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저녁 부산 서면서 18차 촛불 승리 시국집회 열려
[김재하 / 박근혜퇴진운동본부 상임대표]
"세월호는 지금도 울고 있습니다. 초량의 소녀상은 온갖 수모를 당하며 지금도 흐느끼고 있습니다. 거리에는 비정규직이 넘쳐나고 헬조선이 내려앉은 이 땅의 청년들은 희망을 잃은 채 거리를 헤매고 있습니다. 자 바로 옆에 옆 사람들 얼굴 한번 봅시다. 얼마나 장합니까. 옆 사람 손 잡고 고생했다고 함께 악수합시다."
[REP]
사람들의 표정에서 밝은 웃음이 배어 나옵니다.
이제는 새로운 세상을 열어야겠다는 의지가 넘쳐납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 이후 맞는 첫 부산 서면 촛불집회에는 수천 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탄핵 하루를 보낸 11일 토요일 오후 6시.
부산 서면 일대에서 탄핵 후 처음 펼쳐진 제18차 시국대회는 '촛불이 이겼다' '촛불 승리 만세'를 외치는 시민들의 함성이 거리를 가득 메웠습니다.
식전행사로 프리즌 밴드가 나서 '행진' '불나비' '대한민국을 위하여'를 부르며 집회 분위기를 한껏 돋웠습니다.
집회에 줄기차게 참여해 온 시민들에게 촛불시민상이 수여됐고, 수상자 대표는 "새로운 나라가 나오면 서면에서 다시 만납시다. 행복하십시오"를 외치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시민들이 홍순연 소리꾼과 함께 '배 띄워라' '옹헤야' 등을 흥겹게 부를 때 분위기는 무르익어 갔습니다.
[INT 김준수(47) / 동구 수정동]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 아직도 못 이룬 게 좀 있는 것 같아서 아쉬운 부분이 있는데 사드 문제라든지 소녀상 문제, 재벌 개혁 문제는 더 이뤄야지 완전한 국민 승리가 되지 않나 싶습니다."
[INT 정성휘(36) / 동래구 온천동]
"굉장히 역사적인 순간이고, 한국은 역동적인 정치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굉장히 특별한 순간에 제가 힘을 보탤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해서 기쁩니다."
[INT 배봉덕(52) / 김해시 삼안동]
"우리나라 적폐청산(돼야 하고) 정의로운 나라가 돼야겠다고 생각합니다."
비리 대통령 탄핵이라는 역사적 소명 앞에 촛불은 어두운 밤 태풍 속에서 배를 이끈 등대였습니다.
지난해 10월부터 매주 이어져 온 촛불 주말집회는 이날로 사실상 막을 내렸습니다.
촛불은 이제 세월호 참사 주기 때마다 다시 밝혀질 것이며, 국가의 위기 때는 어둠을 밝히는 시국 집회로서 계속될 것입니다.
프레시안 안정은입니다.
[김재하 박근혜퇴진부산운동본부 상임대표 발언 전문]
저는 오늘 이 자리에 오면서 이렇게 많이 올 줄 몰랐습니다. 아마 박근혜와 그 공범세력들은 부산시민만 보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악몽에 시달릴 것 같습니다. 여러분 정말 대단합니다.
지금 손에 들고 있는 게 박근혜 구속입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우리는 헌법재판소에서 박근혜 탄핵이 인용될 것을 목소리 높여 외쳤습니다.
이제는 이 자리에 모이신 여러분들 박근혜 구속하러 오신 거 맞죠? 반드시 구속시킵시다.
박근혜퇴진부산운동본부 상임대표로서 오늘 이 자리를 빌어서 꼭 소개시켜 드리고 싶은 분들이 계십니다.
134일 동안 그리고 무려 18번 주말마다 이 집회를 준비하고 그리고 매일 같이 촛불을 밝혀주신 분들이 있습니다. 음향을 준비하고 이 집회를 함께하신 모든 보이지 않는 분들에게 여러분 큰 함성과 격려의 박수 부탁드립니다. 정말 여러분 수고 많았습니다.
작년 10월 29일 첫 촛불 이후 134일 동안 우리는 쉬지 않고 달려왔습니다. 보수 세력의 강요와 협박에도 불구하고 광장의 시민 여러분들은 촛불을 밝혔습니다.
정치권에서 질서 있는 퇴진 운운하면서 우왕좌왕하고 우유부단하고 오락가락할 때도 여기 계신 촛불광장 시민 여러분께서는 박근혜 퇴진 그 한 길로 지금까지 달려왔습니다.
