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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컴백', MB는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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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컴백', MB는 웃는다

[전망] 'MB 중간심판론' 붕괴…민주, 혼돈 속으로

나비 효과다. 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개짓이 미국 텍사스에 토네이도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에드워드 로렌츠의 이론대로, 워싱턴에서 나온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전주 덕진 출마 선언'은 한국 수도권·영남·호남에서 동시에 펼쳐질 4·29 재보선의 성격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정 전 장관의 출마로 인해 '반(反)MB연합' 전선 구축을 통한 '정권 중간 심판'이라는 야권의 애초 의도는 무산될 공산이 커졌다.

△전주 덕진·완산에 대한 민주당의 개혁공천 △울산북구의 진보정당 후보 단일화 △경북 경주의 친이·친박 대립이라는 전제조건 하에서 수도권의 '바람몰이' 전략이 무산되고 호남과 영남의 결집·역결집 구도가 펼쳐지게 됐다는 이야기다.

전주 덕진→울산 북구→인천 부평의 연쇄효과

▲ 지난 대선 기간 중 <프레시안>과 인터뷰하고 있는 정동영 전 장관ⓒ프레시안

정 전 장관은 "내가 정치를 시작했던 곳에서 우연히 선거가 열렸다"고 자신의 출마배경을 단순하게 설명했지만 후폭풍은 절대 단순하지 않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모두가 당을 살리는 데 힘을 합쳐야 할 때가 지금"이라며 "당의 책임있는 모든 분에게 ´선당후사´(先黨後私)의 원칙이 중요한 덕목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편치 않은 심사를 드러냈고, 노영민 대변인은 "수도권 선거에 미칠 영향을 최우선에 놓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일각에선 정 전 장관이 공천에서 탈락할 가능성도 솔솔 거론된다.

하지만 "전주 덕진은 정치적 모태"라는 주장대로 정 전 장관이 출마할 경우 민주당 공천 여부와 무관하게 그의 당선은 기정사실화 된다. 당선가능성을 바탕으로 그가 '민주당으로부터 공천을 받지 못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나는 당을 만드는 데 앞장 섰던 사람"이라고 '주인 의식'을 강조한 대목은 민주당 지도부에 대한 대단한 압박이다. 결국 정 전 장관의 공천 여부를 두고 한바탕 내홍이 벌어질 것이 분명하다.

이에 대해 한 정치컨설턴트는 "정 전 장관이 '민주당 후보로 나가겠다'가 아니라 '전주 덕진에 출마하겠다'고 말한 것을 유의해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정 전 장관의 전주 출마로 인해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의 울산북구 출마 가능성도 높아졌다. 호남에서 '내 고장 인물론'을 두고 내전이 벌어지면 영남권에서 역결집 표심을 자극하기도 용이해진다.

이같은 경우, 수도권 선거에 대한 주목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인천 부평을의 민주당 예비후보군 가운데 조직력이 탄탄한 홍영표 전 한미 FTA지원단장이 공천을 받게 되면 민주노동당도 '양보'할 명분이 없다.

'정동영이 고향을 통해 컴백하는 것이 과연 옳냐'는 이슈를 가운데 두고 각 지역별 각개 전투 양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이같은 경우 '이명박 정부 중간심판론'은 뒷전으로 밀리게 된다. 여권은 당연히 '일꾼론'을 들고 나올 것이 분명하다.

장기전망, 거리의 정치부활과 박근혜 독주 심화

정치컨설팅 회사 포스의 이경헌 대표는 "개혁공천과 야권 후보 조정, 친이·친박의 대립격화에다가 이명박 정부에 대한 민심이반이 모조리 겹칠 경우에만 '이명박 중간평가론'이 힘을 얻을 수 있다"면서 "그래도 선거 결과는 알 수 없는데 정 전 장관의 출마로 이런 구도가 완전히 붕괴됐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결국 4월 재보선은 전주 덕진과 완산을 중심으로 한 민주당 진영의 주도권 다툼과 경북 경주를 중심으로 한 친이·친박의 주도권 다툼이라는 양대 축으로 진행되게 됐다"면서 "청와대로서는 경북 경주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부담을 덜게 됐다"고 전망했다.

이같은 경우 이번 재보선은 기본적으로 여야 내부의 정쟁적 성격을 띄게 되고 정치혐오로 인한 무당파 확산 현상을 더 강화시키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 집권의 한 요인이었던 '소모적 여의도 정치에 대한 반감'이 심화되며 정치무용론이 힘을 얻게 된다면 제도 정치권의 '반MB연합'이라는 이 대통령의 집권 중반기 걸림돌은 제거된다.

하지만 민의를 수렴하지 못하는 야당의 지리멸렬 정도와 정부여당에 대한 지지가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지난 2008년에 충분히 증명됐다. '엄정한 법치'를 내세우는 이명박 정부와 시민사회가 다시 거리에서 충돌할 수 있다. 대안부재론과 결합한 박근혜 독주 현상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정 전 장관의 '워싱턴 날개짓'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4.29 재보선을 회생의 기회로 삼을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반면, 주인의식과 애정을 강조한 민주당에게는 역설적으로 '혼돈의 시작'을 알리는 '쓰나미'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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