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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망해가는 보수 바꾸고 싶어서 미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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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유승민 "망해가는 보수 바꾸고 싶어서 미치겠다"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 북콘서트서…"세월호도 천안함처럼 아파하는 보수"

지난 19대 대선에서 바른정당 후보로 출마했던 유승민 의원은 10일 "저는 지금도 보수를 바꾸고 싶어서 미치겠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이날 지난 대선을 앞두고 출간한 책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 북콘서트에서 참가자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 이같이 말했다.

유 의원은 서울 강남에 위치안 '최인아 책방'에서 연 이 북콘서트에서 정치 생활을 해 온 17여년 동안 지난 2~3년이 "가장 힘들었지만 그럼에도 제가 만들고 싶었던 세상을 의지를 가지고 용기를 가지고 끝까지 매달리는 사람이 없으면 그걸 누가 만들어줄 거냐는 생각으로 현장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100여 명의 참가자 앞에서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를 쓰게 된 계기와 대선 출마와 완주를 하게 된 과정 등을 담담한 어조로 설명하며 "어려울 때마다, 이렇게 하는 게 나한테 이득이 되고 저렇게 하는 게 나한테 손해가 되다는 식으로 계산이 복잡해질 때마다'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 스스로 물어봤다. 100% 만족할 만한 답은 못 찾아도 답을 찾아가며 선택해 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유 의원은 "정치를 하는 사람은 자신이 뜻이 있으면 손을 들고 도전해야 한다고 저는 믿는다"며 그런 마음으로 정치권에 들어왔고 2011년 한나라당 전당대회에 출마했으며 2015년 원내대표 경선에도 출마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특히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다'라고 해 정치권 최대 논란이 됐던 2015년 4월 원내대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던 때를 언급하며 "그 연설이 저한테는 굉장히 의미가 있는 연설이었다. 제가 생각하는 보수의 새로운 방향을 다 녹여내려고 했다"고 했다.

이어 당시 연설의 도입부가 세월호 인양을 시급히 해야 한다는 내용이었음을 다시금 짚으며 "세월호를 말하면 보수에서 자꾸 색안경 끼고 본다"며 "그러나 제가 생각하는 보수는 세월호 사건에 대해서도 연평 해전이나 천안함, 연평도 피격사건, 화재 진압 도중 돌아가신 소방관 분들, 이런 제복을 입은 분들의 희생과 똑같이 아파하고 슬퍼할 줄 아는 보수"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당시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이 "제 연설을 듣고 저에게 '예산이 1500억이 든다지만 인양을 꼭 좀 해달라'고 부탁했다"며 "저도 원내대표가 되자마자 인양을 요구했는데 그러나 총리도 장관도 청와대 수석들도 이상하게 세월호 인양 얘기만 하면 대답을 안 하고 침묵만 했다. 청와대 안에서는 세월호의 'ㅅ' 자도 금기인 것이었다"고 전했다.

유 의원은 그해 6월 박 대통령이 유 의원을 겨냥해 '배신의 정치를 심판해 달라'고 말하고 급기야는 원내대표직에서 쫓겨나다시피 한 것과 관련해서는 "제가 도전을 해서 그 중요한 자리(원내대표)에 가서 정치적으로 무엇인가를 해보려고 했는데 그것이 5개월 1주일 만에 좌절된 것이 너무나 허탈하고 아쉽더라"라며 "제가 이뤄놓은 게 너무 초라해서 물러나면서 굉장히 부끄러웠다"고 회고했다.

유 의원은 그 전후의 약 2~3년이 지난 정치 생활 17여년 중 "가장 어려운 시기"였다고 말했다. 그는 "그 후로 공천을 못 받고 제 공천 때문에 난리가 났고, 저와 가깝다는 이유로 동료 의원들이 공천 학살을 당했다"며 그럼에도 "제 자리를 떠나지 않은 이유는 제가 만들고 싶었던 일, 제가 만들고 싶었던 세상을 의지를 가지고 용기를 가지고 끝까지 매달리는 사람이 없으면 그걸 누가 만들어줄 거냐는 생각 때문이다. 그 생각으로 이번 대선에도 도전했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잘 하면 자유한국당 무너지는 건 시간 문제"

유 의원은 이어 "나는 태생적으로 보수라고 생각했다"며 "진보를 어떻게 바꿀 것이냐는 진보에 좋은 분들이 많이 열심히 하고 있는 거 같고, 제가 늘 하는 생각은 제 눈 앞에 바로 보이는 이 운동장(보수)을 어떻게 바꿀까였다. 저한테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러운 질문이 '보수를 어떻게 바꿀 것이냐'인 것 같다"고 했다.

