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첫 조치로 자유무역협정 개정을 꺼내 들었다. 첫 타깃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이하 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참모진과 함께 가진 시무식 자리에서 "나프타와 관련한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정상회담 계획을 잡았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캐나다 및 멕시코 대통령과 만나 "나프타를 비롯, 이민문제, 국경 보안과 관련해 협상할 것"이라고 말해 멕시코와 미국 국경 간 장벽 건설을 비롯한 본인의 공약을 이행할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31일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통해 "멕시코와 미국, 나프타와 연관된 모두에게 아주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1994년 발효된 NAFTA는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 등 북미 3개국간 자유무역협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기간 중 나프타에 대한 재협상을 꾸준히 강조해왔다. 그는 이 협정을 미국 역사상 '최악의 무역협정'이라고 규정해왔다.
지난 20일 백악관은 홈페이지를 통해 밝힌 6대 국정 기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나프타 재협상에 집중하고 있다는 뜻을 보였다. 그는 협상이 잘 이뤄지지 않을 경우 미국이 나프타를 탈퇴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를 두고 미국 방송 CNN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경우 나프타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로 재협상하는 안을 추진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TPP에 대해서도 후보 시절에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면서, 나프타의 최종적인 폐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방송은 나프타의 재협상 혹은 철수를 위한 움직임이 실제 진행될 경우 이는 다른 국가의 '보복 관세 인상'이라는 위험에 맞닥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미국 수출품 가격이 높아져 미국 소비자와 회사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고 주요 해외 시장에 대한 접근을 힘들게 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방송은 또 트럼프가 미국과 멕시코 국경 간 장벽을 설치하는 비용을 관세를 통해 충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면서, 이러한 세금 부과는 나프타를 위반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유무역을 지지하는 공화당을 나프타 재협상이나 탈퇴 방향으로 설득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와 공화당 주류 간의 마찰이 불거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미국 우선' 재확인한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의 나프타 재협상은 지난 20일 백악관 홈페이지에 공개 된 6대 국정 기조 중 여섯 번째 항목에 언급된 내용이다.
백악관은 '모든 미국인을 위한 무역협정'을 추진하겠다며 "실패한 무역 협정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러한 협정과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연계시켜 "무역 분야에서 미국 노동자와 기업을 최우선에 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백악관은 △미국 우선 에너지 계획 △미국 우선 외교 △일자리 회복과 성장 △강한 미군 재건 △법질서 구축 등을 주요 국정과제로 제시했다.
이 중 백악관이 제시한 '미국 우선 에너지 계획'은 미국 내 셰일 가스와 원유, 천연 가사를 적극적으로 시추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백악관은 미국 내에서 에너지 생산을 늘리기 위해 '기후 행동 계획'과 같은 "불필요한 정책"을 없애겠다고 공언했다. 이를 통해 일자리를 만들고 도로와 학교를 비롯한 사회간접자본을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지난 2012년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한 '기후 행동 계획'을 폐기하겠다는 것으로, 향후 전 지구적인 차원의 환경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백악관은 '미국 우선 외교'를 통해 "힘을 통한 평화"를 지키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를 위해 백악관은 '강한 미군 재건'을 네 번째 국정 기조로 내걸으며 "군대 재건 계획을 포함한 새로운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혀 국방비 증액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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