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와 관련한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가 9일 이뤄짐에 따라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의 거취 문제에 대한 결론이 조만간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선(先)진상조사론'을 앞세우면서 '시간끌기'에 나섰던 청와대도 분명한 결론을 내리지 않은 채 더 이상 버티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주된 관측이다.
'진상조사 우선'이라더니…靑 "현재로선 아무 말도 못 해"
그러나 그의 거취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일단 이날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김 내정자가 일종의 '면죄부'를 받은 대목을 두고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김 내정자의 '무혐의'는 확정됐지만 도의적 책임까지 피할 수는 없다"는 '책임론'과 "법질서 확립이라는 차원에서 잘못된 선례를 남길 수 없다"는 '유임론'을 둘러싼 청와대 내부 입장도 여전히 맞서고 있는 것.
청와대는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 이후 공식적인 언급을 자제하는 등 조심스러운 태도를 이어가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말씀드릴 수 있는 게 현재로선 아무 것도 없다"고만 밝혔다. 공식 브리핑도 없었다.
청와대 내부에서 김 내정자가 자진사퇴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고는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여전히 결론이 내려지진 않은 상태. 일각에선 "김 내정자를 사퇴시켜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다른 관계자는 "검찰의 수사결과에서도 '무혐의'로 밝혀 졌는데, 이런 식으로 물러나는 것은 그 동안 대통령이 밝힌 입장에 비춰봐도 맞지 않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날 오전 이명박 대통령이 라디오 연설을 통해 "과거 우리 역사에는 문제가 생겼을 때마다 진상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는데 책임자부터 물러나게 한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그 후에도 상황이 개선되기는 커녕 똑같은 문제들이 계속 발생하는 모습을 경험했다"면서 "철저한 원인규명을 통해 이번에야말로 그런 악순환의 고리를 반드시 끊겠다는 것이 이 문제에 관한 저의 분명한 원칙"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금명간 결론 날 듯…MB의 선택은?
김 내정자의 거취문제를 둘러싼 내부의 이견이 여전히 팽팽한 가운데 결론은 이르면 10일, 늦어도 11일 중에는 날 것으로 보인다.
문책 여론에 애써 눈감으면서 여론전을 펴 왔던 청와대로서도 검찰의 수사결과가 이미 발표된 마당에 더 이상 시간을 끌 명분이 없기 때문. 청와대 한 관계자는 "오늘 당장은 어렵겠지만, 하루 이틀 안에는 어떤 식으로든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인사권자인 이명박 대통령의 판단이 김 내정자의 거취문제를 판가름지을 관건이다. 청와대 측은 "김 내정자 문제에 대해선 그 누구도 정확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면서 "오직 이 대통령만 알고 있는 문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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