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하 "작가는 자유로워야…황석영 내버려두라"

"'MB중도론'은 회의적…아무래도 희망사항일 것"

최근 소설가 황석영 씨가 이명박 정부에 대한 측면지원을 선언한 뒤 일고 있는 논란과 관련해 시인 김지하 씨가 "작가는 자유로워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씨는 18일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그 사람 변절했다고 그렇게 말하는 건 누구냐"고 반문하면서 "무슨 놈의 변절이…, 그 사람이 무슨 공산당이었냐"고 말했다.

그는 "황석영 씨가 그렇게 발언하는 것은 자기 자유"라면서 "그 사람은 나그네인데…, 민주주의 사회에서 자기 맘대로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석영이가 그렇게 나쁜 놈 아니다"

그러면서도 김 씨는 이 대통령을 '중도'라고 규정한 황 씨의 언급에 대해서는 "진짜라면 좋은 얘기지만 지금 (중도로) 가고 있는 것인지는 상당히 회의적"이라면서 "아무래도 이건 희망사항같다"고 했다.

그는 "야비한 뒷 이야기도 있다"면서 "노무현 씨 때 고은 씨한테 뒷돈을 대서 노벨상을 받게 하려고 애썼다고 하니까, 이명박 씨가 황석영 씨 뒷돈을 대 줘서 노벨상을 받게 해 준다고 해서 그 사람이 움직이는 게 아닌가 하는 소리도 있더라"고 밝혔다. 그는 "그런데 그런 소리는 너무 야비하다"며 "석영이가 그렇게 나쁜 놈이 아니다"고 두둔했다.

황 씨를 비난한 논객 진중권 씨에 대해 김 씨는 "진중권이란 사람이 예술이나 문학에 대해서는 전혀 백치인데 뭘 그러느냐"고 했고, 반발하고 있는 민주노동당에 대해선 "너나 잘하세요"라고 일축했다.

문단에서 대표적인 보수적 이데올로그로 손꼽히는 이문열 씨에 대해선 "문제는 작품이 안 좋은 것"이라면서 "이문열 작품 중에 좋은 게 뭐가 있느냐"고 언급했다.

이어 김 씨는 "내가 황석영을 옹호하는 게 아니다"며 "좌니, 우니 해서 작가들에게 자꾸 브랜드 딱지를 매기는 버릇들을 하지 말라. 작가는 자유로워야지 무슨 소리 하고 있느냐"고 했다.

"MB신앙 기독교인지 의심…그게 무슨 요즘 대통령이냐"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날선 비판도 빠지지 않았다.

김 씨는 "그 사람(이 대통령)이 과연 기독교 신자인지 의심이 간다"며 "예수한테 가장 중요한 사람들이 시청 앞에 나왔는데 기독교 장로가 그걸 알아보질 못하고 자꾸 그런다는게…, 그 사람 신앙이 과연 기독교인지 의심된다는 것"이라고 했다.

김 씨는 "촛불의 주체가 20대 미만 아이들, 이름 없는 여성들, 그리고 비실비실한 소위 비정규직같은 소외 대중들 아니냐"며 이같이 말했다.

김 씨는 "한두 명도 아닌데 촛불이 켜졌으면 당연히 그 이유를 밝혀서 그 아젠다 안에 있는 불만 사유를 대통령으로서 해명하고 척결해야 한다"며 "그걸 아직도 못하고 잡으려고만 하고, 돼지독감이 유행일 때 마스크 쓰면 잡아간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는, 그런 식의 대통령이 어디 있느냐"고 강조했다.

또 '대운하 우회추진 논란'과 관련해 김 씨는 "한다, 안 한다 하는 것부터가 대통령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전제한 뒤 "도대체 왜 앞에 녹색, 뉴딜을 붙이는 건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김 씨는 "중장비로 모래 파는 것(준설)이 무슨 녹색이냐"고 반문하면서 "과도한 근육노동할 젊은이들 없다. 인력을 방글라데시 같은 데서 쓸 거고, 그러면 뉴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녹색도, 뉴딜도 안 되면 그건 거짓말"이라면서 "(이 대통령이) 자기 가슴에도 춧불을 켜야 한다. 4대강 수질 오염해서 전부 때려부수는 게 이 시절에 뭐가 잘하는 것이냐"고 강조했다.

김 씨는 "그게 무슨 요즘 대통령이냐"고 거듭 비판하면서도 "그러나 이명박 씨 지금 물러가라고 하면 안 된다. 그 얘기 나올 때만 기다리는 극우파들이 있고, 그럼 극좌파가 머리를 들 게 아니냐. 그러면 세상 시끄럽고 국민은 살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명박 나가라고 하지 말고, 앉혀 놓고 군밤을 줘야 한다"며 "나가란 소리 안 할 테니까 잘 하라, 4대강이니 뭐니 나팔 불지 말고, 돼지독감 유행인데 마스크 쓰면 잡아간다는 바보같은 소리하지 말고, 국민의 요구사항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그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런데 의료 민영화하지 말라는 것 민영화하고 자빠졌고, 물 민영화하지 말라는 것 (민영화)하고 자빠졌고, 가스도 그렇고, 영어교육 주의하라고 하니까 또 그거하고 자빠졌지, 4대강 자빠졌지…"라면서 "촌놈식으로 정치하지 말라고 하라"고 덧붙엿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