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언론의 소송 남발, 그러나 한 번도 진 적 없다
방금 보신 MBC와의 소송 사건은 나름 언론계에서 많이 회자가 되었던 겁니다. 정윤회 씨가 MBC 안광한 사장과 독대했다는 내용의 보도였습니다. TV조선의 첫 보도 당시에는 안 사장의 실명을 공개하지 않았죠. 그래서 저희가 취재를 통해 실명을 공개했습니다. MBC에서 보도가 저렇게 나가고 '성향이 다른 TV조선과 <미디어오늘>이 좌우합작을 했다'는 말씀을 주변에서 많이 하셨죠. 그 정도로 지금 MBC의 상태는 심각합니다. '정상이냐, 비정상이냐'라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저 보도가 나온 뒤 TV조선은 정윤회 씨 인터뷰를 통해 '안광한 사장을 만났다'는 정 씨의 증언을 이끌어냈죠. 그러자 MBC 쪽에서 소송 얘기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비단 이 사건만이 아니라, 지금 MBC가 매체 전문 언론을 상대로 벌이고 있는 소송은 손가락으로 세기 어려울 정도로 많습니다. 저 같은 경우만 해도, KBS‧MBC‧연합뉴스 등 공영언론이 제기한 민형사 소송을 다 합칠 경우 10건 정도 됩니다. 그런데 한 번도 진 적이 없습니다. 문제는 소송을 남발하면, 아무리 강심장을 갖고 있는 기자들도 굉장히 귀찮거든요. 검찰과 경찰에 불려가야 하고, 재판은 재판대로 받아야 합니다. 법적 쟁점도 준비해야 하니까 취재할 시간도 부족합니다. MBC와의 소송은 부담이 됩니다. 한 기자에게 소송이 많이 걸리면, 잠시 다른 기자가 MBC를 맡게 되거든요. 그런데 그 기자가 또 소송이 걸리면서 악순환이 반복되는 상황입니다.
MBC와 KBS의 '승소 못 하는 소송', 비판 기자 입 막으려는 것
이런 것에 비춰보면, MBC는 비판과 비난, 모욕 이런 것에 대해 경계가 없는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MBC가 남발하는 소송은 승소를 위한 것이 결단코 아니라는 점입니다. 지금 판판이 다 지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노조와 언론사 등을 상대로 한 소송의 비용도 무려 48억 정도 수준입니다. 만약 MBC가 개인 재산이었다면 절대 이렇게 안 하겠죠. MBC가 공공재임에도 불구하고 사적으로 악용하고 있는 전형적인 사례가 소송이라 할 수 있습니다. MBC가 소송을 하는 이유는 MBC를 취재하거나 비판하려는 사람들을 압박하기 위함입니다. 실제 많은 매체 전문 기자들이 소송에 시달리면서 회사를 떠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희 같은 경우에도 여성 기자 한 분이 김장겸 MBC 사장이 보도국에 계실 때 찾아가서 취재 요청을 했는데 무단 침입으로 형사 고소까지 당했습니다. 실제 판결에서도 일부 인정이 돼서 전과 기록이 생겼고 회사를 떠났습니다. 단지 기자들을 괴롭히기 위해서 MBC라는 공공재를 악용하는, 악랄한 행태를 벌이고 있는 겁니다.
KBS도 크게 다르지 않아요. KBS 보도국 간부들이 사조직을 만든 게 하나 있습니다. 지금은 활동을 거의 안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정상화 모임'이라고 해서 KBS 기자협회를 정상화하겠다는 목적으로 간부를 포함해서 기자 100여 명이 만든 조직입니다. 이 간부들도 MBC처럼 부당한 소송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폐지된 프로그램 중에
원천봉쇄 당한 MBC 관련 취재, 지지세력 있다는 믿음 깨야
최근 상황을 하나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MBC 김민식 PD와 관련한 현장 취재도 다 막고 통제하고 있습니다. 언론사 기자들의 취재를 아예 원천봉쇄하고 있는 겁니다. 그게 바로 MBC입니다.
일상적으로 MBC 간부들이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를 방문할 때 취재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거든요. 직접 물어볼 수 있는 기회니까요. 그런데 직접 다가가서 질문을 하려고 하면 원천적으로 봉쇄해서 쫓아내거나, 아니면 아예 질문도 못 하게 해요. 오히려 그림을 만들어주죠. 김민식 PD가 지금 징계 위기에 놓인 상황 속에서 자신의 소명 시간, 인사위 소명 시간을 활용하면서 시민들의 주목을 받고 지지를 얻고 있는데, 그걸 취재하려는 기자들은 MBC 로비조차 들어갈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최근 기획본부장이 되신 최기화 전 보도국장 같은 경우에는 기자한테 "X새끼야!" 이렇게 욕설을 하기도 했습니다. 취재 중에 전화를 드리면 욕설을 하고, 그래서 '욕설 국장'이라는 별명이 붙었죠. <미디어오늘>을 '미디어 오물'이라고 부르고, <한겨레> 기자 같은 경우에는 '한걸레'라면서 '일베' 용어를 일상적으로 내뱉기도 합니다. 그런 인식을 드러내는 것에 전혀 거리낌도, 부끄러움도 없습니다. 그게 MBC의 현주소입니다.
'이들이 이렇게 막 나갈 수 있는 건 어떤 이유일까. 그리고 새 정권이 출범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노동자들을 탄압하는 이유가 뭘까. 보다 더 강하게 대응하고 있는 이유가 뭘까' 생각을 해보면, 여전히 자신들을 지지하고 있는 한 줌의 세력이 있다고 믿고 있는 것 같아요. 실제로 상암동에서는 적지 않게 태극기 집회가 여전히 열리고 있습니다. 그들은 MBC를 응원합니다. 시민들을 두려워하지 않는 언론 권력입니다. 인적 청산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지금의 김장겸 MBC 사장이고,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이고, 고대영 KBS 사장, 이인호 KBS 이사장입니다. KBS, MBC 안 본다고 그냥 외면하면 지금보다 더 날뛸 겁니다. 엄밀하게 감시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