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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여, 민주당 경선을 점령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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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여, 민주당 경선을 점령하라!

[이충렬의 정권+교체] 민주당 경선이 중요한 이유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 후보를 뽑는 경선의 룰을 확정하고 2월부터 경선 투표인단 구성 등의 일정에 들어간다고 한다. 촛불시민은 민주당 경선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져야 하나. 나의 제언을 한마디로 말하면, '촛불민심이여 민주당 경선을 점령하라'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번 경선을 당내 행사로 치르지 않고 국민적 행사로 치르기로 결정했다. 즉 당원들에게 특별한 가산점을 주지 않고, 참여의사를 밝히는 모든 국민들에게 1인 1표의 투표권을 부여하는 완전국민경선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그런데 정당 행사에 일반 국민이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간단한 산수 계산을 해보자. 요즘 여론조사에서 정권교체를 바라는 여론이 70% 내지 80%에 이른다고 한다. 이중에 정권교체를 바라는 진성 국민의 비율은 60%정도라고 추정된다. (그 근거는 작년 말 실시된 전현직 대통령 호감도 조사에서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이 받은 59.5%를 들 수 있다.) 즉 60%+알파가 정권교체를 지지하는 국민들의 총합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할 것이다. 60%면 5000천 만 국민 중에서 약 3000만 명이고 이중 대통령선거 투표권이 있는 사람은 적게 잡아도 2000만 명 이상일 것이다. 다시 말해 광장과 SNS를 통해 촛불항쟁에 참여하거나 동의하는 국민이 최소한 2000만 명 '플러스 알파'인 것이다.

정치권이 박근혜 탄핵을 앞두고 갈팡질팡하던 작년 12월 3일 토요일 저녁에 탄핵을 촉구하고자 모인 시민이 전국적으로 230여만 명이었다. 약 10%의 시민이 추위를 무릅쓰고 시간과 경비를 희생하고 직접행동에 나선 것이었다. 뜨거운 탄핵 촉구 열기에 정치권은 허겁지겁 박근혜 탄핵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민주당 경선에 참여하는 것은 탄핵 집회에 참여하는 것보다 백배 이상 편하고 손쉽다. 인터넷이나 ARS전화로 신청만 하면 된다. 추운 겨울 집회에 230만 명이 참여한 것을 감안하면 민주당 경선에 300만 명, 아니 500만 명이 참가한다고 해도 놀랄 일은 아니다.

이때까지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를 뽑는 경선에는 100만 명 내외의 투표권자가 참여하여, 그중 20~30만 명의 투표 블록이 승패를 좌우해 왔다. 만약에 이번에 300만 내지 500만의 투표인단이 구성되어 경선이 이루어진다면, 경선의 주인공은 당연히 촛불민심이 될 것이다. 이렇게 간단한 산수 계산으로도 답은 명백하게 나온다. 촛불 시민이 민주당의 경선과 대통령 후보를 결정할 수 있다는 결론이다.

그런데, 문제는 다양한 칼라를 가진 촛불 시민들이 민주당 경선에 대거 참여할 동기부여가 가능할 것인가? 여기서부터 갑론을박이 시작될 것이다.

완전국민경선제는 신청하는 모든 국민에게 본인 인증만 되면 투표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새누리당 계열의 당원들이 역선택을 위해 악용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수백만 명을 넘어서면 사실상 별 문제가 안된다. 문제는 민주당이 아닌 다른 야권 정당의 당원들, 또는 민주당을 좋아하지 않는 시민들이다. 이들은 민주당 경선에 왜 참여해야 하는가?

민주당 입장에서 보면, 완전국민경선제를 실시하는 것은 촛불 시민에 대한 정중한 초대장이다. 안철수의 국민의당이 떨어져 나간 상태에서 안철수는 독자 출마와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의사를 거듭 확언하고 있다. 국민의당 상당수 호남 중진들은 문재인의 집권을 막기 위해서 반기문과 바른정당 등과도 연합하겠다는 제3지대론을 공공연히 추진하고 있다. 이런 시기에 민주당의 정통성을 굳건히 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정권교체의 가능성을 최고조로 높이기 위해서는 완전국민경선제라는 카드를 쓸 수밖에 없는 것이다.

▲ 노무현은 2001년 '국민 경선'을 통해 광주에서 '노풍'을 일으켜 대권을 거머쥐었다. ⓒ노무현재단 노무현사료관

촛불시민의 입장에서는 어떤가? 일반 국민은 정권교체의 주체로 민주당을 지목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어떤 후보가 민주당의 후보로 나서도 본선에서 이긴다는 여론조사가 압도적으로 많다. 다시 말해 민주당의 경선이 본선보다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탄핵투쟁에서 촛불민심이 야당을 견인해왔다. 그 과정에서 민주당을 불신하는 개탄의 소리도 많았다. 그런데 문이 열렸다. 촛불 시민이 민주당 경선에 참여하면 촛불 시민이 주인이 된다. 이 기회를 왜 놓쳐야 하나?

