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재보선 출마…"내가 가면 민주당 살아날 것"

지도부에 메시지 '통보'…정세균 "선당후사가 중요"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이 오는 4월29일 치러질 국회의원 재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출마지는 그의 정치적 고향인 전주 덕진.

정 전 장관은 12일(현지시간) 워싱턴특파원 간담회에서 "13년 전 설레는 마음으로 처음 정치를 시작했던 곳에서 새롭게 출발하겠다"며 "전주 덕진은 나의 정치적 모태"라고 밝혔다.

그는 "내가 정치를 시작했던 곳에서 우연히 선거가 다시 열리게 됐고, 지난번 총선 실패로 탈진한 상태에서 많은 분들이 나가라고 권유했기 때문"이라고 출마 배경을 밝혔다.

그는 "나는 정치인이고, 정치인은 정치 현장에 국민과 함께 있어야 한다는 게 내가 도달한 결론"이라며 "낮은 자세로 정치현장으로 돌아갈 것이다. 다음주에 귀국하겠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자신의 출마에 대한 민주당 내 반발에 대해선 "비판을 잘 알고 있으며, 달게 감수하겠다"면서 "정세균 대표 체제가 잘 되도록 돕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그는 "나는 당을 만드는 데 앞장섰던 사람"이라면서 "공천은 사천과는 다른 공당의 결정이며, 따라서 공천을 배제당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정동영이 당에 들어가면 민주당도 살아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이 집권세력을 대체할 유일무이한 대안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국민의 권리와 이익을 지키기 위해 민주 제세력과 연대하고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차기 대권도전 가능성에 대해서는 "정치인이 꿈을 꾸는 것은 자유지만, 꿈은 국민이 이루어주는 것"이라며 "정당의 존립이유는 집권이고, 정치인의 가능성도 정당이 잘돼야 높아지기 때문에 지금은 티끌만한 역할이라도 하고 싶다"고만 답했다.

민주당 지도부에는 자신의 출마를 통보하는 형식을 취했다. 그는 "오늘 출마 선언에 앞서 당 지도부 일부 인사들과 전화통화를 가졌다"면서 "정세균 대표에게는 사전에 메모를 남겼으며 간담회가 끝난 뒤 개별적으로 연락을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정세균 대표는 확대간부회의에서 "(정 전 장관으로부터) 간접적으로 메시지만 받았기 때문에 지금 나에게 어떻게 할 것인가를 물어보는 것은 성급하다"고 즉답을 피했다. 그는 다만 "당에 책임 있는 모든 분들에게 선당후사의 원칙이 중요한 덕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천 방법 등에 대해서는 공심위가 각 지역 사정 등을 잘 검토해서 원칙과 방법을 만들어 제안하면 최고위가 그 안을 심사, 논의해서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