유 의원은 "저는 지금도 보수를 바꾸고 싶어서 정말 미치겠다"며 "보수 정치인 중에 보수의 혁명적 변화를 원하는 사람들이 몇 명이든 뜻을 가지고 뭉쳐서 그 일을 꼭 해야 한다. (보수 개혁의) 실패를 거듭하다 보니 이 확실을 더욱 가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유 의원은 "지금 바른정당은 국회의원 20명밖에 안 되는 작은 당이지만, 바른정당에서 보수의 혁명적 변화를 이룰 수 있다면 자유한국당이 무너지고 바른정당이 성공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어렵고 힘들어서 포기하면 저 자유한국당식 보수, 박근혜·이명박식 보수가 계속 가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새로운 보수가 담지해야 할 핵심적인 가치로 유 의원은 자신의 책에서도 강조한 '공화주의'를 이날 긴 시간을 들여 설명하고 강조하기도 했다. 유 의원은 "공화주의라는 게 저한테는 굉장히 매력적"이라면서 "민주주의는 국민이 주인이란 개념으로 절차적이고 방법론적인 것에 중심을 둔다면 공화주의라는 개념 안에는 자유 평등 법치 시민의특성, 정치참여 이런 것들이 포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금 이렇게 천박하고 부패하는 빌빌거리는 보수가 바뀌어서 이 공화주의(를 제대로 지향하는 사회), 공화국을 꼭 만들어봤으면 좋겠다는 게 제 나름대로는 정치를 하는 이유다"라며 "공화란 단어가 1960년대 공화당이나 북한의 공화국이란 말로 오염되어 있지만, 그 단어 자체엔 엄청난 이상향이 있다고 본다"고 거듭 설명했다.

이날 북콘서트에 참여한 100여명의 청중들은 유 의원의 말이 끝난 후 다종다양한 질문을 쏟아냈다. 그 중 한 참가자는 '대선 투표일에 출구조사를 보고 난 직후 어떤 기분이 들었냐'고 물었고, 유 의원은 "실망했죠 뭐…. 일단 당에 미안하고"라고 웃으면서도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고 나서 제가 승복 발표를 한 밤 11시 사이에 저한테 유권자들이 주신 6.8%의 의미가 뭐냐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저를 찍으면 문재인이 될 거 같아서 홍준표 찍은 표도 있다고 하고, 저를 찍으면 홍준표가 될 거 같아서 문재인을 찍었다는 표도 있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저를 찍어주신 분들은 자기 표가 사표가 될 걸 알면서도 저를 찍어주셨다"는 점을 깊게 새겼다고 설명했다.

유 의원은 "작은 정당에서 선거를 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힘들더라"라고 솔직히 말하며 "돌이켜 보면 지난 1년 결국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하고 그 이후로 어쩔 수 없이 당이 깨지고 탈당을 하고 작은 당 후보로 나와서 뛴 부분이 제일 힘들었다. 그러나 그건 제가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또 이런 어려운 조건에서 "6.8%라는 득표율이 나온 것은 희망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어쩌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우리가 참패하고 총선에서 참패할 지도 모르겠다. 저는 대구에서 4선을 했는데 지금 대구에서 제일 어렵다. 그러나 그 어려움은 저희가 피한다고 사라지는 게 아니고 정면으로 마주치고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계속 이야기하고 그러면 어느 순간 저는 (기존 보수층 유권자들도) 돌아설 수 있다고 본다"고 희망했다.

유 의원은 대선 막바지에 눈에 띄게 바른정당에 입당한 사람들이 많았던 점을 거론하며 "저는 이 분들이 정말로 감사하고 정말로 무섭다"면서 "우리가 조금만 잘못하면 탈당하실 것 같다. 보수가 이전과 같은 낡은 보수 정치를 버리고 대한민국이 보수 진보 양날개로 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탈당한 이 분들을 보며 저는 희망을 품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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