 주자 측은 안 전 대표가 출마를 선언할 것 같다는 첩보를 전날부터 입수했지만 '설마 정말로 하겠느냐'며 지켜봐 오다가 안 전 대표의 출마가 현실화하자 곤혹스러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정배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국민들께도, 우리 국민의당에도, 안 전 대표 자신에게도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최악의 결정"이라고 직격탄을 쏘았다.
천 의원은 앞서 이날 오전 전북도의회 기자회견에서 "안 전 대표가 당권에 도전해도 완주하겠다"며 "완주 그 이상을 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천 의원은 '그 이상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때가 되면 밝히겠다"고만 답했다.
정동영 의원도 입장을 내어 "안 전 대표가 우려와 걱정 속에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고 간접 비판하며 단 "개인의 결단에 대한 판단은 당원과 국민의 몫"이라고 했다.
정 의원은 "지금 당의 시급한 과제는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라며 "당의 분열을 막고 당원과 함께 정당 민주주의의 기틀을 다지겠다"고 했다.
이날 오후 한때, 안 전 대표의 출마 선언 때문에 다른 당권 주 측에서 탈당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소문이 일부 돌기도 했으나 정 의원 측과 천 의원 측은 모두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해 온 김한길 전 대표 측도 안 전 대표의 출마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김 전 대표 측은 "제3세력의 가치와 정체성을 제대로 확립하는 전당대회가 돼야 할 텐데, 걱정이 크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권 주자들 외에도, 안 전 대표의 출마를 만류해 온 이들 역시 우려를 나타냈다. 박지원 전 대표는 "저는 안 전 대표의 출마를 마지막 순간까지 간곡히 만류했고 절대 다수의 의원들과 많은 분들도 반대했다"며 "안 전 대표가 비록 출마선언을 했지만 아직도 후보 등록일인 10일까지는 다시 생각할 기회가 되리라 믿는다. 창업자가 솔로몬의 지혜로 당을 구해야 한다"고 출마 재고를 촉구하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당 일부에서는 혼란, 분열의 소리도 나오지만 창당 후 지금까지의 난관을 극복하듯 수습해야 한다"며 "안 전 대표의 이번 출마 과정에서 충정과 우려, 특히 창업자로서의 애당심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분열 운운은 금물"면서 이같이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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