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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문연대'라는 극우 언론의 악마의 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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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문연대'라는 극우 언론의 악마의 속삭임

[이충렬의 정권+교체] 프레임을 바로 세우자: 장미대선이 아니라 촛불대선이다.

3월 10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파면으로 조기 대선의 막이 올랐다. 민주당의 문재인, 국민의당의 안철수, 바른정당의 유승민,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그리고 정의당의 심상정 후보 중 한 명이 5월 9일 차기 대통령이 될 것이다.

치열한 경쟁을 반영하듯 그 어느 때보다 가짜 뉴스가 범람하고 있다. 그와 더불어 가짜 프레임도 갖가지 형태로 국민의 시선과 판단을 흐리고 있다. 가짜 뉴스의 경우는 필요하면 법적 조치가 가능하지만 가짜 프레임의 경우는 처벌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그 해독이 훨씬 심각하다.

한국정치에서 극우 언론이 대선의 기획조정자로 직접 나선 역사는 매우 오래된다. 대표적이라 할 조선일보의 경우, 기사, 사설, 기명칼럼, 특집기사 등 다양한 편집 방식을 사용하여, 대선에서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또는 비토를 행사하면서 막강한 플레이어로서 활약해왔다. 이번에는 그 주제가 반(反)문재인연합을 통한 후보단일화다.

조선일보를 필두로 하는 극우 언론과 종편, 그리고 새누리당 계열은 반문재인연합의 성사에 목을 매고 정권교체를 저지하고자 한다.

작년 가을 이래 이들의 행태를 보면, 개헌을 고리로 반문연대를 추진해왔고, 또한 끊임없이 여론조작에 가까운 조사를 통해 문재인 대항마를 만들고자 했다. 그런데 이제 개헌카드는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고, 남은 것은 반문후보단일화 카드만 남았다.

반문연대라는 기득권세력의 정치공학적 정권연장 시나리오에 치명적 타격을 가한 것은 촛불항쟁이었다. 촛불항쟁은 박근혜정부에 대한 탄핵을 거쳐 기득권 세력 전체에 대한 전면적 청산을 요구하는 기폭제로 발전했다.

촛불항쟁으로 인해 대통령이 파면되고, 5월 9일의 조기대선이 치러지게 되었다. 당연히 이번 조기대선은 촛불대선으로 불러 마땅하다. 그런데 대다수 언론이 장미대선이라고 부른다. 이는 본질을 호도하는 명칭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장미가 이번 대선과 무슨 상관인가?

촛불항쟁의 힘으로 국정을 농단한 박근혜를 파면하고 치러지는 이번 대선은 이러한 국정농단이 가능토록 한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적폐를 청산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라는 촛불정신의 완성을 목표로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 점에서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은 '정권교체'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권교체가 자신들의 기득권에 위협이라고 생각하는 세력들은 정권교체를 막기위해 온갖 가짜 프레임을 계속 생산하고 있다.

언론은 지금부터라도 이번 대선을 '촛불대선'으로 불러야 할 것이다. 이름이 시대정신의 절반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통합이나 화합, 대연정과 같은 담론도 가짜 프레임이기는 마찬가지다. 지금 우리가 처한 시대상황은 어떤가? 한국 경제는 기존의 성장패러다임이 붕괴하고 있다. 사회 전반을 새롭게 디자인하라는 요구가 폭발하고 있다. 시대정신은 새 판을 짜라는 개혁이지만, 개혁에 결사저항할 기득권 세력의 힘은 막강하다.
이들이 언필칭 통합과 화합을 말하고 연합과 연대를 말하는 것은 결국 개혁을 포기하라는 말과 같은 것이다.

이런 점에서 기득권 세력과 결탁한 불량 보수세력들은 정권교체 세력을 종북세력이나 불안한 세력으로 끊임없이 매도할 것이다.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수다.

정권교체의 기준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기득권 세력의 저항을 뚫고 개혁을 추진할 정부인가 아니면 기득권 세력과 손잡는 정부인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최근 극우언론과 기득권 세력은 안철수 후보에 대한 작위적인 띄우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집권 의지에 불타는 안철수 후보에게 악마의 속삭임으로 유혹하고 있다. 호남표에 보수표만 당기면 당신이 될 수 있다. 선거의 선악과를 따먹어 보라고 권한다. 친박이 궤멸하고 범보수표가 방황하는 것을 기화로 끊임없이 반문재인연합이라는 미끼를 던진다.

