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1년이면 MBC 복구할 수 있습니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1년이면 MBC 복구할 수 있습니다"

[KBS‧MBC 피해자 증언대회] ⑧ MBC의 노조탄압 증언

'KBS·MBC 정상화 시민행동'은 지난 7월 2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KBS·MBC 피해자 증언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지난 9년여간 KBS와 MBC의 의제 왜곡, 편파보도, 무(無)보도로 인해 큰 피해를 당한 당사자들의 생생한 증언이 있었습니다. 이 피해는 특정 단체나 집단에 대한 피해를 입힌 것이 아니라, 우리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것입니다. 이에 'KBS·MBC 피해자 증언대회'에 참석한 9명의 언론 피해 증언을, 당사자의 동의를 구해 기고문 형식으로 연재합니다.

▲ 2012년 문화방송 장기 파업 당시 MBC 사옥 안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는 노조 조합원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제가 여기 나와 달라고 요청을 받았을 때 MBC의 노동 탄압을 증언해달라고 하셨는데, 먼저 사과와 반성을 많이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공영방송이 박근혜 정권과 공범이었다고 말씀하셨는데, 100퍼센트 동감합니다. 그렇다면 상황이 왜 이렇게 됐느냐, 이걸 따져보면 결국 노동 탄압과 다 연결이 됩니다.

2012년 파업 이후 남은 건 '대량 징계'와 '일베'뿐이었다

2012년에 저희가 어떻게 해보려고 170일을 싸웠는데, 졌습니다. 저희도 부끄럽습니다만, 이기기가 굉장히 힘든 싸움이었습니다. 18대 대선이 다가오는 시점이었기 때문에, 저희는 정치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을 많이 우려했고요. 결정적으로 정말 멍청하게도 박근혜 당시 대통령 후보의 양심을 저희가 믿었습니다. 박근혜 후보 측에서 저희한테 사인을 많이 보냈습니다. 자기가 대통령이 되면 그래도 MBC는 정상화하겠다고 했고, 저희도 어떻게 해결되지 않겠냐라는 안일한 생각을 했습니다. 당시에 또 올림픽을 앞둔 상황이라서 파업이 계속되면 국민들이 부정적으로 볼 수 있다는 부담도 있었고요. 이렇게 여러 가지 고민 끝에 저희가 싸움을 접고 결국 패배의 길로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이후로 해고 10명에, 정직이 80여 명, 부당전보 99명, 아나운서는 11명이 퇴사를 하고, PD가 20명이 나가고, 기자들이 100명이 보도국에서 쫓겨나서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분들의 증언을 듣기 전에 함께 봤던 MBC 보도들에 기자들이 나오지만, 그분들은 제 후배가 아닙니다. 제가 가르친 후배가 한 명도 없습니다. 이름도 모르는 분들이 저런 보도를 하고 있는 겁니다.

물론 맨 처음에 나왔던 세월호 보도를 한 박 모 기자(박상후 당시 전국부장)는 제 1년 후배인데, 저는 그 친구를 기자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예전부터 '일간베스트(일베)'를 보던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또 김 모 기자(김세의 기자)도 아까 잠깐 거론됐는데, 이 사람은 '일베'와 직접 거래를 하는 그런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MBC를 장악하게 되고 노조까지 만들어서 경력 기자들을 다 끌어들였습니다. 이런 상황을 뒤에서 다 조종하는 경영진이 바로 안광한 전 사장과 같은 사람들입니다.

사장이 바뀌면 MBC 복구는 시간문제

▲ MBC의 노조탄압 관련 증언 중인 박성제 MBC 해직 기자. ⓒ민언련
참 드릴 말씀이 없지만, 제가 가슴 아픈 말 중 하나가 '왜 너희는 10년 동안 가만히 있다가 이제 와서 정권 바뀌니까 도와달라고 하냐?'는 겁니다. 물론 할 말이 없습니다. 저희가 그동안 졌기 때문에 패잔병들이 무슨 말씀을 드리겠습니까. 근본적으로 저희가 졌기 때문에 이런 사태가 발생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가 항상 시민들 만나면 드리는 말씀이 하나 있습니다. 지금 JTBC가 많은 칭찬을 받고 있는데, 사실 JTBC의 보도는 손석희 사장이 가기 전에는 종편 중에서도 평균 이하였습니다. 유명한 리포트, 기자가 토끼를 인터뷰하는 그런 보도도 있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손 사장이 들어가고 딱 2년 만에 최고의 방송이 됐습니다. 저는 그렇게 될 줄 알았어요. 왜냐하면, '손석희'라는 사람이 그런 리더십을 가지고 있는 분이거든요.


또 지금 라디오에서 큰 활약을 하고 있는 TBS 정찬형 사장 역시 MBC 선배입니다. MBC라디오의 전성기를 만들었던 분입니다. 또 있습니다. <뉴스타파> 역시 언론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뉴스타파>에도 MBC 출신 최승호 PD가 있죠.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훌륭한 언론인이 사장으로 선임되고, 해직 언론인들과 쫓겨났던 기자, PD들이 복귀하면 6개월, 또는 1년이면 MBC를 복구할 수 있다는 겁니다.

시민과 함께 언론 부역자 끌어내리겠다

문제는 그 사장을 바꾸는 방법이 저희 힘만으로는 쉽지가 않다는 겁니다. 그래서 지금 이렇게 다 모여서 저희 응원해주시고 하는 거라고 믿습니다. 절대로 저희가 청와대나 정치권에 기대지 않겠습니다. 시민들과 함께, 저희 손으로 끌어내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선 PD들도 최근 제작거부에 돌입했고, 해직 기자들도 당장에라도 달려가서 김장겸 사장 끌어내릴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특별근로감독 결과도 곧 나올 것이고 검찰 수사 결과를 봐야 하는 사안들도 많습니다. 몇 단계 남아있지만, 조만간 저희가 국민들에게 사죄하고 오늘 이 자리에서 피해를 증언하신 분들에게 속죄할 수 있는 그런 길이 열릴 것이라 확신합니다. 저희 열심히 싸우겠습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