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기자들에게 "나쁜 놈들"이라고 발언한 것은 "시차 적응" 때문이라고 해명해 논란이 예상된다.
반기문 전 총장은 23일 한국방송(KBS) '대선주자에게 듣는다'에 출연해 "위안부 협상 관련 질문을 계속하는 기자에게 언짢은 말씀을 하셨다"는 사회자의 지적을 받고 "후회스럽게 생각하고 해당 언론인들에게 제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답했다.
다만, 반 전 총장은 "제가 사실 (미국에서 귀국하고) 시차도 잘 적응이 안 되고, 갑자기 지방을 순시하는데 수많은 기자와 대화하는 과정에서 좀 어찌 보면 감정적인 표현을 한 점이 있다"고 해명했다.
앞서 반 전 총장은 지난 18일 대구 청년회의소 임원들과 만찬을 끝내고 나오면서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에게 "내가 마치 역사의 무슨 잘못을 한 것처럼, 나쁜 놈들이에요"라고 비난해 구설에 올랐다.
반 전 총장은 "제가 10년 만에 고국에 들어와서 바로 이틀 후에 지방을 방문하는데 여러가지 서툰 점도 많이 있고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리죠. 제 나름대로 빠른 시일 내에 국민의 속으로 들어가고 싶다는 조바심이라든지 열정이 있었다. 그러나 약간의 어떤 실수랄까 해프닝이 있었다"며 '나쁜 놈들' 발언에 대해 거듭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나중에 보니까 어떤 경우엔 완전히 사실이 아닌 걸 확대해서 보도한 경우도 있고, 어떤 경우엔 제가 좀 의전이나 이런 면에서 좀 실수한 게 있지만"이라고 말해 자신에의 실수를 보도한 언론에 서운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밖에 사회자로부터 "반반 치킨을 아느냐"는 질문을 받은 반 전 총장은 "누가 뭐래도 저는 확고한 보수주의"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어떤 사람을 진보냐 보수냐 확연하게 구분하는 것은 위험하기도 하고 의미 없다. 그런 면에서 우리나라가 분열됐다"고 말해 해당 질문을 한 사회자를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바른정당 정병국 대표 "간을 보는 느낌이 든다"
반기문 전 총장의 잇따른 '실수 행보'에 보수 진영에서도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바른정당 정병국 대표는 24일 YTN 라디오에 나와 "반 전 총장이 좌고우면하면 어려운 상황이 계속된다. 지금 들어오셔서 여러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현실을 직시하셨을 텐데, 그 외에 여론(지지율)이 자꾸 떨어지는 것도 보셔야 한다"고 직언했다.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이 답보 상태인 이유에 대해 정병국 대표는 "들어오시기 전에 1등을 달렸는데 과거 안철수 현상과 비슷하다"며 "불신받는 정치권의 대안이라고 여겨졌는데, 들어와 행보를 보면 기존 정치인과 똑같다. 거기에 대한 실망이 첫 번째"라고 말했다.
정병국 대표는 또 "입당 문제도 열흘 이상 좌고우면할 정도로 명확한 자기 입장이 없다. 입국 전에 명확한 방향을 갖고 왔어야 했는데, 지금 보면 들어와서 어쩌면 간을 보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국민에겐. 아마 국민이 거기에 실망하지 않았겠는가"라고 꼬집으며 반 전 총장에게 바른정당 입당을 권유했다.
한편, 반 전 총장은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주장한 '공직자 65세 정년 제한'에 대해서도 "지금 65세는 거의 장년 같은 건강을 유지하기 때문에 중요한 직책에 대한 연령 제한은 바람직하지 않다. 세계적으로 보면 70세가 넘은 지도자도 많다. 트럼프도 71세고 80세, 거의 90세 된 분도 있다"고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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