이 땅의 정의와 역사를 바로잡은 오늘 승리자는 여기에 계신 여러분입니다.
자, 바로 옆에 옆 사람들 얼굴 한번 봅시다. 얼마나 장합니까. 옆 사람 손 잡고 고생했다고 함께 악수합시다.
어제 탄핵 되고 난 뒤에 모든 언론과 정치인들은 통합과 치유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누구를 위한 통합입니까 무엇을 치유하자는 말입니까?
세월호는 지금도 울고 있습니다. 초량의 소녀상은 온갖 수모를 당하며 지금도 흐느끼고 있습니다. 거리에는 비정규직이 넘쳐나고 헬조선 이 땅의 청년들은 희망을 잃은 채 거리를 헤매고 있습니다.
100만 노동자의 혼은 구천을 맴돌고 있고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은 아직도 감방에 있습니다.
박근혜 정권에 맞서 총파업을 했던 철도 지하철 노동자들은 수십 명이 해고당하고 있는 게 지금의 현실입니다.
박 정권의 숨은 공신인 황교안 등 내각은 미국의 압력에 못 이겨 사드 경천에 배치 하려 하고 있습니다. 정말 기가 찰 노릇입니다.
원전 마피아 토건 마피아의 배를 불리고 부산 경남 모든 주민들에게 핵폭탄을 끼고 사는 고리 5·6호기를 비롯한 원자력 발전소는 아직도 우리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그들과 손을 잡고 치유하자는 말을 지금 정치인들과 언론들은 떠들고 있습니다.
해운대 엘시티에는 최순실의 악취가 아직도 악취가 풍기고 있는데도 경찰은 쉬쉬 덮으려 하고 있습니다.
전 국민을 치유하는 길은 다른 데 있지 않습니다.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자들을 처벌해야 이 모든 국민의 가슴 아픔이 그런 아픔이 치유됩니다. 여러분 그렇지 않습니까?
저들이 이제는 촛불을 접고 일상으로 돌아가서 전 국민이 통합하자고 말하지만, 저들이 통합하자는 것은 적폐 세력 공범 세력은 그대로 두고 여기 모이신 여러분들이 지난날 개·돼지처럼 사는 그런 세상으로 돌아가자는 말과 같습니다. 여러분 그렇지 않습니까?
우리는 그럴 수 없습니다. 박근혜 부역 세력 공범 세력과는 통합할 수 없습니다. 그들은 우리 촛불의 청산 대상일 따름입니다.
여러분들 기존 정치인들에게 이 나라 정치를 맡겨두실 겁니까? 그들에게 맡긴 정치가 어땠습니까. 엉망진창 개판이었지 않습니까? 그런 개판인 정치를 지난 10월 29일 촛불을 밝힌 광화문과 서면의 광장 우리 국민이 바로 잡았습니다.
박근혜는 탄핵되고 적폐는 밝혀졌습니다. 그러나 밝혀진 적폐 단 하나도 청산되지 않았습니다. 이제 적폐청산을 위해 우리는 또다시 달려가야 합니다.
얼마 전 국정원이 헌법재판소를 사찰하고 보수단체의 대모에 뒷돈을 대어줬다고 우리가 촛불을 내리면 세상이 어두워집니다. 그 어두운 틈을 타서 국정원은 다가올 대통령 선거에 또다시 4년 전처럼 개입할지 모릅니다.
우리는 촛불로써 정권을 교체해야 합니다.
박근혜 탄핵을 위한 촛불은 끝났습니다만, 우리는 적폐청산과 국민주권 회복, 나라주권 회복을 위한 촛불은 계속돼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든 촛불은 대통령 선거 기간에도 계속될 것입니다. 여러분 계속 나오실 수 있죠?
그래서 오늘은 적폐청산과 주권회복을 위한 1차 집회라고 저는 감히 생각합니다. 여러분 그렇게 생각합니까?
맨 처음 우리가 촛불을 들었을 때는 박근혜가 이렇게 탄핵되고 청와대에서 나갈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습니다. 이렇게 될 줄 잘 몰랐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해냈습니다. 새로운 대한민국 우리 손으로 반드시 만들 수 있습니다. 그렇게 만들 때까지 박근혜퇴진부산운동본부와 시민 여러분 함께 합시다. 언제나 함께하겠습니다.
[영상 취재 편집] 정종욱 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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