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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군사훈련 중단하면 핵‧미사일 실험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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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군사훈련 중단하면 핵‧미사일 실험 중단"

중국 '쌍중단' 및 문정인 워싱턴 발언에 호응

북한이 미국이 대규모 군사훈련을 중단하면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계춘영 인도 주재 북한대사는 20일(현지 시각) 인도 방송 위온과 가진 인터뷰에서 "일정한 상황이 되면 핵과 미사일 실험의 동결 조건을 논의할 의사가 있다"면서 미국의 군사훈련을 꼽았다.

계 대사는 "예를 들어 미국이 잠정적이든 영구적이든 대규모 군사 훈련을 완전히 중단한다면 우리 또한 (핵과 미사일) 실험을 잠정적으로 중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들의 요구 조건이 충족된다면 무기 실험 유예 조건을 협상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과 대화는 "언제든 전제조건 없이" 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계 대사는 자신들의 핵 무기 보유는 미국으로부터 체제를 보호하기 위한 수단임을 강조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여전히 자신들을 위협하고 있다며 "군사적 수단과 대화를 모두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 전쟁이 또다시 일어난다면 핵 전쟁이 될 것이라며 "어떤 비용을 치러서라도 또 전쟁이 일어나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계 대사의 주장은 지난 2015년 1월 북한이 미국에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하면 자신들도 핵 실험을 임시적으로 중단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것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중국이 지난 3월 제안한 쌍중단(雙中斷, 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과도 일맥상통한다.

한미 군사훈련 축소와 핵‧미사일 실험 중단이라는 쌍방적 조치를 통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자는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의 주장에 일정 부분 호응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통일부 당국자는 22일 기자들과 만나 "(발언의) 맥락을 보고 이해해야 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봐야한다"며 "중국의 쌍중단과도 유사하긴 한데 조건이나 표현이 약간 다르기 때문에 분석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북한은 다만 21일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은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기자와 문답형식의 입장 발표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6.15 남북정상선언 17주년 기념사에서 북핵과 미사일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것과 관련, "터무니 없는 시비질"이라고 비난했다.

조평통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국제사회와 강력한 공조로 북을 압박하고 제재해야 한다는 등 우리의 핵 무력 강화 조치를 걸고 드는 못된 소리를 내뱉고 있다"면서 "대화를 하겠다고 하면서도 상대를 '도발자'로 매도하고 '국제적인 제재 압박 공조'를 떠들어대는 것은 사실상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평통 대변인은 "지금 북남관계는 서로 선의를 가지고 마주 앉아도 제대로 풀 수 있겠는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최악의 상태"라며 "남조선 당국자는 상대를 자극하는 무모하고 어리석기 그지없는 언동을 그만두고 북남 관계에 임하는 자세부터 바로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과 중국은 21일(현지 시각) 미국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 중국 양제츠(杨洁篪) 외교담당 국무위원, 팡펑후이(房峰輝) 인민해방군 총참모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외교‧안보 대화를 열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대상에 오른 기업들과 자국의 기업 간 사업 거래를 금지하는 조치를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틸러슨 장관은 회담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북한 정권에 지금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의 경제적‧외교적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면서 "안보리 해법을 전적으로 충실히 이행하도록 노력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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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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