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사모님' 처방 약, 최순실의 차움 처방 약과 같아"

윤소하 "청와대, 공식 구매 외 의료용 마약도 보유"

청와대 의약품 불출 대장에서 관절염 진통제 등을 타간 것으로 돼있는 '사모님'이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일 가능성이 있다고 야당 소속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이 주장했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7일 보도자료를 내어 "청와대 경호실에 확인한 결과 의약품 불출대장의 '사모님'은 '청와대 간부직원의 부인'이라고 경호실에서 답했으나, 설득력이 없다"며 "'사모님'이 최순실 또는 최순득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에 따르면, 청와대 경호실은 청와대 의약품이 이 '사모님'에게 처방된 경위에 대해 "청와대 인근에 거주하는 간부의 부인이 급격한 통증을 호소해 청와대 군의관이 해당 집을 방문해 처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윤 의원은 "청와대 의무실장은 '청와대의 의약품은 직원 외에는 처방할 수 없다'고 답했다"며 "외부인에게 처방할 수 없다는 규정을 위반하며 군의관을 집으로 불러 처방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특히 '사모님'에게 처방된 약품 중 하나가 관절염용 진통제 '세레브렉스'라는 점을 들어, 이 약은 바로 최순실 씨와 최순득 씨가 차움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이라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강남구 보건소가 차움병원 대리처방 조사 당시 의사로부터 받은 진술서에 의하면 '2011.1.21. 최순실, 최순득에게 내린 세레브렉스로 추정되는 약물 처방은 본인의 오더(지시) 하에 나간 것'이라는 내용이 나온다"며 "이 차트에는 '박 대표, 최 대표-대리'라고 적혀 있어 박 대통령의 대리 처방 의심을 받고 있다"고 했다.

윤 의원은 "또한 최순득이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 제출한 '(청문회) 불출석 사유서'를 보면, 최순득은 본인의 불출석 사유를 유방암 치료와 슬관절통으로 인한 약물 투여를 이유로 제시하고 있다"며 "최순실과 최순득은 주기적으로 차움병원등에서 슬관절통 등 이유로 소염진통제 '세레브렉스'를 처방받아 왔었던 것이고, 이 세레브렉스가 청와대에서도 누군가에게 주기적으로 처방된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윤 의원은 청와대로부터 제출받은 마약류 재산대장을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청와대는 자낙스(Xanax), 스틸녹스(Stilnox), 할시온(Halcion) 등의 향정신성의약품 외에도 마약으로 분류되는 코데인(Codein), 아이알코돈(IR codon), 모르핀(Morphine)등 총 15종의 마약류 의약품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기존 청와대가 직접 구매한 의약품 구매목록에서 확인됐던 향정신석의약품 외에도 아티반, 리제, 발륨(알약 및 주사제), 미다졸람, 디에타민 6종의 향정신성의약품을 보유하고 사용해온 것으로 나타났고, 코데인, 아이알코돈, 모르핀, 옥시코돈-날록손 복합제, 페치딘, 펜타닐 6종의 의료용 마약을 보유하고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이들 의료용 마약과 향정신성의약품은 대부분 박근혜 정부 이전부터 보유·사용하고 있었지만, 리제, 아이알코돈, 옥시코돈-날록손 복합제는 박근혜 정부에서 새롭게 보유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리제'는 불안·긴장·우울·수면장애 등의 증상에 사용하는 약품이고, '아이알코돈'과 '옥시코돈-날록손'은 마약성 진통제로 알려졌다.

윤 의원은 "박근혜 정부 들어 처음으로 보유한 의료용 마약인 IR코돈의 경우 청와대가 2013년 3월 12일 세브란스병원으로부터 처음 10정을 처방받은 뒤 다음달인 4월 4일 사용하고 추가로 보유하지 않았고, 같은 의료용 마약인 옥시코돈-날록손 복합제의 경우 56정을 2015년 10월 12일 처음 구매한 후 28정을 사용해 현재 28정이 남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윤 의원에 따르면, 가장 많은 양이 사용된 향정신성의약품인 스틸녹스(졸피뎀)로, 기존 재고 328정에 960정을 새로 수령했고 1115정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마약류인 코데인이 기존 재고 130정에 추가로 500정을 수령했고 563정을 사용했다. 자낙스도 210정 재고에 800정을 수령하고, 537정을 불출했다.

윤 의원은 "청와대가 각종 응급 상황 등 사유로 향정신성의약품과 의료용 마약을 보유할 수는 있다"면서도 "기존 제출한 의약품 구매목록에 포함되지 않는 새로운 의료용 마약이 등장한 것은 물론 각종 의약품 관련 거짓말이 드러남에 따라 과잉 사용을 의심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