이런 점에서 안철수 의원이 이번 대선이 '안철수와 문재인의 1:1 대결'이라고 희망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 선거공학적 필요성은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그 밑바탕에 혹여라도 새누리당 계열과의 후보단일화나 연대가 전제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현재까지 안철수 의원은 적폐 세력과의 연대는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끝까지 선명한 노선으로 정정당당하게 임하길 바란다. 새누리당계열은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 합당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 이들이 심판을 모면하도록 협력하는 세력은 거꾸로 자신들이 국민의 심판을 피하지 못할 것이다.

다시한번 간단히 정리해보자 (1)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은 정권교체다. (2) 새누리당 계열은 국민의 엄중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 이들이 선거의 캐스팅보터가 되어서는 안된다. (3) 정권교체를 원하는 세력은 자신의 비전과 정책 그리고 준비 상태를 기준으로 선택을 받아야 한다. (4) 민주당과 국민의당 그리고 정의당은 개혁을 위한 대협력이라는 국민적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 투표 전이면 더욱 좋고 선거 후에라도 공동정부를 구성하겠다는 프로그램을 가져야 한다.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은 60년대 서독에서 여야의 정당이 대연정을 한 때와는 다르다. 국난을 극복하는 방식은 그때그때의 시대 상황과 맥락이 맞아야 한다. 지금과 굳이 유사한 역사적 사례를 찾는다면 대공황이라는 파멸 속에서 무너져가는 미국 사회를 바로 세우기 위해 기득권세력과의 전면전을 선언한 '프랭크린 D. 루즈벨트 대통령의 뉴딜 시대'를 꼽을 수 있다.

루즈벨트는 반대 세력으로부터 '공산주의자" 또는 '빨갱이'라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독점 자본을 해체하고 노동자와 중산층을 위한 사회 개혁에 나섰다. 그는 노변정담이라는 라디오 연설을 통해 국민과의 소통에 성공하여, 국민의 강력한 지지를 조직했고 그 힘으로 기득권 세력의 저항을 뚫고 새로운 미국을 건설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개혁으로 정면승부하겠다는 이러한 정신이다. 차기 정부는 개혁에 대한 국민적 합의와 지지를 바탕으로 지난 60년간 우리 사회를 왜곡시켜온 박정희 패러다임을 전면적으로 해체하고 민주공화적 질서를 뿌리내려야 한다. 마치 루즈밸트가 독점 자본의 시대를 종식시켰듯이.

루즈벨트 대통령의 취임사는 우리에게 좋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입니다. 전진해야 할 때 이유도 없고 명분도 없는 공포가 우리를 마비시키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어려움을 극복할 것이며 소생해 번영을 이룩할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직하고 용기있는 지도력이 필요합니다. (중략) 실용적이며 현실적 정책을 가장 먼저 실행에 옮길 것입니다 국가가 사업을 펼치고 자원 개발을 하며 국민들을 고용하겠습니다. 우리는 우리 민주주의에 대한 미래를 믿고 있습니다. (중략)"

현대사를 수놓은 시민항쟁-광주항쟁과 6월항쟁, 그리고 2017년의 촛불항쟁-의 긴 역사적 여정이 이제 클라이막스에 오르고 있다. 촛불과 대선을 분리코자하는 그들의 이간책에 말려들어서는 안된다. 이번 대선의 승리는 민주주의 혁명을 완성하는 디딤돌이 될 것이다.

한국 사회의 헤게모니가 박정희-박근혜로 이어지는 군부독재 잔재로부터 민주공화국의 이념이 꿏피는 나라로 바뀌어야 한다. 남북 대결보다는 남북 화해, 재벌 왕국보다는 중소기업과 서민이 주인되는 사회, 편법과 특권보다는 상식과 법치가 통하는 사회, 정의와 공정함이 사회의 기본틀이 되어야 한다.

이제 대회전의 서막이 올랐다. 시민들에 의한 명예혁명의 화룡점정을 해야할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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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렬

『박정희 김대중 김일성의 한반도 삼국지』(2015년, 레디앙) 저자. 1957년 출생. 유신시절 민주주의 운동에 평생 헌신할 것을 맹세, 민주화운동·노동운동·정당활동에 참여하고, 김대중·노무현정부에서 미관말직을 지냈다. 2012년 대선이후 당대에 대한 기대를 접고 강화도에 귀촌, 언젠가 이 땅에 사필귀정(事必歸正)의 역사가 꽃피는 날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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