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 시각) 당선이 확정된 이후 뉴욕시 힐튼 미드 타운에 위치한 선거 본부에 모습을 드러낸 트럼프는 당선 연설에서 "모든 국민을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멕시코계 미국인들과 무슬림, 여성을 비하한 기존 발언에 대한 반감을 희석시키기 위한 메시지로 읽힌다.
그러면서 그는 당선이 확정된 이후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로부터 축하한다는 전화를 받았다며 "클린턴 전 장관이 매우 힘든 싸움을 했다. 그는 오랜 시간 동안 우리나라를 위해 많은 일을 했고, 우리는 그의 노고에 많은 빚을 졌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제 미국의 상처를 동여매야 한다. 공화당, 민주당, 어느 쪽도 지지하지 않은 사람들 모두가 하나가 돼야 한다"며 "나를 선택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다가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위대한 국가를 위해 함께 나아가야 한다"면서 본인의 선거 슬로건이었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를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우리가 함께한다면 미국의 재건이라는 과제를 이뤄낼 수 있다. 2배의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면서 "우선 공항과 병원 같은 사회 기반 시설을 재건하고 수백만 명에게 일자리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후보 시절 미국의 주요 동맹국들에게 방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며, 분담금을 증액하지 않으면 한국을 비롯해 일본, 북대서양조약기구인 나토(NATO) 등을 보호할 수 없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에 동맹국들 사이에서는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동맹 관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를 내비쳐왔다. 이를 반영한 듯 트럼프 당선인은 "우리와 잘 지내길 원하는 모든 나라들과 어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미국의 국익이 최우선이지만"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비롯해 자유무역협정 등 동맹국과의 관계에서도 미국의 국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한 셈이다.
한편 외벽 전체가 유리로 뒤덮인 뉴욕 재비츠 센터에서 승리 자축을 계획했던 힐러리 클린턴과 지지자들은 별다른 행사 없이 해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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