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꽁꽁 얼어붙은 지난 18일 저녁.
부산 서면 일대에서는 박근혜정권 탄핵을 위한 제15차 시국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대학생들의 난타소리가 찬 공기를 신명나게 가르고, 시민들의 손에 들린 메추리알들은 비선실세의 얼굴들을 향해 무참하게 날아들었다.
오후 6시, 50분가량의 리허설이 끝나고 풍물굿패 '소리결'의 판굿 사전공연이 서서히 행사 열기를 북돋웠다.
탄핵 결정을 눈앞에 둔 시점을 의식한 듯 시민들의 목소리는 탄핵을 향한 각오로 넘쳐났다.
집회에 나온 황선미(52) 씨는 "2월에 탄핵이 끝나야지 시간을 더 끌어서는 안 된다"며 "나라 꼴을 이렇게 만든 박근혜가 물러나는 것을 계기로 사람이 사람답게 대접받고 공평한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대회에는 청년당 홍익단 아세아공동체학교 박근혜정권 퇴진 부산운동본부 잘가라 핵발전소 100만 서명 부산운동본부 등이 참여했다.
행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 구속 관련 영상으로 시작돼 행사 중간 '이내'와 '초콜릿 벤치'의 공연이 펼쳐지면서 정점을 향해 내달았다.
행사를 끝낸 참가자들은 삼삼오오 손을 잡고 이제 행진을 시작한다.
집회에 참여한 어린이는 "엄마 따라 처음 와봤는데 우리나라가 심각한 걸 느꼈다"며 "빨리 박근혜 대통령이 퇴진하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집회 참가자는 "저번에도 참여했지만 탄핵이 꼭 됐으면 좋겠다. 오는 25일 시국대회에도 꼭 참여하고 싶다"며 의지를 보였다.
이날 시국대회에 참여한 시민은 주최 측 추산 2만 4000명이었다.
눈이 녹아 비가 된다는 절기 '우수'.
15번째 시국대회는 중앙로까지 이어진 행진으로 마무리됐지만, 한파 속 탄핵을 향한 시민들의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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