지금 광장에서는 3가지 반응이 나오고 있다. 첫 번째는 범야권의 촛불공동경선을 통해 야권 단일 후보를 내자는 아이디어다. 둘째는 민주노총을 비롯하여 진보단체들이 범진보 독자 후보를 내자는 구상이다. 셋째는 탄핵까지는 왔지만, 이후 일정에 대해서는 아직 생각을 정리하지 못한 다수의 사람들이다.

첫 번째 촛불 공동 경선은 비현실적인 주장이다. 시간도 없지만, 안철수와 정의당은 본선에 진출하여 그 다음을 도모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어 공동 경선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 정치 현실을 아는 사람이라면 거론의 여지가 없다.

둘째 범진보 독자 후보 추진은 양립하면 된다. 그것은 그것대로 추진하고 민주당 경선은 경선대로 참여하면 된다. 여기에 아무런 논리적 모순이 없다. 진보 독자 후보를 선호하는 시민은 민주당 후보를 보다 진보적으로 견인하는 역할을 병행하면 되는 것이다.

셋째,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결정하지 못한 시민들이 다수일 텐데 이런 분들을 위해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

범야권이 분열된 상태에서 정권교체를 확실하게 만드는 것, 그리고 새로운 정부가 적폐 청산과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게 개혁 추진력을 확보하는 것이 지금 최고로 중요한 과제로 볼 수 있다. 대다수가 바라는 공동정부의 구성과 개혁적 어젠다를 통한 정면 승부는 정치권밖에서 논쟁한다고 이루어지지 않는다. 지금 국면은 민주당에 대한 적극적 개입 전략이 필요하다. 후보는 유권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그리고 그에 부응하는 공약을 내걸게 되어 있다. 유권자가 온건한 변화를 원하면 중도화전략을 내거는 것이고, 근본적 변화를 요구하면 강력한 스탠스를 취하게 되어 있다. 당선이 가능한 쪽으로 가는 것이 선거전략이다.

촛불 민심만으로도 60% 득표가 가능하다면 누가 타협책을 쓰겠는가? 따라서 지금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촛불 민심이 민주당 경선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후보와 공약을 견인해내는 것이다.

민주당이 촛불민심을 자신의 소명으로 받드는 것은 정권교체 이후 개혁의 성공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전제조건이라 할 수 있다. 동학혁명(1994년) 이래 120여년 만에 도래한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치지 말자. 우리 현대사에서 김구, 김대중, 노무현 등 지도자들이 결정적 순간에 범한 역사적 패착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관련기사 : 김구·김대중·노무현이 만든 '기울어진 운동장')

김구는 48년 5월 총선거에 불참함으로서 이승만과 친일파가 권력을 장악하게 만드는 패착을 두었다. 그의 불참 결정으로 대한민국임시정부 세력을 비롯한 독립운동 세력은 대한민국에서 원천적으로 배제되었다.

김대중은 87년 6월항쟁의 승리로 벌어진 대선에서 4자 필승론으로 패착을 두었다. 그때 민주정부가 출범했다면 박정희 패러다임이 남한의 주류 패권세력으로 자리잡지 못했을 것이다. 10년 뒤 그가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루었지만, 그것이 87년 역전패를 만회할 수는 없다.

노무현은 어렵사리 호남의 지지를 얻어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그는 영호남의 민주 세력을 통합하여 남한의 주류 세력으로 만드는 대신, 오히려 영호남 민주 세력이 전면 분열하는 패착을 두었다. 그 이후 지난 15년 동안 범야권이 치룬 대가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다.

이제 또 한 번 민족사의 큰 변곡점에 도달했다. 지난 시기의 패착을 일거에 만회할 결정적 순간이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민주당 안에 있건 밖에 있건 민주공화국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 지혜롭고 현명한 결정과 행동을 할 때다. 이번에는 제대로 된 승리, 완벽한 승리를 이루어내자. '촛불민심, 민주당 경선을 점령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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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렬

『박정희 김대중 김일성의 한반도 삼국지』(2015년, 레디앙) 저자. 1957년 출생. 유신시절 민주주의 운동에 평생 헌신할 것을 맹세, 민주화운동·노동운동·정당활동에 참여하고, 김대중·노무현정부에서 미관말직을 지냈다. 2012년 대선이후 당대에 대한 기대를 접고 강화도에 귀촌, 언젠가 이 땅에 사필귀정(事必歸正)의 역사가 꽃피는 날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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