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다. 심각한 내홍을 겪을 것이다. 당내 일부 인사가 대놓고 출마 반대를 언급했던 점을 감안하면 조용히 넘어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 정동영의 공천을 놓고 갑론을박과 계파싸움이 극심하게 전개될 것이다.
어떨까? 민주당의 이런 모습이 재보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그런 모습이 민주당에 '정치 이벤트'가 될 수 있을까? 민주당에 대한 세인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결과적으로 투표율과 지지율을 동반상승시킬까?
맞을 것이다. '정동영 내홍'이 언론의 촉각을 자극하고 세인의 관심을 집중시킬 것만은 확실할 것이다.
▲ ⓒ프레시안 |
하지만 여기까지다. 민주당이 거둬들일 수 있는 '소출'은 이게 전부다. 그 다음부터는 앉은 자리에서 맥없이 당해야 한다. 손해 보는 장사인 걸 뻔히 알면서도 감수해야 한다.
민주당이 지지고 볶을수록 한나라당에 대한 관심은 반감된다. 더불어 이명박 정부 중간심판이란 4.29재보선의 전선 성격이 흐려진다. 그 대신 점증할 것이다. 한나라당에 불만 못잖게 민주당에 대한 염증이 확산되면서 유권자들이 아예 고개를 돌려버리는 현상을 낳을 것이다. 각종 여론조사가 그렇게 나오고 있다. 민주당 지지율은 바닥을 기고 '무당파'의 비율은 높아지는 추세다. 민주당의 '정동영 내홍'은 이런 추세에 엔진을 달아줄 공산이 크다.
민주당이 계파와 신구가 얽혀 멱살잡이를 하면 할수록 반MB연합전선에 대한 요구는 줄어든다. 민주당이 '흘러간 인물'을 공천하면 진보정당 안에서 반론이 제기된다.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민주당, 열린우리당의 흔적을 지우지 못한 민주당과 과연 손을 잡아야 하느냐는 반문이 나온다. 강화될 것이다. 민주당에 대한 유권자의 염증이 점증하면 진보정당 내에서의 이런 반대 목소리 또한 커질 것이다.
이러면 '상황 끝'이다. 지지율이 한나라당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민주당이다. 게다가 투표율이 구조적으로 저조할 수밖에 없는 재보선이다. 돌출변수 없이 치러도 'MB 중간심판'이 이뤄질지 장담할 수 없는 재보선이다. 이런 판에 내홍과 분열을 야기할 '정동영 변수'가 돌출됐으니 그 누가 4.29재보선에서의 야당 압승을 장담할 수 있겠는가.
혹자는 그래도 거둬들이지 않는다. 정동영과 같은 '거물 정치인'이 출마하면 재보선에 대한 국민 관심도를 올리고 투표율을 올릴 것이라고 줄기차게 주장한다.
맞다. 하나의 조건만 추가되면 그럴 것이다. '거물끼리의 대결'이 추가된다면 그럴 것이다. 예를 들어 정동영 씨가 인천 부평을에서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와 맞붙는 상황이 연출된다면 그럴 것이다.
하지만 이런 조건은 추가되지 않는다. 박희태 대표의 인천 부평을 출마는 '없던 일'이 되고 있다. 게다가 정동영 씨가 출마하려는 곳은 수도권이 아니라 호남이다. 길가는 사람 붙잡고 물어봐도 '정동영 당선'을 예측하는 그곳에서 가볍게 몸을 풀려는 것이다.
이건 '빅매치'가 아니다. 세인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재보선 판을 키우는 그런 매치가 아니다. 개인의 안위만이 담보되는 '호신용 승부'일 뿐이다. 조직의 안녕을 해치는 '내란성 싸움'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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