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문 3자 단일화' 추진을 결정한 바른정당의 주호영 원내대표 겸 공동선대위원장은 25일 "김무성 공동선대원장과 제가 함께 양당(자유한국당·국민의당)에 책임 있는 분들과 절차를 논의하는 과정을 적극 밟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후보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 대해 자유한국당과 "이념과 정체성이 다르다"며 단일화 대상에서 배제했고, 국민의당의 박지원 대표 또한 "그 집(바른정당) 일은 우리가 상관할 필요가 없다"며 단일화 가능성에 선을 그었음에도 주 원내대표는 이같이 밝혔다.
한국당의 홍준표 후보는 바른정당이 주장한 3자 단일화와는 모양새가 완전히 다른 '보수 후보 4자 단일화'를 제안해놓은 상황이다.
여기서 4자는 홍 후보와 새누리당 조원진 후보, 통일한국당 남재준 후보, 바른정당의 유 후보를 말하는 것으로, 홍-조-남 후보 간 3자 단일화를 우선 추진하고 그 후에 유 후보와 연대를 논의하는 단계적 단일화 방식도 거론되고 있다.
이처럼 바른정당이 연대를 제안한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은 3자 단일화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주 원내대표는 "각 당이 문재인 집권은 안 된다고 하니 그 큰 목표에 동의한다면 차이를 극복할 방법이 있을 것 같다"는 희망적 태도를 보였다.
주 원내대표는 협상 대상이 될 상대당의 '책임 있는 사람'은 누구냐는 질문에는 "각 당의 선대위원장이나 원내대표"를 생각하고 있다고 하며 이튿날(26일) 오후 4시 범시민사회단체연합이 주최하는 '3당 중도-보수 대통령 후보 단일화를 위한 시민사회 원탁회의'가 단일화 협상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도 했다.
주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이나 국민의당 어느 한 쪽과만 연대하는 양자 단일화, 그리고 어느 한 쪽과 단일화를 한 후 나머지 당과 추가로 연대 논의를 하는 단계적 단일화 모두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 역시 전날에 이어 재차 강조했다.
한편, 유 후보는 당 지도부의 이 같은 일방 행보에도 예정했던 선거 운동 일정을 수행하며 완주 의지를 몸으로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에는 여성계 연대 기구가 주최한 성평등 정책 간담회에 참석해 "돼지 흥분제는 먹이는 강간 미수 공범이 대통령 후보로 나오는 세상"이라며 홍 후보를 공격하기도 했다.
바른정당 김무성계 의원들이 주도가 되어 전날 결정한 '3자 단일화' 추진은 실패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 '반문'이란 정서 하나로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협상안이 나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국민의당 김유정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주 원내대표 기자회견 직후 박지원 대표가 오전에 밝혔듯 "바른정당의 단일화 제안은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출입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로 보냈다.
다만 3자 단일화가 여의치 않아질 경우 바른정당 내에서 '문재인 집권 저지'를 이유로 단일화 주장을 했던 이들을 중심으로 '유승민 사퇴론'이 급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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