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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DJ 공격, 그 득과 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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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DJ 공격, 그 득과 실은?

[김종배의 it]<269>DJ 때리면 '쇄신' 죽을까

벌써 4일째다. 4일째 DJ를 질근질근 씹는다. 한나라당이 '돈키호테' '아프리카 후진국 반군 지도자' '심신 허약' 등의 격한 언사를 총동원해 DJ를 공격한다.

왜일까? 왜 한나라당은 DJ에게 맹공을 퍼붓는 걸까? 감정 때문일까? '독재'를 언급한 DJ의 언사가 불쾌해 격한 흥분상태를 보이는 걸까? 그렇게 보긴 힘들다. 일반인도 며칠 내리 흥분상태를 유지하지는 않는다. 하물며 산전수전 다 겪은 정치인들이 4일째 만사 제쳐두고 격한 감정을 토해내는 장면은 흔한 광경이 아니다.

전략으로 보는 게 맞다. 특정한 정치적 목적을 갖고 DJ를 활용하는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 바로 '성동격서'다. 내부 단속을 위해 외부를 치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맹공을 퍼붓는 주된 대상이 '독재'임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겹친다. DJ의 '독재'와 MB의 '독선'이 절묘하게 겹친다. DJ가 비판했던 '독재'와 쇄신파가 비판했던 '독선'이 나란히 늘어선다. 바로 이것이다. 한나라당이 DJ를 필요 이상으로 공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한나라당 홈페이지

DJ를 공격하면 쇄신이 죽는다. '독재' 발언을 성토하면 '독선' 지적이 기를 못 편다. DJ에 맞서 MB를 엄호하면 할수록 MB의 존재기반은 강화된다. 좋든 싫든 적전분열은 피하고 봐야 하기 때문에 쇄신 목소리는 잦아든다. 울고 싶던 MB와 한나라당 지도부 입장에선 DJ가 뺨을 때려준 셈이 되는 것이다.

혹여 부수입을 올릴지도 모른다. DJ가 정치공세를 편 것으로 각색하면 계기를 마련할지 모른다. DJ 발언을 조문정국을 이용하기 위해 내놓은 정치 책략으로 묘사하면 호소할지 모른다. 한나라당에서 일시적으로 빠져나간 '전통적 지지층'에게 '반DJ 정서'를 유포해 이들의 유턴을 유도할지 모른다. 이렇게 해서 지지율이 조금이라도 올라가면 한나라당 내 쇄신 요구에 쐐기를 박을지 모른다.

이렇게 보니 새롭게 읽힌다. 한나라당 초선의원 48명이 오늘 발표한 성명이 색다르게 다가온다. 지금까지의 쇄신 흐름과는 상반된 성명 내용이 한 눈에 들어온다. 이들이 그랬다. "MB정부의 국정기조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제한적이다. DJ 발언이 MB와 한나라당에 반전의 계기를 선사했더라도 그건 제한적이다. 집안싸움을 정리하는 데 국한된 반짝 효과에 불과하다.

길고 넓게 보면 잃는 게 더 많을지 모른다. 한나라당이 DJ의 '독재'를 읊을수록 국민 가슴에 MB의 '독선' 이미지를 각인시킬지 모른다. 한나라당이 DJ의 '독재'를 매개 삼아 쇄신 요구를 무를 꿇리면 MB의 '독선'에 대한 국민 반발을 더 키울지 모른다. 그렇게 교호작용을 하면서 일각에서 모색하는 반MB 민주연대에 가속도를 붙일지 모른다.

이렇게 음과 양이 교차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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