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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위안부 국감 결사 저지…"무얼 숨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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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새누리, 위안부 국감 결사 저지…"무얼 숨기나"

야당, 위안부 합의 관계자 국감 증인 채택 저지 성토

새누리당이 지난해 12월 28일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와 관계된 인사들의 여성가족부 국정감사 출석을 저지하면서 위안부 합의 및 후속 상황에 대한 국회 차원의 검증을 사실상 무력화시켰다.

18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의 여성가족부 및 관계기관 국정감사에서 남인순 여가위 위원장은 "외교부 장관 및 협상 관계자 화해치유재단 이사장, 일본의 10억 엔 수령을 거부한 피해자를 증인과 참고인으로 부르려 했으나 새누리당의 거부로 성사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 위원장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털끝'만큼도 사과할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지난 25년 동안 일본 정부에 대해 줄기차게 진정한 사죄와 법적 책임을 요구한 피해자들을 무시하는 처사를 보였다. 일본이 진정으로 사과할 마음이 있는지 의심스럽다"면서 지난해 위안부 합의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여가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정춘숙 의원은 "위안부 합의와 관련한 핵심 증인이 없이 국정감사를 치르게 된 것과 관련해 동료 의원 및 위원장께 너무 죄송하다"면서도 "증인과 참고인 하나도 없이 감사를 하게 된 것에 대해 새누리당은 위안부 피해자들과 국민들에게 사죄해야 한다. 역사가 오늘을 기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그동안 다섯 차례에 걸쳐 새누리당과 협의를 진행했다. 새누리당이 물러서지 않아서 저희가 최대한 양보해 화해치유재단 이사장 1명이라도 부르자고 했다. 그랬더니 마지막 협의에서 새누리당은 자신들이 원하는 증인을 모두 부르고 야당 측이 요구하는 증인만 거부하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을 했다"고 설명했다.

정의당 이정미 의원 역시 "이미 외교통일위원회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다뤘던 사안이었다는 것이 새누리당이 증인 채택을 거부한 이유였다"며 "여성가족부의 핵심 사업 중 하나가 위안부 피해자 지원 사업이다. 그런데도 외교부 국정감사의 '재탕'이라면서 증인 및 참고인을 부르지 못하다니, 여기가 외교부 '짜투리' 국감 하는 곳이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간사 윤종필 의원은 "(위안부 합의 관계자들을)증인과 참고인으로 국정감사에 출석시켜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조율 과정에서 원만하게 되지 못한 점은 유감으로 생각한다"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 할머니들의 의견"이라고 말했다.

그는 "(피해자) 한 분의 의견이 전체의 의견일 수 없고, 각자의 의견이 존중돼야 하지 않나"라며 "추후 자료를 요청하는 방식으로 할 수 있다. 진정으로 할머니들을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증인 및 참고인 채택 문제와 관련한 야당 의원들의 항의는 계속됐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은 "일본으로부터 더러운 돈 100억 원을 받아 놓고 화해와 치유라는 두 단어를 조합해서 비열한 짓을 하고 있는 김태현 위원장에게 어째서 정부 꼭두각시가 됐는지 물어보려고 했다. 김태현 이사장의 증인 채택은 끝까지 안 된다고 한 새누리당 의원들은 대체 어느 나라 국회의원인가"라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국제법적 문제에 정통한 송기호 변호사와 1200회를 넘긴 수요 시위에서 피해자 할머니들을 보좌했던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윤미향 상임대표의 참고인 출석 역시 새누리당에 의해 저지됐다"면서 "지금이라도 간사 간 협의해서 출석 의사가 있는 분들의 자진 출석을 허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화해치유재단, 뭐가 무서워서 숨기나

반면 이날 감사에서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은 야당의 일부 보좌관들이 서울 서대문에 위치한 화해치유재단 사무실에 급습해 자료를 내놓으라는 행패를 부렸다는 주장을 폈다.

새누리당 신보라 의원은 "야당의 보좌진 5명이 화해치유재단을 공무 집행 명분으로 급습했다. 화해치유재단은 비영리 민간 재단으로, 국정감사 대상 기관도 아니다. 민간 기관을 대상으로 쳐들어간 것은 국회가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일뿐만 아니라 여가위의 권위를 실추시키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의 김순례 의원 역시 "야당 보좌진들이 사전에 예고도 하지 않고 재단에 방문해서 사무실을 개방하지 않을 경우 경찰을 부르겠다고 겁박했다"면서 "(재단) 사무실에 갇혀 있는 자의 무참한 인권 파괴는 어떻게 생각하나"고 따졌다.

김 의원은 "자료가 들어오지 않는다고 이렇게 쳐들어가는 관행을 보이고 있다. 폭거와 다름없는 공격형, 돌격형의 방문은 직권 남용죄, 협박죄, 업무방해죄 등의 적용이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받았다"며 "이 사안에 대해 명명백백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 간사 신용현 의원은 "화해치유재단이 국회의원 보좌진들도 들어가지 못하는 곳인가? 왜 '셀프 감금'을 하나? 들어가서 제대로 이야기 했으면 윽박지를 일이 있었겠냐"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신 의원은 "보좌진들에 따르면 재단의 현판도 뗐고 엘리베이터, 안내 표지판 등 어디에도 재단 이름이 없었다고 한다"며 "재단 안에 여성가족부에서 파견된 서기관도 있는데 문도 열어주지 않았다. 뭐가 그렇게 숨길 것이 있어서 문전 박대를 하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그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위원회 차원에서 고발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여부까지도 검토해야 한다고 본다"면서 비공개 행보를 보이고 있는 화해치유재단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재단에서 위안부 피해자들 대부분이 일본이 준 10억 엔 수령에 찬성했다고 하는데 어떤 분들이 찬성하고 어떤 분들이 반대했는지 명단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왜 생존자는 1억 원, 사망자는 2000만 원을 주는지에 대한 근거도 없다. 오죽했으면 보좌관들이 찾아갔겠나"라고 덧붙였다.

정춘숙 의원은 화해치유재단이 민간 재단이라 국정감사 대상 기관이 아니라는 점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화해치유재단은 정부로부터 1억 5000만 원의 운영비를 지원받고 있고 여성가족부의 직원도 파견을 나가 있다. 민간 재단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정 의원은 "재단에 있는 실무자와 통화했고 문자 메시지를 통해 네 차례나 방문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여성가족부 차관에게도 전화했고 자료 요청을 했는데 아무도 응해주지 않아서 찾아간 것이다. 매우 유감스러운 상황"이라며 "사실과 다른 말을 함부로 하면 안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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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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