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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 박근혜 그리고 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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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 박근혜 그리고 MB

[김종배의 it] 감성의 언어 해석과 정치적 계산

▲걸어온 길이 다르다. 황석영 씨는 야당 편에 섰고 이명박 대통령은 야당의 후보를 눌렀다. 그랬는데도 통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황석영 씨의 손을 덥석 잡았고 황석영 씨는 다른 한 손을 그 위에 포갰다.

걸어온 길이 같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나 이명박 대통령 모두 한나라당 당원으로 한 살림을 해왔다. 그랬는데도 등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손 내밀기를 주저했고, 박근혜 전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이 마지못해 내민 손을 야멸차게 뿌리쳤다.

▲생각하는 바가 다르다. 황석영 씨는 자칭 진보라 하고 이명박 대통령은 누가 봐도 보수다. 그런데도 통할 수 있다고 한다. 황석영 씨는 국정에 협조할 것이라고 하고 이명박 대통령은 '유 아 베리 웰캄'이라고 한다.

생각하는 바가 다르지 않다. 박근혜 전 대표나 이명박 대통령 모두 보수정당인 한나라당에 기반한 정치인이다. 그런데도 통한다고 생각지 않는다. 박근혜 전 대표는 국정에 협조할 생각이 없고 이명박 대통령은 '플리즈'를 외치지 않는다.

▲미미하다. 황석영 씨가 국정에 협조한다고 해서 이명박 정부의 보수정책이 하루아침에 중도실용으로 돌 것이라고 내다보는 사람은 없다.

크다. 박근혜 전 대표가 국정에 협조하면 이명박 정부의 보수정책이 가속력을 낼 것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유유상종'이란 사자성어를 비웃는 이 기현상을 어떤 언어로 풀어낼 수 있을까?

하나 있다. 이성의 언어를 버리고 감성의 언어로 재구성하는 것이다. 등장인물들이 쏟아내는 '정치적 수사'는 모두 버리고 '감정적 행태'만 모으면 된다. 한 짝은 본디 끈끈했고 다른 한 짝은 본래 까칠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된다.

황석영 씨 본인이 그랬다. 이명박 대통령과는 친한 사이라고 했다. 자신이 1993년과 1994년 공주교도소에 복역 중일 때 이명박 대통령이 두 번이나 면회를 와 그 때부터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믿는다고 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나는 중도실용주의자'란 말의 진정성을 믿는다고 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별로 친하지가 않다. 경선으로 서로의 존재와 됨됨이를 알아가기 시작했고, 총선 공천으로 서로의 존재와 됨됨이를 부정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믿지 못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표의 계파 행보를 불만스러워 하고 박근혜 전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의 '국내에 경쟁자는 없다'는 유아독존식 태도를 마뜩찮아 한다.

너무 폄하하는 걸까? 복합적 요인이 작용하는 정치적 행위를 감정적 동기로만 설명하는, 어설픈 분석일까?

그럼 하나 추가하자. 계산이다. 정치적 계산.

이명박 대통령과 황석영 씨가 손을 맞잡으면 상호이익이 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에게 포용과 개방의 면모를 알리고, 황석영 씨는 '알타이 문화연합 구상'을 펼 수 있는 발판을 얻는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가 손을 부여잡으면 쌍방손실이 발생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권력을 반분해야, 박근혜 전 대표는 권력의 과오를 반분해야 한다.

* 이 글은 뉴스블로그 '미디어토씨(www.mediatossi.com)'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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